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자신을 드러내는 색채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그 색채 또한 매번 바뀌고, 우리는 변화에 발맞춰 옷을 산다. 현대사회에서 패션 유행을 만들어 내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디어다. 그러나 미디어의 수많은 패션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의류 소비의 증가는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해마다 유행은 쏟아지고, 작년에 산 옷은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옷장에서 부피만 차지하게 된다. 우리가 입지 않는 옷들을 오랫동안 수입해 왔던 국가들도 이제는 더 이상 옷을 보내지 말아 달라며 아우성친다. 패션으로 인한 환경 파괴, 그리고 그런 패션 유행을 만들어 내는 미디어를 살펴봤다.
아름다운 패션과 못생긴 지구
21세기 패션의 유행은 저렴한 가격의 옷을 빠르게 대량 생산하는 패스트패션으로 옮겨왔다. 1년에 네 번 제품을 기획하는 일반 패션 브랜드와 달리 SPA 브랜드 등 패스트패션 기업은 최신 유행과 소비자 반응에 맞춰 1~2주 단위로 빠르게 상품을 기획, 생산하고 판매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소비자들은 더 자주 옷을 사고 또 버린다.
2021년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에 따르면, 78억 명이 사는 지구에서 한 해 약 1,000억 벌의 옷이 만들어지고 그중 약 33%인 330억 벌이 같은 해에 버려진다. 실제로 한 사람이 1년에 30kg 정도의 옷을 버리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따져볼 때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옷은 약 225t이다.

헌 옷 수거함 역시 환경 파괴에 일조한다. 본래는 버려지는 옷이나 신발을 재사용하기 위한 수거함이지만 수거된 옷 중 여전히 상품성이 있는 5%의 옷만이 국내 빈티지 샵이나 수제 샵에 유통돼 재판매된다. 나머지 95%는 해외로 수출되고, 이 또한 일부만이 개발도상국에서 다시 판매된다. 주요 수입국 중 하나인 가나는 매주 수입하는 헌 옷이 약 1,500만 벌에 달한다. 가나의 인구가 약 3,0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모든 옷이 판매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판매 후 남은 옷들은 전부 강에 버려지거나 사막에 쌓인다.
옷을 만들 때 들어가는 물과 원단, 화학 물질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흰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는 2,700ℓ의 물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는 7,000~10,000ℓ의 물이 필요하다. 물 7,000ℓ는 우리나라 4인 가족이 5~6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패션 산업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전 세계 배출량의 10%를 차지하고, 발생하는 폐수는 전체 산업용 폐수의 20%에 이른다. 나아가 우리가 입는 옷의 65%는 합성 섬유로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옷들이 세탁기 속에서 맞비벼질 때 떨어져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환경을 파괴하기도 한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패션이 야기하는 수많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친환경적 모색이 시급하다.
다양한 해결의 시도도 보인다. 그중 하나인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은 의식 있는 의류 소비를 뜻하는 신조어로,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으로 생산된 의류 및 그런 의류를 소비하고자 하는 추세를 말한다. 버려진 의류나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의류, 물을 사용하지 않는 염색법으로 염색한 의류, 합성 섬유 대신 천연소재로 만든 의류, 중고 의류의 공유 및 재활용이 대표적인 컨셔스 패션의 예시다. 수선 아카데미나 의류 공유 플랫폼, 업사이클링 등도 패션 업계의 환경 보호 노력으로 제시된다.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패션의 환경 파괴가 계속되는 이유는 패션의 핵심이 유행에 있기 때문이다. 한 시점에 많은 사람이 소비하는 의류가 있고, 그에 맞지 않는 옷은 쉽게 버려진다. 유행의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패션 업계는 계속해서 유행에 맞는, 동시에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을 생산해 내야만 한다. 바지는 패션의 유행이 어떻게 격변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다. 2000년대 초반 스키니진이 유행하던 것에서 부츠컷, 통바지로 유행이 바뀌기도 하고 하이웨스트가 유행하다가도 로우라이즈가 유행한다. 불과 1~2년 사이 변하는 유행에 발맞춰 기업은 계속해서 의류를 생산하고, 소비자는 이를 구매하고 또 버린다.
미디어, 옷 구매로 이끄는 지름길
급변하는 패션 유행은 미디어의 영향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오늘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패션 콘텐츠가 계속해서 생산되고,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에서는 다양한 패션 영상이 펼쳐진다.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제공되는 많은 콘텐츠를 보고, 또 영향을 받는다.

패션과 관련된 대표적인 콘텐츠는 ‘룩북(look book)’이다. 원래 룩북의 뜻은 패션 관련 제품의 정보를 담은 책자이지만, 최근 룩북은 여러 옷을 보여주기 위한 사진 혹은 영상 모음을 뜻하는 단어로 통용된다. 특히 룩북 유튜버들은 여러 주제로 패션 영상을 제작한다. ‘가을 룩북’처럼 계절을 겨냥한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데일리룩’, ‘개강룩’ 등 상황에 따른 의상 조합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번도 입지 않은 옷 입어보기’와 같은 룩북 콘텐츠도 눈에 띈다. 패션 유튜버들은 한 번 영상에 노출된 옷은 다른 영상에서 다시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룩북 제작을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옷을 구매한다. 많은 옷을 소비하는 동시에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까지 모아 영상으로 만들어 내는 비극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 현실이다.
계절이나 해마다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를 짚어주는 콘텐츠도 많다. 여기서 말하는 트렌드란 쉽게 말해 시즌별로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런웨이에서 보여주는 옷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미디어를 통해 이런 트렌드가 정립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접하며 유행으로 번지고, 또 다른 의류 생산자들이 이 유행에 맞춰 새로운 옷을 생산한다. 소비자들은 매번 유행에 따라 쏟아져 나오는 옷을 새로 구매하면서 트렌드를 좇는 동조성이 커진다.
이렇듯 미디어는 의류 소비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대학생 A씨는 “유튜브에 시즌별로 올라오는 룩북과 상황별, 스타일별 코디 영상을 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구매하거나 입고 싶은 룩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4』(2023)의 공저자인 이수진 교수(소비자학과)는 “TV, 잡지 등 패션을 다루는 미디어가 한정적일 때는 유행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었으나, 현재는 유행의 길이가 짧고 동조성도 좁다”며 패션 트렌드에 대한 SNS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다양한 유행이 공존하는 동시에 그 지속 기간은 짧아지면서 각 유행에 따라 수많은 종류의 옷이 빠르게 생산되고 또 버려지는 것이다. 패스트패션의 시대, 유행에 뒤처진 옷들은 소비자에게도 생산자에게도 버림받는 처지다.
인스타그램 또한 패션 마케팅의 주요 도구이자 구매 플랫폼으로서 유행을 가속하는 데 일조한다. 인스타그램은 피드 사이에 반복적으로 광고를 띄우면서 사람들의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학생 B씨는 “(옷 구매에) 인스타그램 릴스와 스토리 광고, 게시물 광고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드는 패션을 발견하면 따라 입고 싶어져 비슷한 옷을 계속 찾아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에서 구매 링크로 바로 연결될 수 있어 다른 미디어 플랫폼보다 구매로 이어지기 쉽고, 고민의 시간을 줄여 소비자가 충동적으로 소비할 확률을 증가시킨다.

인스타그램 속 인플루언서들은 직접 의류 공동 구매나 마켓을 열기도 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패션넷’의 2023년 1월 발표에 따르면 SNS에서 인플루언서 계정을 구독한 653명을 대상으로 구매 경험을 조사한 결과 73%가 인플루언서의 계정을 보고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마켓을 자주 활용한다는 B씨는 “취향에 딱 맞는 옷을 온라인 플랫폼에 비해 마켓에서 더 찾기 쉽다”며 활용 이유를 밝혔다.

인플루언서들의 공동 구매나 마켓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흐릿한 경계를 보여준다. 인플루언서를 통한 의류 구매가 일반화된 것은 패션 업계에서 프로슈머라는 개념이 확대되고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결과다. 이수진 교수는 이것이 최근 “소비문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판매자가 특정 소수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옷을 생산, 유통하는 주체가 더 많아지면서 의류 생산량 증대 유인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판매 속임수는 미디어
패션 마케팅에 미디어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기에 기업도 의류 판매를 위해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TV, 잡지 등의 전통 매체도 여전히 광고에 활용되고 있지만, 최근 패션 기업들은 인터넷 배너 광고나 카카오톡 채널,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장세윤 교수(의류학과)는 “기업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수단이 바로 미디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예인 광고만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제품을 판매하려던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일반인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기업도 많다. 장세윤 교수는 “일반 소비자들이 친근하고 나와 유사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활용한 것”이라고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 효과를 설명했다. 일반인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매장에 들르기 전 온라인으로 상품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온라인에서 보이는 상품 설명이나 구매 후기가 개인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일반인 인플루언서가 남긴 후기나 추천 정보 등이 갖는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는 중이다.
기업의 대학생 서포터즈를 활용한 마케팅도 미디어 중심적이다. 서포터즈들은 화보 촬영,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유행에 민감한 1020 세대와 비슷한 나이대의 서포터즈들이 콘텐츠 제작을 주도하며, 더 자연스럽게 미래 고객들과 상호작용하고 브랜드를 친밀하게 노출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노골적 광고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에게도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장세윤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잘파(Gen Z+Gen alpha) 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구매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고, 잘파 세대의 코드가 잘 녹아 있는 콘텐츠는 다른 이들에게도 참신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시대에 돌입한 지금, 기업은 잘파 세대의 미디어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잠재적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해 수익 창출의 효과를 누리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소비도 촉진한다.
이러한 기업의 미디어 활용 자체가 문제가 되는지 의문을 가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업이 유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이들의 행보에 쉽게 눈을 떼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했듯,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패션 콘텐츠도 결국 기업이 런웨이에서 보여주는 트렌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결국 미디어가 비추기 이전에, 본질적으로 유행은 기업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기업은 판매하는 옷의 지속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옷의 수명이 짧을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옷을 사고, 이는 매출 증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광고의 목적은 여전히 수요와 과소비 촉진이다. 친환경적 노력을 내세우면서도 과소비 문제는 해결하지 않는 기업의 행보는 보여주기식 친환경에 그치고 있다.
클릭 한 번에 옷 구매 완료
오늘날 사람들의 핸드폰에는 몇 개의 쇼핑 앱이 있을까? 아마 적게는 1, 2개에서 많게는 10개 정도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수진 교수는 “평균적으로 30~50개”라고 답했다. 이는 우리가 생각보다 더 많은 소비를 모바일로 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의류 구매에 있어 온라인 플랫폼은 매우 큰 시장이며, 일찍이 온라인으로 의류를 유통하기 시작한 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상품 구매가 일반화되며 의류는 더 쉽고 빠르게, 더 많이 소비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이끄는 것은 개인화 서비스다. 소비자들의 욕구가 파편화됐기에 그에 맞춰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개인화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개인화 서비스의 핵심은 AI 추천 알고리즘이다. 패션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AI 추천 알고리즘이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해 구매할 확률이 높은 의류가 상단에 위치하도록 맞춤형 화면을 구성한다.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상품들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에이블리’는 자체 개발한 AI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정 상품을 검색하면 그와 비슷한 다른 상품이 아닌 해당 소비자와 유사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자주 찾은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의류 구매의 95%를 온라인으로 하는 A씨는 가장 자주 활용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에이블리를 꼽았다. “다양한 혜택뿐만 아니라 원하는 옷 종류를 쉽게 검색하는 필터가 있어 구매가 편리하다”는 것이 이유다.
그렇다면 소비자 구매 촉진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이수진 교수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의 핵심은 사람들을 플랫폼에 머물게 하는 것”이라 설명하며, 이는 “시선, 체류 시간을 늘려 구매로 연결하려는 교묘한 시도”라 말한다. 포브스코리아의 「2022 한국인이 사랑한 모바일앱 200 조사」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경우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버티컬커머스 부문에서 앱 내 체류 시간 1위를 차지했다. 에이블리는 소비자가 이전에 찾아본 상품을 분석해 관심 있을 만한 다른 상품을 계속해서 추천해 주고, 계속해서 더 많은 상품을 구경하게 만든다. 소비자의 앱 내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서 쉽게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바로 이것이 개인화로 얻을 수 있는 효과다.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전략으로 신상품이나 할인 혜택에 대한 알림을 끊임없이 보내고, 구매를 자극하는 콘텐츠와 쿠폰과 같은 유인책을 계속해서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수진 교수는 “이런 기제들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소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온라인 플랫폼은 이제 판매자의 역할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온라인 플랫폼은 콘텐츠 큐레이터로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예시가 바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의류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이다. 무신사에서 디스이즈네버댓을 온라인 사이트와 앱 가장 상단에 띄워 홍보하고, 상품 판매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등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지금의 상표 가치까지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수진 교수는 “브랜드 파급력이 부족한 브랜드에 투자하거나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을 높여 브랜드를 발굴한다”며 온라인 플랫폼이 특정 브랜드를 유행시키는 방법을 설명했다.
이러한 콘텐츠 큐레이터의 또 다른 역할은 하나의 상품을 구매한 뒤 이와 어울릴 만한 다른 상품을 연속적으로 구매하게 되는 ‘디드로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원래는 머리핀만 구매하려 했지만, 머리핀을 활용한 코디 사진이나 룩북 등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보고 어울리는 구두도 함께 사는 방식이다. 필요로 인한 구매가 아니라 그 순간 콘텐츠를 통한 갑작스러운 구매에서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을 돌아보기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과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의 콘텐츠는 계속해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낸다. 온라인 플랫폼이 많은 브랜드를 발굴할수록, 그리고 브랜드의 상품을 활용해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수록 사람들은 다양한 브랜드의 옷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브랜드의 새로운 옷을 사고, 유행에서 뒤처진 브랜드의 옷들은 옷장 속에서 영영 꺼내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
패션과 환경의 공생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파급력이 증가하고 있기에, 이제라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패션의 유행은 정보와 콘텐츠가 급속도로 전파되는 미디어에서 비롯되며, 그로부터 시작되는 사람들의 소비가 문제의 시작이라는 점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미디어 활용의 변화가 패션의 변화를 이끌고 거기에서부터 지구의 회복은 출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