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저항이자 연대” 이태원 참사 3주기 유가족 간담회 열려

11월 5일 오후 7시, ‘서울대학교 이태원 참사 3주기 유가족 간담회(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10월 28일 개최된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제 ‘기억은 영영’에 이어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 주관으로 7개 단체가 공동주최했다.

사진설명 시작. 하얀 보드판 위에 보라색 글씨로
▲유가족 간담회 현장에 놓인 '기억은 영영' 추모제 쪽지 게시판

행사엔 이태원 참사 희생자 故신애진 씨의 아버지 신정섭 씨와 어머니 김남희 씨가 자리했다. 참사 당일부터 3년의 시간을 되짚으며 시작한 유가족 간담회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사전질의, 청중 질의 순으로 진행됐다.

사전질의에선 ▲‘신애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진상규명을 위한 지난 3년간의 노력과 기억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 세 분류로 8개가량의 질문이 던져졌다. 각각의 질문에 답하면서 신정섭 씨와 김남희 씨는 기억과 생각을 담담히 나눴다. 일례로 부의금과 고인이 생전 저금한 돈을 모아 만들어진 ‘신애진 장학금’의 경위에 관한 질문에 신 씨와 김 씨는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다가 버킷리스트에 ‘모교에 장학금 기부하기’가 있는 것을 봤다”며 “기일이 돌아오면서 애진이의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고 답했다. 연대에 힘을 보태는 방법에 대한 질문엔 “누군가 참사에 대해 일방적인 틀을 씌우려고 할 때 그것을 깨는 한 마디가 연대”라 답했다. “놀러갔다 죽었으니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들릴 때,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는 행위도 연대라는 것이다.

사진설명 시작. 네 명의 사람이 책상을 앞에 두고 의자에 앉아 있다. 좌측부터 여성 두 명과 남성 두 명이다. 사진 설명 끝.

이어진 청중 질의에선 많은 참가자가 감사 인사를 비롯한 질문을 남겼다. “또 다른 사회적 참사를 자기 일처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신정섭 씨는 “공감과 동질감”이라 답했다. “살고싶지 않았을 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손 내밀어줬다”며 “그 공감으로부터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 질문자는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으로, 어떻게 해야 연대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을지 물었다. 신정섭 씨와 김남희 씨는 질문자에게 “그날의 젊은이들은, 당신은 아무 죄가 없는 사람”이라고 확언하며 “기억해준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저항이자 연대”라고 답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편하게, 오래도록 입에 오르내리게 하는 ‘기억’이란 행위 자체가 연대”라는 답과 함께 유가족 간담회는 마무리됐다.

사진 설명 시작. 수많은 사람들이 오른손을 주먹 쥔 채 팔꿈치 부분을 접어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설명 끝.

단체사진 촬영을 마치고, 신정섭 씨와 김남희 씨는 “기억된다면 그 사람은 살아있는 것과 같다”는 말을 남겼다. 추모제 이름으로 쓰인 ‘기억은 영영’이라는 문구처럼, 이태원 참사를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하고 말하는 것으로 연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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