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통령 선거, 진보진영의 씨름 한 판

선거, 너희들의 잔치.우리들의 잔치.바야흐로 선거의 해다.지방 선거에 국회의원 보궐선거, 12월 대선까지 한해 일정이 바쁘다.국민들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경로가 전무하다 싶은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선거는 거의 유일한 직접민주주의의 통로라 할 수 있다.

선거, 너희들의 잔치? 우리들의 잔치!

바야흐로 선거의 해다. 지방 선거에 국회의원 보궐선거, 12월 대선까지 한해 일정이 바쁘다. 국민들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경로가 전무하다 싶은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선거는 거의 유일한 직접민주주의의 통로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대통령선거는, 대통령의 권한이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현 실정으로 보아, 그것의 결과가 그대로 앞으로 5년간의 한국사회의 기본적 틀을 ┛幣構?될 것이다. 그러기에 올해는 초반부터 대선 열풍이 뜨겁다. 그런데 최근의 대선 열풍은 정작 민주주의의 본질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듯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행사라는 측면으로보다는 정권 획득의 수단으로 사고되고 있다. 각 당의 경선 주자들은 국민의 삶을 걱정하기보다는 지역주의, 인물주의와 같은 왜곡된 정치구도를 어떻게 잘 활용하여 권좌에 앉을 것인가 하는 생각에만 빠져 있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하고 그에 반하여 정치개혁의 의지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진보적 대안 정치세력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영향력 있는 대안 정치 세력 되기..관건은 진보 대 연합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진보세력이 제도 정치의 공간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진보진영에서는 독자적 정치 세력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실이 지금의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진보정당은 2000년을 전후로 출범하여 민주노총 등 민중운동 단위와 연대하면서 총선, 재보선에서 기존정당과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 왔다. 그러나 적극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의 득표율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는 지역주의, 보수주의의 만연, 언론의 외면 등 외부적 요인도 있었겠지만, 진보정당 스스로 대안 정치세력으로서 성공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올해 진보정당에게 있어서는 어떻게 이번 지방선거와 대선을 통해 지금의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극복하고 재기의 발판을 다질 것인가가 절실한 과제인 셈이다. 진보진영에서 진보 대 연합에 대한 논의가 갈수록 활발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 되지 않는 진보 세력이 각개 각진으로 전개되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보다는 진보 대 연합을 통해 제3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민노당은 지난해 9월부터 ‘재창당 추진위’를 만들어 모든 진보진영을 통합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지난 2월 민주노동당은 전국연합, 전국빈민연합, 한총련을 포함한 6개 진보단체와 단일 진보정당을 창당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이들은 양대 선거 참여를 통해 자치연대, 여성 민우회, 한국노총 등 10개 시민사회단체와도 공동으로 후보와 정책을 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양대 노총, 전국연합, 자치연대, 환경운동연합 등과 공동으로 지방선거에 1000여명의 후보를 내어 절반을 당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광역의회와 기초단체장에 진출해있는 자치연대와 지난 지방선거에서 38명을 당선시킨 환경운동연합, 양대 노총, 농민단체 등이 연대하면, 전체 지방의원 지역구의 절반에 가까운 2천여 곳에 공동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더구나 내년 광역의회 선거에서는 1인2표 비례대표제 실시가 확실시되기 때문에, 통합된 정당 형태로 공천이 이뤄진다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와 같이 진보 대 연합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제3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고, 2004년 총선에서 5명 이상의 원내진출, 2008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2012년 집권 경쟁을 이룬다는 개략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진보 대 연합의 길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청년진보당’에서 `사회당’으로 이념과 노선을 재천명하고 다양한 진보적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회당과의 통합 건 역시 남아있는 중요한 현안 중의 하나다. 사회당 역시 진보 대 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각론에 있어서는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쟁점은 사회당이 내걸고 있는 ‘반(反)조선노동당’이라는 공식 슬로건에 대한 의견 차이다. 사회당 측에서는 반조선노동당 슬로건을 민주노동당의 당론으로 확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민노당의 경우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진보세력이 연합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슬로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당과 민주노동당은 당 대표 회동 등 통합 논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쉽게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시민단체와의 연대 역시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민노당과 환경련의 ‘공동후보 체제’ 논의이다. 그러나 자치위는 “환경과 노동을 같은 이미지로 인식하는 시민들이 있을까. 공동후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다”고 말하며 공동 후보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에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는 편이다. 아직 시민운동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정치 실험, 녹색당과 푸른 정치 연합 올해 선거는 새로운 진보적 신당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올해 초에 출범한 녹색평화당(가)과 장기표씨가 중심이 된 푸른 정치 연합이 그것이다. 전세계적인 대안정당의 하나인 녹색당과 기본 이념을 같이 하는 녹색평화당은 환경운동을 중심으로 운동하던 시민운동가, 학자, 지역운동가 등이 시민 운동의 정치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그러나 녹색평화당은 환경뿐만 아니라 인권, 장애인을 비롯한 약자 및 소수자의 권익 증진, 반부패 투명성 추구, 저비용의 정치, 부정한 정치자금에 의존하지 않는 정치의 실현 등을 당의 지향으로 포괄하고 있다. 현재 지구당 창설 준비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 녹색평화당은, 지구당이 만들어지는대로 지구당과 다른 시민사회단체에서 참여하는 가운데 경선을 치러 당의 후보를 확정하고, 이들을 지방자치선거와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낼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모든 기초·광역단체장에 모두 후보를 내 5∼7곳의 광역단체장을 당선시키고 이를 토대로 대선에서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의 역량분산, 리더쉽 상실, 시기상조론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녹색당 추진위원 중 한 명은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2004년, 2008년 이후의 선거에 계속 참여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나갈 것이라며 의지를 밝히고 있다. “새 정당을 통해 지역주의 및 1인 지배 정당 체제와 부패 정치를 극복하고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이념을 구현하겠다”는 취지 아래 출범한 푸른정치연합은 김근태, 이부영과 함께 재야 트로이카로 불리던 장기표 씨(푸른정치연합 대표)의 명성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기표 씨는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푸른정치연합의 양대 정책으로 국가경쟁력 강화 서민.대중의 생활안정 등을 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창의력의 향상과 자아 실현이 가능한 ‘민주 시장주의’, 권력독점과 지역주의를 해결하는 정-부통령제, 1구 3인의 중선거구제,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선거공영제, 예산 50% 사회보장제도 편성 등을 들고 있다. 세가 많이 약한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 그는 신문명시대에 인터넷 정치를 펴면 지지도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갈수록 활발해지는 대안정당의 움직임은 정치 개혁에 장애가 되었던 제반 문제들을 재조명하고 녹색 정치, 지역주의 등 기존 정당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이슈화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노당 등 진보정당이 하나의 대안 정치 세력으로서 자리 매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진영이 우후죽순 격으로 난립하여 결과적으로 표의 분산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시민단체, 총선연대의 파고는 재현될 것인가 민노당, 녹색당 등이 선거 공간 내에서 싸운다면 선거 공간 밖에서 싸우는 이들도 있다. 시민단체 등의 선거 감시운동, 유권자 운동이 그것이다. 참여연대에서는 현재 깨끗한 경선 촉구 시민운동, 후보자 자질 평가단 운영, 정치관계법 개정 등 3대 유원자 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대선예비후보 자료조사팀’을 운영, 여야 대선후보들의 경력, 발언, 재산 각 분야 정책에 대한 입장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본격적인 경선 각축이 벌어질 2월 중순께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참여연대의 7대 집중 과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과제를 후보자들에게 제시하고 후보자들의 반응을 유권자에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경실련을 비롯한 각 시민단체의 대선 준비도 체계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0%이상이 현재의 대통령 선거 구도에 불만이 있고 60%의 국민들이 지지 정당이 없다고 한다. 언제까지 국민들은 정치 혐오와 무관심 속에서 우리의 사회를 차악에게 맡겨두어야 할 것인가. 선거의 해, 2002년은 진정 정치개혁, 사회 개혁의 원년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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