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 법정 최저임금은 9,860원이다. 그러나 여전히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있다. 시급 8,333원, 서울대 24시간 위기상담전화 스누콜 노동자의 이야기다. 한국상담학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학생활문화원(대생원)의 스누콜 특별상담원 채용 공고에 따르면, 불과 지난 4월 1일까지만 해도 스누콜 노동자의 급여는 12시간에 10만 원이었다. 이를 환산하면 시간당 8,333원이다. 심리·간호·사회복지·상담과 관련해 석사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갖춰야 하고, 주 24시간 2교대 근무를 해야 하며, 야간·주말 수당도 받지 못하고 밤새 전화를 받아야 하는 스누콜 노동자가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이 프리랜서기 때문이다.

민법상 프리랜서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기에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스누콜 노동자의 근로 내용에 비춰 봤을 때 이들이 정말 프리랜서가 맞는지, 스누콜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와 관련해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누콜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롯해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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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콜은 대생원에서 운영하는 서울대생을 위한 24시간 위기상담전화다. 학생회관 5층에 위치한 대생원은 1962년 국내 최초의 대학상담소인 학생지도 연구소로 설립돼 2001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5개 부서로 구성된 대생원은 학생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 역량개발, 위기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중 위기상담부 프로그램의 일환인 스누콜은 심리적 위기 예방 서비스 및 개인을 위한 긴급상담을 제공한다. 서울대는 학내 구성원의 자살이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와 연결된다고 판단해 이에 예방·대처하고자 2008년 3월 국내 최초의 대학 내 24시간 상담전화인 스누콜을 개통했다고 밝혔다.
스누콜은 대생원 소속 위기상담팀 직원과 전임상담원이 12시간씩 교대로 24시간 내내 대기하며 연중무휴로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을 받는 학생들의 고민 내용은 성적, 진로,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 다양하며, 상담원은 학생의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자살 및 위기상담 또는 전화상담 ▲대면 상담 연결 및 정보 제공 ▲응급상황 현장 출동 및 긴급대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누콜은 위급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 언제든 전화로 상담할 수 있고, 주변인이 위급 상황임을 신고하거나 대처 방안을 안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살 예방에 큰 공헌을 해왔다. 올해 1월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684건으로 조회되던 스누콜 이용 건수는 해가 지날수록 990건, 927건, 1,244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스누콜을 3차례 이용한 A씨는 이용자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은 뒤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상담 방식에 대해 “최대한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에 여러 번 안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나는 프리랜서일까 노동자일까
스누콜은 2008년 개통된 이후로 위기에 처한 많은 학생을 구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스누콜 노동자들은 정당한 노동조건을 보장받으며 건강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을까. A씨는
“새벽 5시쯤 전화를 건 적이 있었는데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통화하며 선생님께서 약간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씀하셨던 적이 있었다”며, “시간이 시간이었던지라 둘 다 안 좋은 컨디션으로 힘겹게 통화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상담받는 학생이 듣기에도 상담사의 상태가 좋지 않은듯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지난 4월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스누콜 노동자의 시급은 8,333원으로 법정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 당시 대생원은 스누콜 노동자는 프리랜서이므로, 전화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근무시간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도 이후 새롭게 올라온 채용 공고에서 주간 12만 원과 야간 20만 원으로 임금이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프리랜서라는 고용 형태는 그대로였다.
현재 대생원은 스누콜 노동자와 도급계약을 맺는다. 민법 제664조에 따르면,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고용계약이나 근로계약의 목적이 노무 제공인데 반해, 도급계약은 약정된 일의 완성이 계약의 목적이기에 일을 수행하는 과정 자체는 수급인, 즉 프리랜서의 권한과 재량에 속한다. 직장 내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의 김기홍 노무사는 “프리랜서의 경우 노동관계법의 대부분을 적용받지 못하므로 스누콜 노동자처럼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휴게시간 없이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노무사는 “프리랜서의 경우 추가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일하다 다쳐도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며 이는 노동자가 법적인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 채 사측만 많은 이득을 얻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스누콜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다. 프리랜서라는 고용계약의 형태가 스누콜 노동자들을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노동자와 프리랜서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작업자의 재량이다. 프리랜서는 일을 완성할 대가로 보수를 받기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독립성과 자주성을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계약의 형식과 실제 수행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기홍 노무사는 대법원이 제시하는 여러 근로자 판단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는지와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인데, 이는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노무사는 “스누콜 노동자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업무지시를 위한 카카오톡 채팅방이 존재한다는 점을 근로자에 해당하는 증표로 볼 수 있다”며, 구체적인 업무를 검토해야겠지만 만약 실질적 업무 내용에 비춰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자에 해당할 경우 최저임금 위반과 각종 수당 미지급 등 위법사항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비록 도급계약을 맺었더라도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에 대한 종속성이 높은 경우 사용종속관계라고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시 말해 스누콜 노동자의 노동 내용이 근로자에 가깝다면 이들을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자로 고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목소리 낼 수 없는 이유
프리랜서라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와 소수 인원으로 운영돼 신원 특정의 우려가 있는 스누콜 노동자의 현실은 이들이 부당한 처우에 대해 목소리 내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현재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대학노조)’에 가입한 스누콜 노동자는 한 명도 없다. 대학노조 송호현 지부장은 스누콜 노동자 역시 대학노조가 보호해야 할 노동자의 범위에 포함되지만, 취약한 프리랜서의 지위 탓에 노조 활동 참여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 지부장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경우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함께 투쟁하기가 더 쉽겠지만, 프리랜서라는 계약 특성상 노조 가입이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부담을 안고 있는 스누콜 노동자들에게 노조 활동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5~6명의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스누콜 노동자는 익명으로 부당한 처우에 대해 항의하려 해도 신원이 특정될 가능성이 크고, 신원이 노출될 시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가 생계유지와 근본적으로 맞닿아 있기에 스누콜 노동자들은 쉽게 움직일 수 없다.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프리랜서는 계약 해지의 영역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부당해고를 당할 시 민법상 고용 관련 규정에 따라 권리를 주장하거나 법적 절차에 돌입할 수는 있으나, 경제적으로 대등하지 않은 상태에서 프리랜서가 사용자를 상대로 법적 절차를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른다는 만성적 고용 불안은 스누콜 노동자들이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는 데 걸림돌이 된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그러나 스누콜 노동자가 프리랜서 형태로 고용돼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며 일하고 있는 것이 대생원만의 문제라고 판단하기는 섣부르다. 대생원과 스누콜 노동자의 계약 뒤에는 학내 상담센터의 지속적인 재정난과 인력난 및 본부의 이원화된 직원 관리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서울대저널〉은 서울대 상담센터의 현실을 다룬 기사에서 상담사 1명당 담당 학생 수를 줄여 상담의 질을 높이려면 상담사를 3~4배 이상 증원해야 하지만, 부족한 예산 탓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대생원 안인숙 전문위원은 ‘대학생 상담센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어 각종 지원으로부터 소외되기에, 상담사를 추가로 고용하고 상담 사업을 진행하려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본부가 위기상담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만한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적은 수의 노동자가 과도한 노동량을 감당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구조는 상담의 질을 떨어뜨리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결과를 낳는다.
작년 겨울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스누콜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B씨는 스누콜이 실질적인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B씨는 “상담사분께서 학교 내부의 상담 프로그램을 신청하라고 말씀해 주셨지만, 대생원의 긴 상담 대기 시간을 고려했을 때 실효성 있는 조언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B씨는 상담원의 조언과 실현 가능성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며 상담원들의 조언이 무용한 이유에 대해 “그분들이 진짜 무용한 조언을 한 것이 아니라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으니 결국 실현 불가능한 방안이 된다”고 짚었다. 스누콜 상담원이 학내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권해도, 학내 상담센터에 이미 많은 대기 인원이 있는 걸 알기에 결국 학내 상담을 포기하고 외부 상담을 알아보거나, 그조차 부담이 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누콜이 교내 상담 프로그램과 바로 연결되지 않고 단발성 위기 대응에 그치는 것은 학생 수보다 턱없이 부족한 상담사 수로 인해 상담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현실로부터 비롯된다.
대학 본부와 기관의 이중적인 직원 관리 구조 역시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방관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심화한다. 대생원은 행정실장인 법인직원 1명을 제외하고 자체직원 12명, 학사운영직 1명, 조교 5명, 프리랜서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프리랜서로 고용된 이들의 일부가 스누콜 업무에 종사한다. 서울대의 직원 관리 방식은 크게 대학 본부가 관리하는 총장발령 직원과 기관장이 관리하는 기관장령 직원으로 나뉜다. 법인직원의 경우 서울대 총장이 임명해 총장발령 직원에 들어가지만, 자체직원은 단과대 혹은 기관의 장이 자체적으로 고용하는 이들이다. 기관은 대학 본부로부터 예산과 고용권을 일임받아 스누콜 노동자와 같은 프리랜서나 자체직원, 즉 기관장령 직원을 직접 고용한다.
문제는 대학 본부가 서울대 내부의 기관장에게 위임한 기관장령 직원의 채용 권한에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 및 임금에 대한 기준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학 본부는 기관장령 직원이 기관의 관리 대상이라며 그들이 받는 차별적 처우와 부당한 노동환경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 송호현 지부장은 이번 스누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대학노조가 오랫동안 지적해 온 이중적인 직원 관리 구조라고 말했다. 송 지부장은 “스누콜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상대하는 이는 대생원이 아닌 서울대의 학생”이므로 스누콜은 엄연한 학교 상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작동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대생원이라는 기관에 그 책임과 의무가 귀속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학생 상담이 대생원의 자체 프로그램이 되며, 제한된 예산 내에서 기관이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고용안정과 임금 보장에 신경 쓰기 힘든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행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서울대 직원의 임용권은 총장에게 있다. 그러나 서울대는 학교 정관에 ‘필요한 경우 소속기관의 장에게 임용권 일부를 위임할 수 있다’고 명시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임용권을 총장을 제외한 각 기구의 장에게 위임했다. 이렇듯 총장이 대학 전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채용 및 근로조건을 관리하지 않다 보니, 기관별로 임의로 채용과 임금 결정 등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직원 인사 규정’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약조건과 급여 등에 대해서는 따로 정한다’고 표기돼 있다.

그러나 2020년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당시 국회의원이 해당 조항에 대한 서울대의 회신 내용을 국정감사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임용권 위임의 세부 내용을 정하거나 각 기관에 통보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고, 기간제근로자 채용과 관련해 따로 정한 자료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본부는 직원 임용을 기관의 탓으로 미루고 계속 책임을 회피하는 중이다. 김기홍 노무사는 이러한 직원 관리의 이원화에 대해 “기관이 사업주가 돼 고용과 인사 노무를 담당하면 서울대는 각종 책임에서 벗어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노동자들은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받기 힘들고 차별적인 근무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이재현 전 대표(서양사 18) 또한 “중층적이고 차별적인 고용구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모습이 사실상 위장 프리랜서 고용 등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고용을 비롯한 다양한 업무가 기관장에게 일임된 기관의 경우 기관 차원에서 제한된 예산을 가지고 인력을 쓰다 보니 위장 프리랜서 고용이나 원생 착취를 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기관 내에서 자체직원의 처우를 개선하기보다 저임금으로 고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대학 본부에서 기관에 어느 정도의 예산을 할당하는지에 따라 기관의 노동자 고용 방식 및 근로조건 보장에 변화가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누콜 노동자가 처한 현재의 문제를 대생원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대생원과 스누콜 노동자 그리고 대학 본부와 대생원 사이에선 갑과 을이 끊임없이 뒤바뀐다. 기관장령 직원 혹은 프리랜서 노동자를 상대로 갑의 자리에 있는 대생원도, 기관별 예산을 할당하는 대학 본부 앞에서는 언제든지 을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를 해결하려면 현재의 이중적 직원 관리 구조를 개선해 인사관리를 대학 본부로 일원화하고, 이 과정에서 열악한 근로조건 및 임금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 김기홍 노무사는 스누콜 노동자의 소속이 기관이라 하더라도 서울대 내의 문제이므로 최종 책임자인 대학 본부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김 노무사는 “직접적인 고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해서는 안 되며 책임의 범위를 넘어 모든 노동자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진로 등과 관련된 별도의 상담 기관과 단과대학별 상담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비춰 봤을 때, 서울대의 심리상담 지원 수준이 타 국내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수준급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 학생 수에 비해 상담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상담 기관에 할당된 예산 자체가 적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학교는 학생과 교원만으로 이뤄진 공간이 아니다. 모두가 의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노동에 기대어 학교는 유지되고 작동한다.
스누콜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뒤에는 대생원의 만성적인 예산 부족과 대학 본부의 직원 관리 이원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한정된 예산만으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려는 학교의 부족한 노력과 관심 또한 존재한다. 학생들이 정신건강을 보호받을 권리는 결코 정당한 임금을 받으며 일할 노동자의 권리보다 우선하지 않는다. 애초에 그 둘은 하나를 보장하기 위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의 관계가 아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할당된 예산 내에서 합당한 몫을 보장할 수 있는 만큼만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 대학 본부 역시 대생원의 직원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학내 구성원 모두의 복지가 보장될 수 있도록 각성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스누콜을 위해, 학내 구성원 모두의 권리가 보장되는 학교를 위해, 누군가의 노동이 폄하되지 않는 공간에서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 타인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결코 나의 권리를 지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모두가 인지하고 학내 노동자의 노동 실태에 관심을 갖고 연대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