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이 가져온 이야기

여성부 정봉협 권익증진국장은 지난 3월 23일 브리핑을 통해 성매매방지법 시행 6개월을 평가하며 성매매 관련 통계를 제시했다.여성부에 의하면 법의 시행 이후 성매매집결지는 36.2%가 감소했고, 집결지 종사자 여성의 수도 50.9% 줄어들었다.그러나 성매매특별법의 시행으로 한창 타겟이 되고 있는 성매매집결지보다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 업소의 수가 훨씬 많다.

여성부 정봉협 권익증진국장은 지난 3월 23일 브리핑을 통해 성매매방지법 시행 6개월을 평가하며 성매매 관련 통계를 제시했다. 여성부에 의하면 법의 시행 이후 성매매집결지는 36.2%가 감소했고, 집결지 종사자 여성의 수도 50.9% 줄어들었다. 그러나 성매매특별법의 시행으로 한창 타겟이 되고 있는 성매매집결지보다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 업소의 수가 훨씬 많다. 그리고 집결지를 떠난 여성들이 이러한 형태의 성매매 업소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국정 브리핑이 있은 지 3일만에 미아리 일대 성매매집결지에서 화재사건이 발생해 5명의 성매매여성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복잡한 성매매 현실의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때, 성과위주의 형식적인 단속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성매매 여성 인권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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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서울 화곡동 성매매집결지에서 한 성매매 업소의 화재사건으로 성매매여성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이같은 성매매집결지의 화재 사건은 2000년, 2002년 두차례 군산에도 일어난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6개월만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화재사건이 있기 전 정신지체 3급 판정을 받은 성매매 여성이 세차례에 걸쳐, 감금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점이다. 신고를 접수한 종암경찰서는 업주와 함께 온 성매매여성들로부터 간단한 진술을 받는 것에 그쳤다. 성매매특별법은 이전의 윤락행위등방지법과 달리 성매매여성을 범법자로 놓지않고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데 그 취지가 있다. 종암경찰서는 또한 감금 상황에 대한 신고 접수 이후 어떠한 조사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감금상황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하던 종암경찰서는 화재 건물이 언론에 보도되고 사실상 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뒤늦게서야 태도를 바꾸고, 서울경찰청은 감금사실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여성학자 원미혜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감금이 있었다는 사실을 면밀히 조사해야하며, 감금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성매매특별법에서 말하고 있는 엄연한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로 업주에게 강한 형사처벌을 내려야한다”며 “물리적 감금의 확인도 중요하지만, 성매매 여성이 문화적, 사회적으로 분리되어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나오는 것조차 힘겨워 하는 상황에 대해 감금이라는 언어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성매매여성과 여성계는 대립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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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집결지 화재사건이 있은지 이틀후인 3월 29일 본지는 화재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화재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각종 포스터가 붙어있는 천막과 천막을 지키는 성매매여성들이 있었다. ‘성매매특별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성계가 성매매여성 다 죽인다’ 등의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여성계가 화재건물의 ‘감금’을 이슈화 하는 것에 강한 반발을 표하는 포스터였다. 천막을 지키는 성매매여성과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살기 위해서 이러는 것 뿐예요”라는 말 이외에는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이러한 모습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성매매여성들이 생존권 보장을 위해 집회를 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그 당시, 남성중심적인 언론은 이 문제를 여성계와 성매매여성간의 대립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집회에 나왔던 성매매여성들의 원망을 산 여성단체가 여성계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언론보도를 통해 나타난 것처럼, 집회의 성매매여성들은 각자 자신의 입장만을 대변할 뿐이다. 또한 모든 성매매여성이 여성단체를 불신하는 것은 아니다. 원미혜 여성학자는 “실제로 성매매특별법을 제정하고 시행함에 있어서 여성단체의 공이 컸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은 성매매 피해여성, 탈성매매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그럼에도 여성단체는 피해를 입은 성매매 여성, 탈성매매를 원하는 여성만을 보려하고 생존권을 외치는 성매매 여성의 목소리는 얼마간 외면해온 것이 사실이다”며 여성단체는 긴 호흡으로 성매매 여성의 다양한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매매여성의 생존권 어떻게 보아야 하나 성매매여성들의 생존권주장은 남성중심적 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세력에 의해 곧바로 성매매의 합법화로 등식화 되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성매매여성을 착취하는 구조가 명확한 상태에서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것은 남성중심적인 사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합법화에 반대하는 것은 다시 성매매 근절주의로 등식화되었다. 그러나 성매매라는 복작한 현실을 합법화와 근절주의라는 이분체계로 담아낼 수 있을까? 적어도 성매매여성의 목소리가 남성중심적 자유주의 세력에 이용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존의 여성단체의 태도는 생존권의 목소리를 업주들과 결탁한 순수하지 못한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을 위해 활발한 자활지원을 벌여오고 있는 다시함께센터는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한터전국연합을 성매매 업주들의 모임으로 규정짓고 성매매여성들이 외치는 생존권은 업주들의 불법적 이익권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성매매 여성과 업주들간의 결탁관계는 사실이다. 모 주간지에서 마련한 대담자리에서 한터의 대표를 맡은 성매매여성은 “우리들이 업주와 결탁되어 있고 업주들의 지원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하며 “우리의 입장은 성매매를 통해 살아야겠다는 것이고 업주들도 성매매가 당장 폐지되면 망한다는 입장이다. 그것을 이용해 어떤 면에선 우리가 오히려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지, 업주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결탁관계라는 사실에만 관심이 집중돼 힘들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성매매여성의 목소리와 결탁보다 중요한 결탁관계의 맥락과 조건은 감춰지고 있다. 쉼터에 대한 적극적 고민이 필요 현재 성매매 업종에 종사중인 여성들이 현행법에 갖는 불만중의 하나는 탈성매매 여성을 위한 자활 프로그램의 부실함과 40여만원 가량의 한달 생활비의 부족함이다. 얼마전 언론을 통해 쉼터에 있는 탈성매매 여성이 그곳의 재활프로그램에 만족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다는 인터뷰가 보도됐다. 또한 언론에 의해 소개되는 재활프로그램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생존권을 요구하던 성매매 여성은 여성주의 언론「언니네」와의 인터뷰를 통해 “쉼터에 갔던 친구들도 다시 성매매 업소를 돌아오는 현실이다.”며 “공개해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우리도 마음껏 알 수 있게 해야 되는데 매일 언론을 통해 식상한 꽂꽂이등의 프로그램만 소개받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도 문제지만, 실질적으로 프로그램에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양현아 법대 교수는 “탈성매매 여성이 ‘자신’이라는 정체성을 다시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의 확립, 직업교육, 문화가 필요한데 지금은 그러한 계획조차 부재하며 인력과 경제적 지원 또한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도적 미비와 성매매여성의 현실적인 요구를 반영하려하는 노력도 부재하다. 성매매여성이 생활의 여부를 선택해야할 쉼터에 대해 제대로 된 홍보조차 듣기 힘들기 때문이다. 성매매여성의 다양한 목소리를 마주하기 앞의 재활센터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음지에서 비가시화 되었던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가 드러나고 영향력을 갖기란 쉽지 않다. 성매매특별법은 어찌됐든 그러한 성매매여성이 한데로 모여 자신들의 생존권을 이야기하고 업주들과의 관계에서 협상력이 높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단체는 이들의 목소리를 업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목소리로만 받아들여 진지하게 대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또한 여성단체는 업주와의 관계를 끊은 성매매여성만을 지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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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원미혜 여성학자는 “성매매 문제와 여성주의가 만날 때 필요한 것은 원칙과 이론의 적용이 아니라, 여성이 처한 다양한 조건과 맥락을 돌보고 선택의 조건들을 마련하는 사회적 역할이다”며, “성매매 여성들이 업주와의 관계를 천천히 끊고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피해자로 나서지 않는 여성과도 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가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주 불이 나는 집결지에서 일차적으로 시급한 것은 ‘소화기’일텐데 여성주의자들은 그 현실과 만나려 하지 않고 성매매의 근절이라는 원칙에만 매달린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성단체가 소화기라는 현실에 좀 더 다가가려 노력한다면 지금 당장 성매매의 구조로부터 여성이 벗어나지는 못하더라도 죽음과 같은 현장에서의 고통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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