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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도 더 된 관악사 구관, 사생들의 불만과 관악사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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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도 더 된 관악사 구관, 사생들의 불만과 관악사의 입장

관악캠퍼스 끝자락엔 기숙사 ‘관악사’가 있다.2014년 현재 학부생 2,428명과 대학원생 2,349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전체 18개의 건물 중 구관인 921~926동과 919동, 906동은 학부생을 위한 건물이다.920동 계열은 1975년부터 1980년에 걸쳐 차례로 건축됐다.919동은 1999년에 건설됐고 2011년 학부생을 위한 건물로 바뀌었다.지방 출신 학부생 중 다수는 관악사에 입사하길 소망한다.

 관악캠퍼스 끝자락엔 기숙사 ‘관악사’가 있다. 2014년 현재 학부생 2,428명과 대학원생 2,349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전체 18개의 건물 중 구관인 921~926동과 919동, 906동은 학부생을 위한 건물이다. 920동 계열은 1975년부터 1980년에 걸쳐 차례로 건축됐다. 919동은 1999년에 건설됐고 2011년 학부생을 위한 건물로 바뀌었다.

지방 출신 학부생 중 다수는 관악사에 입사하길 소망한다. 교외의 자취방에 비해 저렴해 주거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악사가 강의실과 가까이 위치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관악사 건물 중 일부는 싼 기숙사비를 감안하더라도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건축된 지 30년이 넘은 920동 계열의 기숙사가 사생들 사이에서 주 불만 대상이다.

   

관악사 구관 사생들의 불만

 사생들이 제기하는 불만 중 하나는 방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대 학내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와 ‘관악사 게시판’에는 소음에 관한 불만을 토로한 글이 종종 올라온다. 관악사 조교 측은 방음이 되지 않는 원인으로 나무로 제작된 사생실 출입문을 꼽는다. 920동 계열은 건축될 당시 사용된 나무문을 30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나무문은 재료의 특성상 외부의 소음을 잘 막지 못한다. 일부 출입문은 밑이 들려 있어 복도의 말소리와 발을 끄는 소리가 그대로 방 안으로 들어온다. 공용화장실과 샤워실 옆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24시간 소음에 노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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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 사생들의 출입문. 문 밑에 있는 빈 틈으로 소음이 들어온다. 때로는 벌레가 출입하기도 한다. ⓒ최영권 촬영기자

 건물 전반적으로 난방이 고르게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920동 계열의 난방은 920동 ‘아고리움’의 지하에 있는 기계실에서 담당한다. 관악사 구관의 건물들은 난방 시스템 전체가 통일돼있다. 사생 개개인이 온도를 조절하지 못하며 기계실에서 각 건물의 난방을 통제한다. 기계실은 외부의 온도에 따라 온수를 920동 계열의 각 건물로 보낸다. 온수는 건물 내부를 흐르며 열을 전하고 각 방마다 설치된 방열기가 온수의 열기를 방으로 보낸다. 그런데 건물이 온수를 흘려보내는 방향에 따라 방마다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같은 건물의 사생이어도 일부 사생은 추위로, 일부 사생은 과한 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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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동 게시판의 불만사항. 개별 난방이 되지 않고 한 건물의 난방 시스템이 통일돼있기에 사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존재한다. ⓒ최서현 촬영기자

 세탁물을 건조할 곳이 부족한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920동 계열의 건물은 사생의 방이 좁아 건조대를 넣을 공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사생들 다수는 각 건물에 하나씩 존재하는 세탁실에 비치된 건조대를 이용한다. 하지만 건조대의 개수는 사생의 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세탁실 또한 좁아서 건조대를 더 놓을 공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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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동의 세탁실. 빨래 건조대가 가득 차있다. 세탁실에 건조대를 넣을 공간 또한 부족하다. ⓒ최영권 촬영기자 

구관 재건축 계획, 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1980년대에 건설된 건물의 평균 수명은 30년이다. 관악사 구관은 건축된 지 30년이 넘었다.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도 본질적으로는 건물 노후화와 공간 부족 등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기숙사 재건축은 사생의 불만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현재 서울대 본부 측과 관악사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재건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정철 관악사 행정실장은 “본부와 관악사 측은 빠른 시일 내에 구관을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본부와 관악사가 구관 재건축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은 곧 외국인 기숙사가 건축되기 때문이다. 이정철 관악사 행정실장은 “외국인 기숙사가 건축되면 사생들을 그곳에 거주시킬 것”이라며 “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외국인 기숙사를 학부생 기숙사로 사용한 뒤 구관이 재건축되면 다시 원래의 용도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기숙사가 완공되면 구관의 사생들을 외국인 기숙사로 이주시키고, 그 동안 구관 재건축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2014년도 법인회계 사업예산 요구서’에 따르면 서울대는 시설관리국 담당 하에 외국인 기숙사 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본부는 2013년 9월에 외국인 기숙사의 설계용역자를 선정했고 2013년 10월부터 서울시의 허가를 위한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정철 관악사 행정실장은 “올해 말에 서울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을 것이라 예상된다”며 “곧 건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학교 차원에서 구관 기숙사의 재건축은 공식적으로 의논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계획도 존재하지 않는다. 관악사 행정실 측은 “구관의 건물을 재건축할지,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할지 확정된 바는 없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공식 결정이 없기에 재정 지원 방식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정철 관악사 행정실장은 “관악사 예산이 적어 재건축을 위해선 외부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학교 측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잠정적인 재건축 계획은 현 사생들의 불편 해소에 도리어 걸림돌

 기숙사 재건축 계획은 몇 년 뒤 입사할 사생들에겐 긍정적인 소식이다. 하지만 잠정적인 재건축 계획은 현 사생들이 겪는 불편을 해결하는데 도리어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관악사 행정실 측은 “현재 구관에서 거주하는 사생들이 겪는 불편함을 인지하고 있지만 후에 재건축할 건물에 시설투자를 하는 것은 중복 투자에 따른 재정적 낭비를 야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소음을 막기 위해 사생실의 출입문을 철문으로 교체하자는 목소리가 조교실 내부에서 나온 적이 있었지만 재정 문제를 이유로 철회됐다. 이에 대해 관악사 조교실은 “철문으로 교체할 경우 시설에 투자하는 비용이 상승해 기숙사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고 답했다.

 관악사는 기숙사 소개글에 ‘시설 측면의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재 관악사는 잠정적인 재건축 계획과 재정 부족으로 사생의 불만을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악사의 시설 개선 노력이 소개글에만 등장하는 공염불로 그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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