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다...
수달, 멸종의 미끄럼틀에서
당선 축하 특집

수달, 멸종의 미끄럼틀에서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한 유라시안 수달,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학교에 가는 상쾌한 아침, 자동차에 치여 죽은 수달 사체를 만나면 어떤 마음이 들까.박찬선(남악고 2) 씨는 매일 아침 로드킬을 당한 수달을 보며 마음 아파했다.박 씨는 같은 생각을 지닌 친구들과 함께 ‘포에버수달’팀을 구성해 수달이 처한 참혹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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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이미 멸종한 유라시안 수달,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

학교에 가는 상쾌한 아침, 자동차에 치여 죽은 수달 사체를 만나면 어떤 마음이 들까. 박찬선(남악고 2) 씨는 매일 아침 로드킬을 당한 수달을 보며 마음 아파했다. 박 씨는 같은 생각을 지닌 친구들과 함께 ‘포에버수달’팀을 구성해 수달이 처한 참혹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학생이니까 전문적인 활동을 해낼 여력이 없다는 사실에 망설였지만 수달이 처한 아픔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훗날 기후변화 연구자로서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박 씨, 그의 꿈은 눈앞에서 죽어가는 수달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됐다. 환경부에서는 매년 환경 보호활동에 열심인 중고등학생을 ‘생물자원보존 청소년리더’로 선정해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포에버수달’팀은 올 여름 청소년리더 4기로 선정돼 환경부 홍보대사로서 다양한 환경 관련 행사장에서 직접 제작한 소책자를 나눠주거나 플랜카드를 들고 피케팅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달 보호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포에버수달’팀의 주요 활동무대는 팀 구성원들의 학교가 있는 전남 무안이다. 영산강 하구에 위치한 무안에는 신도시 개발로 몇 년 사이에 산이 깎이고 수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박 씨는 “아직도 무안은 매일 많은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수달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다 같이 고민할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서 박 씨는 “생태통로가 마련돼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매일 길 위에서 수달이 죽어나가고 있다. 정부에서 쓸데없는 곳에 돈을 허비하느니 차라리 생태통로 하나라도 더 만들어 수달이 살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해버렸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작은 목소리들이 곳곳에 남아있기에 아직은 수달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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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해양문화축제에서 수달을 알리고 있는 포에버수달팀.

수달, 멸종의 미끄럼틀을 타다

과거 유럽인들은 모피를 얻기 위해 수달을 무분별하게 사냥했다. 과도한 수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직면하자 외국에서 수달 모피를 수입하기에 이르렀는데, 그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수달은 사냥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는 수달을 멸종위기종으로 보고했고, 현재 전 세계 수달은 국제협약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 수달은 족제비과 동물로 13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유라시안수달 한 종이 살고있다. 유라시안수달은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했고 우리나라와 중국 일부, 몽골 산악지대에 적은 개체수만 남아있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 330호로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수달은 ‘인위적인 방해가 없는’ 먹이가 풍부하고 깨끗한 해양, 강, 호수, 늪 지역에 산다. 그래서 수달은 ‘환경 지표종으로 거론’된다. 최고 포식자인 수달이 살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냥이 금지된 지금도 수달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물가에서 살아 헤엄치는 수달보다는 길가에서 로드킬을 당해 죽어있는 수달을 만나기가 더 쉬워져버렸다. 수달의 서식지에 댐 건설 같은 인위적인 방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댐은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부터 수달을 고립시켜 유전적인 교류를 불가능하게 해 개체군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일례로 전북 임실군에 있는 옥정댐은 이미 수달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한국수달보호협회 한성용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수달이 감소하는 이유로 “하천에서 이뤄지는 지나친 어업활동과 하천의 제방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그물 없는 하천이 없을 정도로 하천에서의 어업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먹이를 잡으러 나선 수달이 통발이나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는 물고기를 보고 군침을 흘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물고기를 꺼내려 손을 뻗은 수달은 그물에 걸려 결국 익사하고 만다. 물에서 먹이를 구하지만 수달은 어류가 아니라 포유류다. 아무리 수달이 수영 선수라 할 지라도 물 속에 오래 있으면 호흡곤란이나 저체온증으로 죽는다. 한 소장은 “실제로 대다수의 어부들은 자신의 그물에서 수달의 사체를 발견한 경험을 한다. 하지만 수달은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봐 발견을 해도 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달은 물 가까이에 있는 땅 위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하천에 콘크리트로 제방을 만들면 수달은 잘 곳을 빼앗기고 만다. 포근한 집을 찾아 길을 나선 수달은 처음 보는 자동차를 피하지 못하고 결국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한 소장은 “한반도가 사람의 몸 이라면 하천은 혈관이다. 자연스러운 하천을 콘크리트로 다듬으려 한다면 결국 한반도는 동맥경화에 걸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서 한 소장은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생태학적인 기술이 전혀 없는 반 환경적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강 정비 사업이 진행되면 수달의 먹이자원에 변화가 생기고 하천 주변의 땅은 콘크리트로 덮여 수달이 보금자리를 잃게 된다. 한 소장은 “일본에서는 1950년대에 생태 조사 없이 하천 정비 사업을 하는 바람에 수달이 멸종했다. 심지어 바닷가까지 제방화 했는데 한참 후에야 공사 때문에 수달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뒤늦게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수달을 보호하려고 발버둥쳤지만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적은 개체만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소용 없었다”며 “정말 강을 살리려 한다면 강에 사는 생물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어야 한다. 생태학적 기술이 없는 강 정비 사업은 큰 수로를 만드는 일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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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달보호협회에서는 수달을 구조해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수달쉼터, 한국수달보호협회

수달 연구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지각생이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학술적으로 수달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들어 국내 유일의 수달 관련 국가기관인 한국수달보호협회가 생겼다. 강원도 화천에 자리잡은 한국수달보호협회는 폐교를 리모델링해 연구동과 수달보호시설을 만들었고 2011년까지 환경부와 강원도청, 화천군의 지원을 받아 6만평 규모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한국수달보호협회의 주요 업무는 수달을 살려내는 일이다. 수달 구조 작업은 여름철에 가장 많이 이뤄진다. 장마철이 되면 어미를 잃은 새끼 수달들이 많기 발견되기 때문이다. 한성용 소장은 “장마철은 수달이 새끼일 시절과 맞물린다. 수달은 포유동물이기 때문에 새끼 시절 4~5개월 동안은 어미의 보살핌과 교육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어미를 잃는다면 새끼는 죽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일반인이 수달을 구조해 동물병원에서 데려다 준 경우에는 수달을 데리러 가거나 치료 방법을 알려준다. 대부분의 수의사들에게 수달은 낯선 동물이라서 잘못된 응급처치로 수달이 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방법을 알려주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한 소장은 “수달이 물에 사는 동물이라고 생각해 물통에 억지로 수달을 넣어두었다가 저체온증으로 죽는 경우도 있었다. 구조된 수달에게 적절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수달의 기초체온 등 수달과 관련된 기초 지식을 제공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구조된 수달은 다 나으면 방생하는게 원칙이다. 그러나 너무 어릴 적에 구조된 새끼나 심하게 다쳐 야생으로 방생할 수 없는 수달은 부득이하게 협회에서 보호한다. 수달보호협회에는 구조된 수달들의 보금자리인 ‘수달 쉼터’가 마련돼있다. 수달 쉼터에는 5마리의 수달이 있는데 3마리는 새끼 때 구조돼서 야생화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2마리는 올 여름 구조된 새끼다. 한 소장은 “어미로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한 새끼는 자립이 불가능하다. 큰 수술을 받아 사람 손을 많이 탄 수달도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수달들은 교육에 활용된다”고 말했다. 수달 쉼터는 독일 수달협회와 협력해 디자인했는데 200평의 대지에 3개의 연못과 털 고르기를 하는 곳, 잠을 잘 곳 등 수달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연못 주변은 수달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동물침입방지용 전기펜스가 둘러져 있고 24시간 수달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카메라가 설치돼있다. 교육을 위해 일반인에게 개방할 때 최대한 인간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서 관찰전망대를 만들어 방문객들이 먼 거리에서 수달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수달의 구조나 보호 뿐 아니라 수달을 알리는 일도 협회의 일 중 하나다. 소책자를 제작하거나 언론을 통해 수달을 홍보하는데 특히 수달의 이미지 뿐 아니라 생태계서 수달이 차지하는 위치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각종 기업이나 기관에서 수달을 보호하는 일에 참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국가지정기관이기 때문에 전국에 11개의 지회를 두고 그물이나 통발을 제거하는 작업을 통해 수달의 서식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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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시작, 우리 수달 지키기

매일 아침 등굣길에 만나는 수달의 사체 앞에서 이 소중한 생명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한 박찬선 씨, 올 여름 인천에 있는 국립생물자원관에 다녀온 후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박 씨는 “국립생물자원관 같이 환경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우리 지역에도 설립됐으면 한다. 수달의 어려움을 알고 함께 지켜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달을 포함해 보호가 필요한 동식물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에 한성용 소장도 동의를 표했다. 한 소장은 “심지어 수의사조차도 수달을 모른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일반인들을 교육하는 것 뿐 아니라 수의사같은 동물 전문가들에게도 야생동물 특강을 하는 등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달이 살아남으려면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한 소장은 “하천에 제방을 만들 때는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대체 습지나 대체 서식지 없이 무분별하게 정비 사업을 진행한다면 우리나라 수달은 일본처럼 멸종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서 한 소장은 “덴마크에서는 통발 입구에 십자형의 철을 추가로 부착해 수달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 예산을 투입해 어부들에게 통발을 개조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휴대폰 보조금도 정부에서 지급하는데 철 쪼가리 더 붙일 예산은 없다고 핑계를 대지는 못할 것”이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효율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수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007년에는 국제수달총회가 한국 강원도 화천에서 열렸다. 국제자연보존연맹 소속의 36개국 수달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로 한국에서도 수달 연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좋은 자리가 됐다. 특히 조총련 학자가 참석한 덕분에 좀처럼 학술교류를 하지 않는 북한의 수달 연구현황을 알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 아직 국내 수달연구는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개체 조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환경부에서는 올해에 들어서야 비로소 국가차원의 전국수달조사 10개년 계획을 시작했다. 2005년에 개소한 한국수달연구센터는 국내 유일의 수달 전문 연구기관이다. 한국수달연구센터는 독일 수달협회와 협정을 체결하고 정기적으로 양국의 센터를 방문해 학술교류를 하고 있으며 추후 독일에 교환연구원을 파견해 한국 수달 연구의 수준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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