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중 하루 평균 9천 명이 서울대학교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인근 지하철역과 거리가 멀고 캠퍼스 부지도 넓은 서울대에서 셔틀버스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관악캠퍼스 정문까지의 거리는 약 1.9km고, 관악캠퍼스 부지는 약 120만 평에 이른다. 그런 서울대에서 셔틀버스가 본격적으로 외주화되기 시작한 지 8년이 지났다. 셔틀버스 운행의 현주소를 짚으며 우리가 마주한 과제를 살펴봤다.
셔틀버스 노선 10개 중 9개가 용역 업체 운행
캠퍼스관리과가 담당하는 서울대 내 공무용 차량은 크게 승용차와 승합차로 나뉜다. 승합차는 다시 본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45인용 버스, 본부와 용역 계약을 맺은 업체가 운행하는 버스, 그리고 단과대학 등 학내 기관에서 따로 계약해 운행하는 버스로 나뉜다. 현재 관악캠퍼스의 셔틀버스는 공무용 차량 중에서 본부 직영 버스와 용역 업체의 전세버스가 혼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열 개의 셔틀버스 노선 중 교내순환 셔틀버스(순환셔틀)를 제외한 아홉 노선을 용역 업체가 운행한다. 2024년 2학기를 기준으로, 관악캠퍼스에서 운행되고 있는 셔틀버스는 총 45대다. 이 중 본부가 직영으로 운행하는 버스는 11대로, 나머지 34대는 전세버스 업체인 ‘동영관광’이 운행한다. 올해 3월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총 3년 계약을 체결한 동영관광은 서울대 외에도 여섯 개 대학과 셔틀버스 용역 계약을 맺고 있다. 동영관광 관계자는 “10대 미만의 차가 들어가는 다른 학교에 비해 서울대에서는 월등히 큰 규모로 셔틀버스가 운영된다”며 “서울대처럼 상시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학교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노선과 운행 시간이 다양하기 때문에, 운전기사마다 노동시간과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서울대 셔틀버스만 담당하는 운전기사도 있지만, 낙성대에서 제1공학관으로 가는 셔틀버스(낙성대셔틀)와 사당역에서 행정관으로 가는 셔틀버스(사당셔틀)처럼 오전만 운행하는 노선의 운전기사는 다른 기관의 버스를 함께 운행하기도 한다.

셔틀버스 운행에는 한 해 평균 얼마가 들까. 캠퍼스관리과 권견우성 주무관은 현재 관악캠퍼스 셔틀버스 운행에는 연간 50억 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용역 계약 비용과 직영 운행에 드는 비용을 포함한 액수다. 셔틀버스 운영 비용은 최근 들어 급증했다. 2022년도까지만 해도 10억 원대 중반이었던 용역 단가가 2023년 30억 원 초반으로 상승했고, 현재는 30억 원 후반대까지 올랐다. 이에 작년 한 학생이 개인 자격으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해 셔틀버스 외주계약금액이 2배 이상 오른 사실을 지적했고, 작년 7월 17일에는 101명의 서울대 구성원이 학교 측에 ‘서울대학교 셔틀버스 외주계약근거에 대한 구성원 공동 정보공개청구’를 접수해 외주계약금액의 산정 근거를 묻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
용역 계약 비용이 몇 년 새에 급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캠퍼스관리과 권견우성 주무관은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관광, 통근 등을 위한 전세버스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류비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추측한다. 이런 상황에서 셔틀버스 용역 업체 입찰이 쉽지만은 않다. 권 주무관은 전세버스 업체가 학교보다는 사기업 통근버스나 관광버스 운영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업체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원래 1년이던 셔틀버스 용역 계약 기간을 올해부터 3년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셔틀버스 운행을 용역 업체가 맡게 된다면, 셔틀버스와 관련된 학생들의 의견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다시 말해, 문제가 발생하거나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을 때 이에 응답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본부가 용역 업체 소속 셔틀버스 기사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소통은 학생에서 학교, 학교에서 업체, 업체에서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간접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사당셔틀의 사례는 책임과 관리 소재의 모호함으로 인한 문제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사당셔틀 축소에 관한 민원이 제기된 후로 캠퍼스관리과는 45인승 버스 투입과 함께 증차 계획을 공지했다. 그러나 당시 〈대학신문〉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45인승 버스가 배차돼야 할 시간에 25인승 버스가 배차되거나, 25인승 버스 대신 15인승 버스가 투입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본부가 업체의 자의적 배차를 뒤늦게 알아챈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본부가 셔틀버스 운영을 직접 관리하지 못하는 가운데 벌어진 것으로, 셔틀버스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본부와 업체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캠퍼스관리과 권견우성 주무관은 현재 업체와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며 여러 민원과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점차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빠르게 진행된 외주화, 셔틀버스 전 노선으로 확대되나
서울대 셔틀버스가 처음부터 전세버스 위주로 운영된 것은 아니다. 본격적인 외주화가 시작되기 전인 2015년 2학기까지만 해도 전세버스는 일부 노선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고, 대부분 노선이 본부 직영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2016년 외주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전세버스 비율이 빠르게 증가했고, 현재는 한 개 노선을 제외하고 전부 전세버스로 운영되고 있다. 자연스레 서울대에서 직접 운영하는 버스도 2015년 2학기 24대에서 2024년 2학기 11대로 크게 줄었다. 서울대에서 직접 운영하는 버스가 줄었다는 것은 캠퍼스관리과 운전반 소속의 운전원 수도 함께 줄었다는 뜻이다. 2015년 2학기 30명이던 이들은 2016년 1학기 27명으로 줄었으며, 현재는 17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그렇다면 본부 소속의 운전기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외주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부터도 서울대의 운전원 고용 형태는 법인직, 무기계약직, 계약직으로 나뉘어 있었다. 외주화 비율을 확대하며 서울대는 가장 먼저 신규 계약직 직원을 뽑지 않기 시작했다. 기존 계약직 직원의 계약 기간이 끝나도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규모를 줄인 것이다. 지금 남아있는 운전원은 모두 정년을 보장받는 법인직과 무기계약직 직원이다. 남아있는 운전원 중 정년에 따라 퇴직하는 이들이 생기며 본부 소속 운전원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본부가 외주화를 빠르게 추진한 이유를 단순히 돈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외주화는 각종 관리 책임을 외부화할 방안이기도 하다. 용역 업체를 이용할 경우 금전적 부담은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 본부가 직접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데 따르는 비용에는 인건비와 버스 유지비 및 연료비가 포함되지만, 용역 계약 시에는 그에 더해 계약 업체의 이윤까지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용역 계약을 통해 본부가 노리는 효과는 무엇일까. 캠퍼스관리과 권견우성 주무관은 용역 계약의 효과에 관해 “복리후생비용과 노무상의 관리 문제”를 언급했다. 본부는 정년이 보장되는 법인직 직원 채용과 무기계약직 전환에 소극적이며, 실제로 계약직의 비율을 점차 늘리고 있다. 「서울대학교 다양성보고서 2023」에 따르면 서울대 내 법인직과 무기계약직 직원은 작년과 비교할 때 올해 각각 9명이 감소했지만, 계약직 노동자는 65명이 증가했다. 외주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에도 본부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계약직 운전원 채용에서 고령의 지원자를 우대하기도 했다. 55세 이상의 노동자와는 2년이 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더라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에는 셔틀버스 계약직 노동자들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는 본부를 상대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본부가 계약직 직원의 비율을 늘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용역 계약을 확대하는 이유에는 이처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에 대한 관리 책임을 덜기 위한 목적도 있다.
셔틀버스 외주화는 추후 전 노선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직영으로 운행되는 노선은 순환셔틀뿐인데, 본부 소속 운전원이 정년퇴직으로 서서히 감소하면 직영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운행이 어렵다. 이에 캠퍼스관리과 권견우성 주무관은 운전원이 감소하는 시기에는 용역 업체와 순환셔틀 운행을 병행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식은 도로 환경과 운영상의 문제 등을 고려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셔틀버스 운행에서 직영 비율이 확대될 가능성은 차치하고, 유지될 가능성도 요원해 보인다.
모두의 셔틀버스를 위해 본부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셔틀버스는 학내 구성원이 안전하게 학내 공간에 접근할 권리와 닿아있다. 캠퍼스관리과 권견우성 주무관은 “학생들이 재정적 걱정 없이 학업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하려면 셔틀버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서울대 구성원은 셔틀버스를 타고 편리하게 학내외를 오간다. 그렇지만 그런 편리함이 불안정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거나 누군가를 배제하며 얻어지는 것이 아니게끔 하기 위해서는 외주화가 확대되며 나타난 문제를 분명히 짚어야 한다. 용역 업체의 비중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무슨 이야기를 더 해야만 할까.

우선 운전 노동자의 처우와 고용 안정 문제를 말할 수 있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의 시선에서 운전기사의 모습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운전기사의 고용 형태는 제각각이다. 같은 일을 하지만 고용 형태에 따라 임금과 처우도 다르다. 유일한 직영 노선인 순환셔틀은 서울대 캠퍼스관리과 운전반 소속의 운전원이 운행한다. 이들은 모두 법인직이나 무기계약직 직원인데, 이 둘의 노동 여건은 크게 다르다. 무기계약직 직원은 법인직 직원과 마찬가지로 정년을 보장받지만, 임금과 수당 등 다른 영역에서 법인직 직원에 못 미치는 대우를 받는다. 이제 사라진 계약직 운전원과 줄어드는 법인직, 무기계약직 운전원의 자리를 용역 업체의 운전기사가 채우고 있다. 이들은 서울대 본부나 각 기관과 직접 계약을 맺는 노동자가 아니라, 서울대와 계약을 맺은 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 노동자다.
이렇게 상이한 고용 형태는 어떤 문제를 낳을까.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 주정원(수리과학 22) 공동학생대표는 “비용이 더 나가더라도 노사관리 차원에서 책임을 외부화하기 위해 학교가 용역 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는 더 불안정한 환경으로 밀려난다. 간접고용 노동자는 문제가 생겼을 때 원청에 직접 개선을 요구하기 힘들며, 계약 형태가 파편화된 가운데서는 노동자끼리 힘을 합치기도 쉽지 않다. 주 공동학생대표는 “아무리 편리한 셔틀버스라도 부정의한 구조에 의해 유지된다면 지속돼선 안 되며, 셔틀버스 운행의 수혜자인 학생 역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지적하며 문제 개선을 위해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근본적인 개선 방법은 물론 직접 고용을 통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셔틀버스를 이미 용역 업체의 운전기사가 운행하고 있고, 이들에게도 서울대가 중요한 일자리임을 상기하면 셔틀버스가 외주화된 상황 자체를 문제시하며 전면적인 직접 고용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부가 간접고용 노동자의 처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 공동학생대표는 셔틀버스 운전기사의 실질적 사용자로서 본부를 명확하게 드러내며 “책임의 주체를 뚜렷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셔틀버스가 접근성 차원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면 여기서 배제되는 집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용역 비중을 늘리게 되면 셔틀버스와 관련한 요구가 권리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단적인 예로 현재 서울대에서는 저상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아, 휠체어 이용자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 학내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장애학생지원차량이 있지만, 학생 수에 비해 차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동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저상 셔틀버스 도입 요구는 10여 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도입 계획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전세버스 업체 중에서는 저상버스를 보유한 곳이 거의 없어서 지금과 같이 용역 계약이 중심이 되는 형태에서는 이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 대학 본부의 의지 외에도 업체의 상황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캠퍼스관리과 권견우성 주무관은 우선 학내에서 운행 중인 셔틀버스의 경우에는 차량 교체 시기가 되면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운행 중인 업체와도 저상버스 도입에 관해 논의하는 등 여러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에서도 본부가 셔틀버스의 최종 책임자로서 모두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입구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해서 수업을 듣는다.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고 잔디광장에 앉아 선선한 가을 날씨를 즐긴다. 그러다 보면 하루가 흘러간다. 그리고 이 평범한 하루 뒤에는 그것을 지탱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는 서울대를 누비며 노동하는 셔틀버스 노동자도 포함된다. 또 그 노동에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계약과 제도의 역사와 맥락이 있다. 다시 눈을 돌려보면, 평범한 줄 알았던 그 하루 옆에는 그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구성원이 있다. 용역 업체의 비중이 증가하며 점차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가운데, 모두의 셔틀버스를 위한 최종적인 책임의 주체로 본부를 분명히 호명하는 일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