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가 올해 2월 16일 발효되었다.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여 2012년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1990년대비 5.2%정도 감축하는 이 협약은, 아직 우리나라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상황이 선진국/개발도상국으로 판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 각지로부터 이 교토의정서의 무임승차자(free rider)로 비판받고 있는 현재 실정을 볼 때, 우리나라도 머지 않아 교토의정서의 참가국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꼭 교토의정서의 이슈때문이 아니라도, 현재 우리나라가 닥치고 있는 에너지,환경문제는 상당한 수준이며, 정부도 이를 깨닫고 소극적이나마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민간에서는 어느정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에너지절약과 에너지효율화를 위하여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을까. 이런 의문점에서 민간 에너지절약NGO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활발한 ‘에너지시민연대’를 만나보았다. 에너지시민연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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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시민연대(이하 연대)는 전국의 270여개의 환경,여성,소비자단체들이 모여 2000년 출범한 ‘연대기구’이다. 이 단체의 목표는 지구온난화방지이다. 이것을 국가정책의 일환으로서 맡기는 것에 머무르지 말고 민간의 수준에서 좀더 노력해보자는 것이 이 단체의 결성 취지이다. 구체적인 활동 라인으로는 에너지효율화, 신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 보급사업 등등이 있다. 전국광역시도별로 지부가 존재하는, 매우 활동이 광범한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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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사무처장인 김태호씨는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근무하였다. 2000년 당시 한국에 연대가 결성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파견되었는데, 결국 이곳에 ‘눌러앉게’된, 연대와 고락을 함께 한 사람이다. 김태호 사무처장은 “우리 에너지 시민연대는 지금까지 에너지문제를 ‘환경문제’로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데 노력을 다해 왔다. 정부가 거시적인 정책의 측면에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반면 우리는 일단 미시적인 ‘실천’의 차원에서 환경문제를 바라본다.”고 말했다. 민간차원에서의 활발한 절약운동과 그로인한 에너지절약 담론의 공론화를 통하여 에너지-환경과의 연결고리를 시민들에게 형성시키는 단체가 이 연대인 것이다. ‘에너지기본법’의 필요성 연대는 출범부터 꾸준히 자신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 중 하나가 지방자치단체에 에너지 조례를 제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이었다. 민간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에너지절약이 체계적으로 요구되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 사회에는 그런 것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각 지방에 지역에너지위원회를 설립하고 시민운동을 활성화시켜, 지자체와 위원회, 시민들간의 상호 피드백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로 7개 광역시에 에너지 관련 조례가 제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대는 ‘에너지 기본법 제정운동’에 착수한다. 김태호 사무처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260개의 에너지 관련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법들이 상호관련성을 가지지 못하고 따로놀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지향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를 해결하고자 각 법률간 준거/지향점을 설정,통합하여 2002년 에너지기본법을 만들었고, 2003년 국회에 발의하였다. 그러나 연대의 발언권 약세로 그 법안은 폐기되고 말았다. 실패를 거울삼아 연대는 다시 작업에 착수, 이번에는 법안 제작 과정에서 정부와 사전 교류를 가지고 행정부,시민단체,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설치를 골자로 하는 새 기본법을 만들어 2005년초에 다시 상정하였다. 그러나 에너지사용에 복잡한 규율을 가하기를 원치 않았던 산업자원부의 반대로 이 법안은 난항을 겪게 되었고, 결국 산업자원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쪽으로 정부의 방침이 변하였다. 결국 이 법안에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연대는 스스로 법안을 계류하고 말았다고 한다. 김태호씨는 산업자원부의 성장위주의 행동방침을 개탄하면서, “산업자원부를 산업부, 자원부로 나누던가 산자부 성격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자원이 산업에 종속되어있는 현 상황에서 에너지와 환경정책에 관한 올바른 논의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연대는 이 기본법을 이번 4월에 다시 발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에너지절약 100만가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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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가 하고있는 활동 중 가장 대표적인 것중에 하나가 ‘에너지절약 100만가구운동’이다. 왜 하필 100만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태호씨는 “현재 우리나의 가구는 1500만인데, 그중 10%정도인 100만가구가 에너지를 절약하면, 이는 여론주도층으로 훌륭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향후 5-6년동안 계속될 이 운동은 자원 가구들을 모집해서 온라인 상태에서 에너지절약 교육을 실시하고, 각 가구의 전력량 절약 정도를 측정해서 충실히 이행한 가구들에게는 절약형 제품들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쓰던 것들을 계속 쓰는 경향이 있고, 또한 에너지 절약형 제품들이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에너지절약제품 홍보가 이뤄지면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시민연대의 주장이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측면홍보가 이뤄지고, 각 가구들은 에너지를 절약하게 되는 연결고리를 연대가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방향으로 많은 사람들의 실천을 유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기술적 변천이나 사회적 맥락으로 인해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순 있어도 그것이 개개인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전환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대는 바로 이 ‘사회적 합의’와 ‘개인의 실천’의 연결고리를 자신들이 놓았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에너지절약의 차원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사회적 형평성, 평화의 문제에까지 확대된다. 각 가구들은 자신들이 절약한 만큼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발적으로 에너지 시민연대에 기부한다. 이 기부금을 가지고 연대는 자체적으로 재생산 가능한 에너지를 연구 개발한다. 이것을 한국전력에 판매하여 얻은 수익을 가지고 저소득층에게 에너지사용비로 지원하고, 북한의 에너지건설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들이 만들 100%의 세상 이러한 방대한 사업을 하는데에는 필연적으로 자금의 한계가 따른다. 시민들의 지원이나 지자체의 지원으로는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현물지원이나 후원등등 여러 운동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나 시민단체로서 많은 무리가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김태호씨는 “올해는 20억정도의 자금을 모아볼 계획이다. 항상 자금난에 고생했지만 지금까지 잘 해내왔고, 앞으로도 할 수 있을것”이라고 자신감있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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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는 광범한 규모를 가지고 있으나 엄연한 ‘연대기구’이다. 상하 위계질서가 확립되어있는 체제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장점 또한 있으나 의사결정, 수렴과정에서 힘든 부분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규모에 비해 인력이 적어 다양한 사업 진행에 난감한 부분도 많다. 그러나 연대의 앞날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연대가 처음 출범한 2000년대에는 에너지문제는 단순한 ‘절약’의 문제-외화절약, 부존자원 절약등의 이슈와 관련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당시의 에너지절약운동은 단순켐페인이나 모니터링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대 출범과 활발한 활동으로 현재는 에너지-환경-인간과의 연결관계가 사회에 확고히 인식되었고, 이것이 개인의 실천으로 연결되는 일만 남았다. 김태호씨는 “현재까지의 우리의 성취도는 10%이다. 뼈대를 만드는데 5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6년후 정도에는 100%가 되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한다. 그들이 만들 100%의 세상은 과연 어떤 것일지 즐겁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