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팬으로 산다는 것

이토록 다채로운 덕질*의 세계

*덕질: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대상을 깊게 파고드는 일을 가리킨다.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는 아이돌의 노래를 즐겨 듣고, 그들과 관련된 정보를 놓치지 않고 챙기는 등 팬으로서 열정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통칭한다.

   ‘아이돌’은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어느덧 국내외 음악 산업의 중심에 섰다. 그 어느 때보다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금, 아이돌과 더불어 팬덤 문화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팬덤 문화는 아이돌의 성장을 뒷받침한 지지자이자, 케이팝 산업을 지탱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케이팝의 부흥 속에서 팬들은 어떤 ‘덕질’ 문화를 향유하며 이를 통해 어떤 감정들을 경험하고 있을까. <서울대저널>에서 20대 아이돌 팬 13명에게 직접 물어봤다.

▼<서울대저널> 인터뷰 참여자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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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덕질’의 이모저모

  인터뷰 참여자들은 다양한 방식의 덕질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다운 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트위터에 들어가서 새로 뜬 소식이 있는지 체크하고, 시간이 나면 옛날 무대나 ‘자컨’을 돌려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컨’이란 ‘자체 콘텐츠’의 줄임말로, 소속사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한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주로 브이로그나 짧은 분량의 예능 영상 형식이다. 정은재 씨 역시 “(아이돌의) 비활동기에도 멤버 개인이 하는 라이브 방송을 보거나 안무 연습 영상 등을 찾아본다”고 밝혔다. 이렇듯 아이돌이 신곡을 내서 활동하는 시기가 아니더라도 아이돌과 관련된 여러 콘텐츠를 챙겨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팬들이 많았다.

  오프라인 행사 참여 역시 주요한 덕질 활동이다. 음악 방송의 공개 방청(공방) 참석이 대표적이다. 최한길 씨는 “공방에 가면 시간 소모는 크지만 실물로 무대를 접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며 공방에 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시연 씨는 “리허설을 하느라 무대를 두세 번씩 해서 그걸 보는 재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아이돌과 한층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 김 씨는 “처음 갔던 팬미팅에서 직접 아이돌을 만나 대화했던 게 너무 좋았고, 이후 팬 사인회나 공방을 다닐 때 가수가 나를 알아보니 (팬덤에의) 소속감과 애정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팬들끼리 모여 즐기는 오프라인 행사도 인기다. 팬들이 아이돌을 소재로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장소를 꾸려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생일 카페(생카)와 아이돌 사진 전시회가 대표적이다. 생카는 아이돌 멤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카페를 대여해 꾸민 공간으로, 아이돌 멤버의 사진으로 카페를 꾸미고, 직접 디자인한 컵홀더 등에 음료를 담아 팔곤 한다. 한시윤 씨는 “생카에서 다른 팬들과 아이돌의 생일을 같이 축하하고 멤버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사진 설명 시작. 서울 홍대 근처에서 열린 한 아이돌 생일 카페의 현장에 아이돌 멤버의 상반신 등신대가 얹어져 있다. 등신대 주위에는 멤버의 사진이 그려진 종이컵과 인형이 있다. 사진 설명 끝.
▲홍대 근처에서 열린 한 아이돌 생일 카페의 현장 ⓒ트위터 @06hbdhc06

  아이돌 전시회 역시 팬들이 직접 기획하는 행사다. 주로 생일이나 데뷔 기념일 등 아이돌에게 특별한 날에 진행하며, 팬이 직접 찍은 아이돌 사진과 영상을 모아 전시한다. 한 씨는 “전시회에서는 홈마*분들이 편집한 영상을 보며 여럿이서 같은 장면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과거 활동에 대해 추억을 얘기하는 것이 재밌다”고 설명했다.

*홈마: ‘홈페이지 마스터’의 준말. 직접 아이돌을 찍으러 다니며 팬들에게 고화질 사진을 공유하는 팬을 가리킨다. 트위터나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이전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리던 것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를 즐겨 듣고 앨범을 사는 것은 팬덤 문화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보편적인 덕질 방식이다. 한편 최근에는 아이돌의 활동기에 음원을 집중적으로 스트리밍(스밍)하거나 앨범 발매 첫 주차에 음반을 구매하는 팬들이 많다. 전유현 씨는 “발매 첫 주 앨범 판매량인 ‘초동’이 아이돌의 성적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대부분 초동 집계 기간에 앨범을 산다”고 밝혔다. 강유진 씨 역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판매량 기록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초동 기간에 맞춰 앨범을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앨범 구성품 중 하나인 포토카드(포카)를 모으는 것도 ‘요즘 덕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다. 포카는 아이돌의 사진을 인쇄한 카드로,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멤버별로 제작된다. 앨범 유통사에 따라 한 멤버당 여러 종류의 포카가 제작되기도 한다. 각 앨범에는 보통 한두 장의 포카가 무작위로 들어있다. 같은 앨범을 여러 장 사서라도 좋아하는 멤버의 포카를 모으는 팬들이 많은 이유다. 강유진 씨는 “트위터 등에서는 (앨범) 버전별로 발매된 포카 목록이 공유되는데, 그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포카를 ‘갈망포카’라 칭하며 구입하는 팬들이 많다”며 “사람들이 포카에 대한 열망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것을 보면 나도 갖고 싶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포카 수집이 팬덤 내에서 유행이라는 것이다.

사진 설명 시작. 그룹 레드벨벳의 앨범 발매 후 팬들 사이에서 공유된 포카 목록 사진. 다섯 명의 멤버별로 세 장의 포카가 나열되어 있다. 사진 설명 끝.
▲앨범 발매 후 팬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포카 목록 사진 ⓒ트위터 @RVmdlist

  기획사에서 만든 유료 소통 앱을 통해 아이돌과 개인적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팬들도 늘고 있다. 아이돌 기획사들은 ‘디어유’, ‘유니버스’, ‘포켓돌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일대일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팬덤 문화인 셈이다. 기획사마다 사용하는 플랫폼은 다르지만 유료 결제 모델에 기반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구독료를 낸 팬들에게 아이돌과의 개인 채팅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료 소통 앱의 핵심은 아이돌이 직접 팬들이 보낸 메시지를 읽고 답장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인생을 구하러 온 나의 구원자

  인터뷰 참여자들이 덕질을 지속하게 되는 동력은 무엇일까. 많은 팬들이 우연한 계기로 덕질을 시작하게 됐으나 계속해서 덕질을 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손민지 씨와 최한길 씨는 아이돌로부터 위로를 받았던 경험을 전했다. 손 씨는 “중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주변 환경이 많이 바뀌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그때 비투비의 ‘괜찮아요’를 들으면서 위로받는 느낌이었다”며, “그때의 좋은 기억이 오래 남아 계속 덕질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최한길 씨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져서 힘들었던 때에 카라가 대중들한테 터무니없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의연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봤다”며, “나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더불어 “주위 사람들의 성취를 보면서 조바심이 날 때 아이돌들의 연습 영상 등을 보면서 남 신경 쓰지 말고 내 할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며 “나보다 먼저 사회를 경험한 사람에게 응원과 위로를 받는 느낌이라 덕질을 계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고등학교 시절 팍팍하던 하루 일정을 아이돌을 보면서 버틸 수 있었다는 팬들도 많았다. 김시연 씨는 “고3 때 힘들 때마다 EXID 영상을 찾아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팬 사인회에 가서 멤버들이랑 얘기하며 위로를 얻곤 했다”고 얘기했다. 강유진 씨 역시 “고등학생 때 공부 때문에 힘들어지면 B1A4 오빠들도 열심히 연습하고 사는데 나도 나약해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나의 성장과 인격 형성의 8할은 B1A4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팬들의 덕질의 원동력은 저마다 달랐지만, 덕질을 통해 활기를 얻는다고 느낀 것은 같았다. 한시윤 씨는 “즐길 거리 없는 삶 속에서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다는 건 현실을 버티게 해주는 버팀목”이라며 “덕질은 돈을 열심히 버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나리 씨 역시 “앨범 발매나 자컨 공개를 기다리면서 팍팍한 현실을 버틸 수 있게 된다”며 “애정을 쏟을 대상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인생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나아가 김다운 씨는 “좋아하는 영상을 보거나 지나가다 우연히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가 들릴 때마다 갑자기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즐겁다”며 “덕질을 통해 매일매일이 축제가 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팬들은 덕질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민지 씨는 “콘서트장에서 노래를 듣고 울컥함을 느끼고, 그런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일상에서는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 생각한다”며 “이런 감정들을 통해 일상이 다채로워지고 에너지를 얻기에 덕질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하선 씨는 “덕질을 계기로 공연예술과 관련된 강의를 수강했고, 아이돌들이 컨셉으로 내놓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인문, 사회, 예술, 과학 등 다방면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다”며 “덕질이야말로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뷔페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애정과 혼란의 교차로에서

  그러나 팬들이 아이돌로부터 위로와 행복만 얻는 것은 아니다. 김다운 씨와 이하선 씨는 팬덤 내에서 덕질을 하며 느꼈던 스트레스를 고백했다. 두 사람은 덕질에서 자신의 윤리관을 지키기 어려운 순간을 마주했다. 김 씨는 아이돌을 소비하는 방법에 있어 고민이 컸다. 그는 “아이돌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팬*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이들이 올리는 목격담이나 사진을 소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이 사생팬이 올린 것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사생팬: 아이돌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극성 팬

  이하선 씨는 “팬덤 내에서 중국 국적 멤버에 대해 혐오표현을 사용하며 조롱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적이 있다”며 “팬덤은 다른 공통점 없이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것 하나로 형성된 집단이다 보니, 사회문화적 이슈에 대한 감수성이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감정소모가 심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팬들과의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김시연 씨는 아이돌과 만나는 오프라인 행사에서 다른 팬들이 부리는 텃세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음악 방송 퇴근길에 갔을 때 무리를 지어 다니며 다른 팬들이 아이돌한테 말 걸 때 싸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같이 아이돌 좋아하는 사이인데 자기가 아이돌과 더 많이 대화하고 싶다는 이유로 다른 팬들을 견제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라며 비판했다.

  기획사의 지나친 상술 역시 팬들을 지치게 하는 요인이다. 강유진 씨는 “덕질을 하면서 포카를 갖고 싶은 건 맞지만, 랜덤 옵션이 너무 과해지거나 한정된 수량의 ‘스페셜 포카’ 등을 파는 걸 보면 그 포카를 갖겠다고 내가 앨범을 계속 사는 게 맞는 건가 싶다”라고 고백했다. “기획사가 팬들한테 포카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의도를 대놓고 내비칠 때 짜증이 난다”고도 덧붙였다. 애정을 동력으로 기꺼이 소비를 하지만, 팬을 대상으로 하는 과도한 상술을 보면 불편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열심히 응원한 아이돌이 점점 유명해지면 ‘더 이상 내가 필요없다’는 허탈함을 느낀다는 팬도 있었다. 최한길 씨는 “내가 좋아하는 그룹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앨범을 사는 편인데, 유명해지고 나면 굳이 내가 응원해주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은재 씨 역시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을 때는 나의 앨범 구매나 스밍, 음악 방송 투표 하나하나가 그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느껴지지만, 이들이 아이돌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로 나아갈수록 팬으로서의 효능감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아이돌의 성취에 자신이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다고 인식하게 되면서 덕질에 흥미를 잃는 셈이다.

함께하면 두 배로 즐거운 덕질

  팬들이 덕질에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면서도 팬덤 문화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참여자들은 팬덤 내에서 경험하는 공동체 감각이 원활한 덕질을 돕는다고 입을 모았다. 김시연 씨는 “공방에서 팬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법을 외치면서 아이돌을 응원할 때 기분이 좋다”고 얘기했다. 양고은 씨는 “좋아하는 아이돌을 주제로 함께 대화하는 사람들이 나의 감정에 공감해줘서 좋다”고 말했고, 박윤아 씨도 “내가 아이돌을 보며 느끼는 감정이 타인과 공유되는 게 좋아서 생카나 전시회를 방문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같은 아이돌 팬덤에 속한 구성원이라는 감각은 팬들에게 효능감을 준다. 김다운 씨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승승장구해서 음악 방송 1등을 할 수 있게끔 노력하면 그들의 성장에 내가 함께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평했다. 손민지 씨도 마찬가지로 “아이돌이 컴백할 때마다 집중적으로 스밍하는 등 팬덤 내의 집단적인 운동에 동참하는 편인데,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팬들끼리 얘기를 나누고 서로 독려하며 생기는 행복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씨는 “가수들이 그런 노력을 다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고생하느냐고 반문하는 건 팬덤 내에서 팬들이 누리는 행복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팬덤은 아이돌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팬들의 애정에 불을 지피는 역할도 한다. 배아름 씨는 “아무래도 바쁘게 살다 보면 아이돌 관련 소식을 놓칠 때도 있는데, 그런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기 위해 팬덤 커뮤니티를 훑는다”고 설명했다. 김다운 씨는 “팬들이 올려주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아이돌의 매력이 상기돼 계속 좋아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팬덤이 제공하는 즐길 거리에는 팬들이 직접 만든 창작물도 포함된다. 대표적인 것이 팬픽이다. 팬픽이란 팬들이 아이돌을 등장인물로 세워 만드는 가상의 이야기를 가리킨다. 양고은 씨는 “멤버들에 캐릭터성을 적극적으로 부여하거나 멤버 간 관계성을 강조하는 서사의 글을 읽으면서 특정 멤버에게 더 매력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고 호평했다. 정은재 씨 역시 “미디어에서 드러나는 멤버의 성격에 팬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더해 만들어낸 글을 읽다보면 아이돌을 더욱 좋아하게 된다”고 전했다.

  아이돌보다 덕질을 함께 하는 친구인 ‘덕질 메이트’(덕메)를 통해 팬덤에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는 팬들도 있다. 강유진 씨는 “트위터에서 다른 사람들의 계정을 구독해 이들이 올리는 영상이나 글을 일방적으로 소비할 때보다 내가 직접 트위터 상의 덕메들과 활발하게 온라인에서 대화할 때 덕질이 더 재밌다”며 “덕메가 소속감에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은재 씨는 “멤버의 생일날이면 덕메들과 모여 밤새 놀기도 한다”며 “이런 놀이는 아이돌 덕질을 하지 않는 친구들과는 하기 힘든 것”이라 전했다. 정 씨는 “아이돌을 덕질하는 것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보다 덕메들과 결집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더 크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설명 시작. 아이돌 그룹의 데뷔일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이 제작한 형형색색의 케이크가 식탁에 얹어져 있다. 아이돌 멤버들을 형상화한 동물 캐릭터들이 케이크에 그려져 있다. 사진 설명 끝.
▲아이돌 그룹의 데뷔일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이 제작한 케이크 ©전유현 씨

  팬들은 팬덤 안에서 때론 개별적으로, 또 때론 집단적으로 아이돌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며 다채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팬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 자체로 하나의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팬덤 문화가 이들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팬들이 만들어가는 다채로운 덕질의 세계는 덕질의 동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케이팝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새로운 팬덤 문화가 아이돌 시장에 가져올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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