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안심주택 보증금 반환 대책 발표…세입자 “허점투성이” 비판

사진 설명 시작. 녹색빛 유리로 된 서울시청 벽면을 배경으로 청년과 시민 수십 명이 줄지어 서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있다. 현수막에는 “잠실 센트럴파크 전세사기 사태 해결 촉구”와 “아직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으며, 참가자들은 피해구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설명 끝

청년안심주택 세입자들이 서울시의 보증금 반환 대책이 허점투성이라며 반발했다.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 비상대책위원회(비상대책위원회)’는 8월 22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질적인 보증금 반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청년 주거정책이다. 서울시는 민간사업자에게 규제 완화 등 혜택을 주는 대신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무주택 청년에게 공급해 왔다. 그러나 서울시의 부실한 관리로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청년안심주택 ‘잠실센트럴파크’ 세입자들은 2월 강제 경매가 개시된 이후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8월 20일 뒤늦게 대책을 발표했다. 선순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먼저 지급하고, 후순위 임차인에게는 해당 주택을 매입해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세입자들은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이 불완전하다고 지적했다. 세입자 A씨는 “선순위라도 보증금 반환 시점이 불투명하고, 후순위는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보호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입자 B씨는 “오랫동안 준비한 해외 이직 계획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무산될 위기”라며, “예정된 시기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확실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진 설명 시작.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발언문을 읽고 있다. 그 옆에 선 참가자들은 “세입자 잘못 아니다, 피해구제 시행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설명 끝

서울시의 무책임한 태도도 문제가 됐다. 세입자 C씨는 “사업자의 재무 건전성이나 지속 가능성에 해 사전에 전혀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를 따져 물으니 법령상 그럴 의무도 권한도 없다며 서울시가 책임을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장에게 면담요청서를 제출했지만, 면담은커녕 공식 사과조차 없었다”고 서울시를 규탄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청년안심주택 ‘코브’의 세입자 D씨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D씨는 “자격 검증도 없이 민간사업자에 사업을 맡긴 졸속 행정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며 “지금이 문제 해결이 가능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송파구의회 박종현 의원은 “부실한 사업자 선정과 지속 불가능한 정책 설계로 청년에게 피해가 전가”됐다며 “정치적 성과만 노린 무책임한 행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서울시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빈곤사회연대 이원호 집행위원장은 “3년 전 전세사기가 확산될 땐 분노하며 적극적 대응을 약속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금 이 일에 대해선 책임을 피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청년안심주택 문제해결의 출발점은 서울시장의 공식적인 사과”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설명 시작.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어 올리고 있다. 한 사람은 “정책사업 전세사기? 주거불안 핑계로 한 민간개발 규탄한다”, 다른 사람은 “늑장대응 화가 난다! 피해구제 지금 당장 시행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설명 끝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사과 ▲선·후순위 구분 없는 보증금 반환 대책 마련 ▲강제경매 중단 및 10년 거주기간 보장 ▲서울시와 세입자 간 정기 간담회 ▲청년안심주택 정책 재검토와 재발 방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시민 1,045명이 연명한 탄원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세입자들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하는 기자회견문 전문.

아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늑장대응, 깡통대책 서울시를 규탄한다

저희는 청년안심주택 “잠실센트럴파크”에 거주 중인 임차인들입니다. 지난 6월 27일 기자회견 이후, 우리는 다시 서울시청 앞에 섰습니다. 서울시의 정책 사업인 ‘청년안심주택’에서 강제 경매가 집행된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그 경매의 그림자에 갇혀 있습니다.

이직, 결혼, 출산, 해외 연수, 창업 등 다양한 이유로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임에도, 우리는 불안정한 이 집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청년의 삶은 유연해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안심’이라는 이름 아래 불안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수많은 관계자들을 만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임대인, 대주단, 서울시와 송파구 관계자, 언론사 기자, 국회의원, 시·구의원 등 여러 인사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나 서울시는 책임을 회피해왔고, 주요 언론의 집중 보도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이후에야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틀 전 8월 20일에 서울시가 진행했던 ‘청년안심주택 임차인 대책 방안’ 브리핑을 언뜻 보면 임차인들을 구제하기 위한 전향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허점투성이입니다. 늑장 대응으로 만들어진 대책이 깡통이라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순위 임차인의 경우, 서울시 보증금으로 우선 지급하고 경매를 통해 회수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임차인들은 언제 퇴거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서울시는 지금 당장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대책을 개시해야합니다. 또한 후순위 임차인의 경우,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아야 주택 매입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만약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보증금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습니까? 전세사기특별법에 기대는 대책을 서울시의 특별한 대책으로 여길 수 있겠습니까? 후순위 세입자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안심주택에서의 보증금 미반환 피해는 세입자들의 책임이 아닙니다. 이사를 들어온 시기에 따라서 대책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선순위, 후순위, 전세사기피해자 인정 여부에 관계 없이 모두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책임을 지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결국 이번 대책 발표 또한 청년안심주택 세입자들에게 안심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오늘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합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년안심주택’ 정책 실패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 서울시는 모든 임차인의 보증금의 반환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 서울시는 강제경매를 그냥 두지 말고, 기존과 동일한 10년 거주 기간 보장과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 서울시는 본 사태 해결을 위해 세입자들과 정기적인 간담회를 개최하라!

• 서울시는 ‘청년안심주택’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공공성 강화 및 주거권 보장을 위한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오늘 기자회견에는 잠실센트럴파크 세입자만 외롭게 서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청년안심주택에서, 사회주택에서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는 세입자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감과 분노로 연대하는 시민들과 세입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탄원에 연명으로 연대해준 1,045명의 시민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 비상대책위원회는 연대의 힘으로 주거권을 보장받을 때까지, 그리고 서울시의 주거정책이 올바르게 바뀔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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