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학내 노동 동향에서는 각 단위에서 주목하고 있는 사안과 그간 진행한 활동의 현황을 물었습니다. 취지를 고려해 재구성한 답변을 소개합니다.

대학원생노조 서울대분회

사무장 권용석(협동과정 비교문화전공 석사과정)

4월 학내 대학원생을 비롯한 조교 처우 개선을 위해 활동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간 어떤 활동을 해왔나.

올해 8월 공학관에서 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일어났다. 이에 관해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아쉽게도 조교 처우 개선에 관해선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했다. 각종 연구사업이나 프로그램, 기숙사 등에서 운영하는 조교 제도를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와 2026년 상반기쯤 대학원생 조교의 고용 형태와 운영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다면 공유해달라.

대학과 학계에서 대학원생 처우가 인권 문제로 떠오른 지도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최근 전남대에서 대학원생이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해결은 여전히 요원한 형편이다. 오늘날 대학원생은 학생도 아니고, 연구노동자도 아닌 모순적인 처지에 놓여있다. 연구원과 조교 등 명백히 ‘노동’하는 대학원생의 노동자성을 확립해야 한다.

한편, 대학원생을 이런 상황에 처하게 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인문사회계열 홀대. 이공계열에 만연한 대학원생 착취, 연구생산물에 대한 권리를 일부 학술기업이 독점하는 지식 공공성 문제, 학문후속세대 육성 대책 부재 등을 지적하고, 바로잡고자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해달라.

많은 대학원생이 조교나 연구원 등 일정한 직책을 갖고 구체적인 연구 노동에 종사해야만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줄 아는 것 같다. 대학원생노조는 대학원 진학 예정자부터 졸업자까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단순한 개별 사안 해결과 대학원생 처우 개선 외에도, 학계와 정부, 사회 전체를 향해 제도와 의식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주요 활동이다.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비서공)

공동학생대표 윤단영(자유전공 23)

9월 15일 오픈세미나 ‘내년이면 학생식당 하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를 열었다.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했나.

1부와 2부로 나눠 오픈세미나를 진행했다. 1부에선 한국사회와 서울대 내 비정규 불안정 노동강도는 현상 유지에 그친다. 생협 전체 노동 역사를 톺아보고, 2부에선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이 처한 구조적 문제와 현재 생협 식당의 노동환경 및 인력난에 관해 논의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생협을 직영화하자는 요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지금 생협에 닥친 위기가 급박하다고 인식한 만큼 2부에 초점을 맞췄다.

세미나 이후 생협의 현황에 관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평소 노동 의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생은 생협의 운영구조는 물론이고 생협이 학내 식당과 카페를 운영한다는 사실도 잘 모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학교와 생협의 관계가 사실상 사내하청*과 다르지 않은 구조이며, 생협 측에 일방적인 희생이 강요된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영난으로 학생식당 운영이 축소되는 문제가 학생복지와 연결된다는 점도 거론됐다. 특히, 채식 뷔페를 운영하던 감골식당의 폐쇄는 식이소수자의 권리와 교차한다는 점이 언급됐다.

*사내하청: 기업이 자기 사업장 안의 업무를 하청업체에 맡기고, 그 하청업체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원청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는 형태

오픈세미나 이후, 생협 사측은 〈대학신문>을 통해 ‘퇴직 인원에 대비해 6명을 충원했고, 11월 말까지 추가 충원을 완료할 것’이라며, ‘생협은 ‘소비자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돼 서울대와 동등한 법인격이므로 사내하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우리가 제기한 문제는 생협과 서울대 간 관계가 불평등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생협이 법적으로 사내하청이 아니라는 반박은 문제의 본질을 비껴간다. 사측에서 충원됐다고 밝힌 6명은 14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 사측의 주장대로 14명이 모두 충원되더라도 인력이 100명 미만으로 줄어든 현 상황 자체가 근본적 문제다. 그중 26명은 단시간 계약직이고, 전일제 노동자는 70명에 불과하다. 지속가능한 학생복지를 위해선 전체 인력을 지금의 1.5배 규모로 늘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인 162명 정도로 되돌려야 한다.

9월 30일엔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발전공로상 박탈을 촉구하는 연서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당시 상황과 이후 활동 계획을 소개해달라.

기자회견 당일, 학내 노조 중에선 민주일반노조 서울대시설지회와 공공운수노조 대학원생지부 서울대분회가 함께했다. 강수연 대학원생노조 서울대분회장과 김지우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운영위원장이 각각 대학원생과 학부생 연명자를 대표해 발언했다. 대학노조 서울대지부와 민주일반노조 서울대기계·전기지회는 임금·단체협약 및 업무 일정이 겹쳐 현장엔 불참했으나, 마음으로 함께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

기자회견 직후 서명운동 결과를 총장과 학생처, 발전공로상 소관 부서인 대외협력팀에 전달했다. 추석 연휴가 길게 이어진 탓에 본부의 반응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추후 본부가 응답할진 아직 가닥을 잡을 수 없어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본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다음 활동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그 외에도 진행한 활동이나, 현재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 있나. 학생들의 관심이 특히 필요한 사안은 무엇인가.

이번 학기에도 '호호체육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단체 문화연대'가 주최하고, 비서공이 주관한다. 호호체육관은 스포츠권을 통한 대학 청소노동자와의 일상연대 사업이다. 9월 24일에 개강했고, 연휴 이후인 10월 22일 수요일부터 수업이 재개된다.

927 기후정의행진에 청년학생 참가단으로 참여해 오픈마이크와 행진에 함께했다. 오픈마이크 발언문엔 다음과 같은 서울대 내 기후정의 현황 관련 내용이 담겼다. 최근 복도 냉방기가 있는 건물에서, 여름 아침에도 가동할 수 있도록 학교 방침이 변경됐다. 이는 현장에서 혹서기에 노동하는 노동자들의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기후정의 맥락과 일치한다. 올해 초부터 현장에서 여름철 아침 더위로 청소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를 많이 들어왔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이었다. 학교 측에서 먼저 정책을 바꾼 점은 긍정적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외에는 10월 28일 서울대 국정감사가 예정된 만큼,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해달라.

비서공 문집 〈물까치〉 창간호가 발행됐다. 활동회원이 학외 투쟁사업장에 결합한 수기, 전임 학생대표가 관악캠퍼스 학내 활동을 돌아보는 회고담,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달려간 서울대 노동자 인터뷰까지, ‘계기’라는 주제 아래 여러 글이 실렸다. 학생운동의 계기를 고민해 온 〈서울대저널〉 독자들이 읽는다면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상술한 문집과 오픈세미나 발제문 및 참여자 논의 내용, 기자회견 발언문, 기후정의행진 오픈마이크 발언문 등은 모두 비서공 홈페이지(https:// biseogong.blogspo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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