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하고 유희적인 학원물 드라마를 위해

뻔한 성장서사와 잔혹한 파국을 넘어

  OTT 서비스와 웹 드라마의 약진은 미디어 콘텐츠의 생산과 수용 환경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변화한 미디어 환경 속에서 강세를 보인 컨텐츠 중 하나는 학원물 드라마다. 학원물 드라마는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며 그들의 다양한 일상을 다루는 드라마다. 바야흐로 학원물 드라마는 새 시대를 맞았다. 《에이틴》 (2018-2019)처럼 청소년 시청자 층을 더욱 적극적으로 겨냥하는 웹 드라마가 늘어나는 한편, 《인간수업》(2020), 《지금 우리 학교는》(2022) 등 호러 장르와 결합하며 자극적인 연출이 부각되는 학원물 드라마도 주목받았다. 그동안 학원물 드라마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학원물이라는 장르가 고려해야 할 것들을 짚어봤다.

학원물 드라마와 한국 사회

  학원물 드라마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맞물리며 변화해왔다. 국내 학원물 드라마의 첫 등장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는 《호랑이 선생님》(1981)과 《고교생 일기》(1983)를 학원물 드라마의 시초 격인 작품으로 소개했다. 김 평론가는 “언론 통폐합이 이뤄지고 컬러 텔레비전이 처음 도입되는 등 방송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1980년대에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논했다. 당시 대부분의 학원물 드라마들은 교훈적인 성장 서사로 전개됐다. 이승한 TV칼럼니스트는 “초창기 학원물 드라마는 대부분 자상하고 든든한 선생님 밑에서 친구들과 우정을 쌓으며 다양한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법을 배우는 모범적인 학생들의 삶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시작. KBS 드라마 《고교생 일기》의 한 장면. 학생들이 파란색 체육복을 입고 운동장을 달리고 있다. 사진설명 끝.

《고교생 일기》 영상 캡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모범적인 청소년 상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학원물 드라마는 줄어든다. 이승한 TV칼럼니스트는 “1990년대부터 몸과 생각이 한창 변화하는 시기인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들의 실제 고민과 갈등을 섬세하게 담은 작품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사춘기》(1993-1996), 《청소년 드라마 나》(1996-1997)가 그 예다. 이 씨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훈육적인 주제의식에 갇혀있던 학원물 드라마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신세대문화’의 부상과 함께 학원물 드라마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관점도 있다. 민주화 이후 정치적인 검열이 완화되면서 등장한 ‘X세대’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X세대의 특징은 구세대의 관습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좇는 것이었다. 김선영 평론가는 “이런 문화적 분위기 덕분에 청소년들의 다양한 고민과 성장과정이 학원물 드라마의 중심 소재가 됐다”고 논했다.

  드라마 연구자인 한국공학대 문선영 교수(지식융합학부)는 “학원물 드라마가 활발히 제작되긴 했지만 이 시기의 학원물 역시 여전히 교육적 목적을 다분히 지니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당시 학원물에선 청소년들이 탈선하지 않고 바르게 성장하는 이야기를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전 시대보다는 청소년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지만, 여전히 어른들의 관점에서 청소년을 미성숙한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

  뻔한 성장서사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학원물 드라마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꽃보다 남자》(2009), 《드림하이》(2011)와 같은 하이틴 로맨스 장르 중심으로 변화했다. 이승한 씨는 “드라마 제작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학원물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는 장르가 아니었다”며 “방송사들이 스타들을 앞세운 트렌디 드라마를 제작하는 쪽으로 선택과 집중을 꾀하면서 학원물 드라마의 노선도 로맨스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드림하이》의 공식 스틸컷. 일곱 명의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한쪽을 바라보며 서 있다. 사진설명 끝." width="500" height="333" style="width:500px;height:333px;vertical-align:middle;" >

《드림하이》 공식 스틸컷

  이승한 TV칼럼니스트는 “2000년대 학원물은 입시 비리, 청소년 미혼모, 자살 사건처럼 어두운 소재를 다뤘다는 점도 특징적”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미혼모, 재단비리 문제, 부정입학 등을 다룬 《정글피쉬2》(2010)가 그 예다. 이 씨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드라마의 등장 배경엔 IMF가 있다고 분석했다. “IMF의 여파로 이혼이나 별거 등으로 인해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흔들리며 청소년들 또한 예전과는 다른 수준의 고민과 현실을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원물 드라마에 부는 새로운 바람 

  학원물 드라마의 변천사에는 사회가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도 녹아 있다. 문선영 교수는 “과거의 학원물 드라마가 건강하고 명랑한 청소년의 모습을 제시하는 구도였던 것은 청소년을 보호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그에 비해 최근의 학원물은 “청소년 주체의 내면 심리를 깊숙이 그리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막극 드라마 《17세의 조건》(2019)이 대표적이다. “오락적이거나 자극적인 요소는 별로 없지만, 어른도 아이도 아닌 청소년의 고민과 갈등을 그렸다”는 것이 문 교수의 평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원물 드라마는 안방극장을 벗어나 OTT 서비스와 웹 드라마로 플랫폼을 옮겨갔다. 플랫폼의 변화는 학원물 드라마의 성격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웹 기반의 미디어 콘텐츠 산업은 수용자 중심의 콘텐츠 제작을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 여럿이 모여서 TV를 보기보다 각자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작품을 편한 시간에 찾아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콘텐츠 수용자가 집단에서 개인으로 옮겨가며 보다 다양한 수용자의 특성이 고려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청소년 시청자 역시 새롭게 발굴됐다.

  청소년 수용자를 의식하며 학원물 드라마는 청소년을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내게 됐다. 문선영 교수는 “웹 기반 학원물 드라마는 청소년들이 향유하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담아내고 청소년들을 주체로 그려낸다”고 소개했다.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에이틴》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 교수는 “해당 드라마는 입시나 학교에서의 경쟁·친구관계 등의 소재를 무겁지 않게 다루는데, 오히려 이것이 청소년 주체가 바라본 현실에 가까워 공감을 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웹 드라마의 주된 소비자인 청소년을 겨냥한 작품이었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십대 사이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에이틴2》(2019)은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천만을 돌파했다.

에서 제작한 '에이틴' 시리즈의 한 장면. 여학생 두 명이 교복을 입은 채 등교하고 있다. 사진설명 끝." width="720" height="401" style="width:720px;height:401px;vertical-align:middle;" >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에이틴》 영상 캡처

  파격적인 소재 사용과 새로운 장르적 시도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지상파보다 심의 기준이 느슨한 OTT 플랫폼의 부상이 이러한 변화를 추동했다고 말한다. 이승한 칼럼니스트는 “학원물 드라마가 몇 년 새 범죄의 영역을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평했다. 이 씨는 “이는 《꿈의 제인》(2016)이나 《박화영》(2017)처럼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어떤 환경에 노출되어 살아가는지를 보다 직설적으로 다룬 영화들이 성공을 거둔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인간수업》(2020)은 범죄를 다룬 학원물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인간수업》은 계층화된 사회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매매라는 범죄의 길을 선택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학원물에서 금기시되던 소재를 지상파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수위로 조명한 점이 눈에 띈다. 문선영 교수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촉구하는 측면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설명 시작. 넷플릭스 《인간수업》 공식 스틸컷. 한 남학생이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기 위해 팔을 뻗고 있다. 사진설명 끝.
ⓒ넷플릭스 《인간수업》 공식 스틸컷

넷플릭스 《인간수업》 공식 스틸컷

  호러·스릴러 장르와의 결합도 증가했다. 김선영 평론가는 학원물이 오컬트물과 결합한 《보건교사 안은영》(2020)과 좀비 아포칼립스와 결합한 《지금 우리 학교는》(2022)을 예시로 들었다. 두 작품 모두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다. 김 평론가는 “학원물 드라마가 기존의 전형적 문법을 탈피해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 측면에서 새로운 지평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이 라 덧붙였다.

사진설명 시작.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공식 스틸컷. 한 학생이 도서관 책장 위에 엎드려 있고 그 아래 여러 학생들이 그 학생을 향해 손을 뻗어 그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 사진설명 끝.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공식 스틸컷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공식 스틸컷

‘학원’을 벗어난 학원물 드라마

  전문가들은 근래 학원물 드라마의 변화가 한국 사회의 각박하고 냉소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라 평한다. 이승한 칼럼니스트는 “어렸을 때부터 적자생존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입 받으며 청소년의 삶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청소년의 어두운 삶을 은유하는 장치로서 미스터리나 범죄, 호러 등의 장르가 적극적으로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김선영 평론가 역시 “성장이 멈춘 사회에 대한 불안과 절망의 분위기가 십대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학원물의 호러화 경향에 정서적인 토대를 제공한 것”이라 말했다.

  학원물이 장르의 다양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병폐를 드러내는 거울로 기능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청소년을 소외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선영 교수는 “학원물이 사회 전반의 문제를 얘기하는 콘텐츠가 되면서 오락적 요소나 자극적인 연출을 위해 청소년을 활용하는 방식이 보이곤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이 아닌 이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청소년을 매개로 삼으면서 청소년 시기에 가지게 되는 고유한 고민은 비교적 경시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이렇게 되면 어른들이 즐기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화해 결국 청소년은 사라진 학원물이 되고 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학원물 드라마가 청소년을 소외시키는 문제는 학원물이 자극적인 연출에 경도될수록 심화된다. 이승한 칼럼니스트는 “《인간수업》 속 성매매 알선이나 《스카이캐슬》(2018) 속 비인간적 입시 경쟁 등은 현실성 없는 소재는 아니지만, (해당 드라마에) 반드시 그런 선정적·자극적인 장면이 필요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씨는 “예컨대 《지금 우리 학교는》의 경우 ‘왕따’ 문제를 얘기하기 위해 여성 캐릭터를 성적으로 괴롭히는 장면을 삽입했는데, 스토리텔링 면에서 그게 반드시 성적 수치심을 주는 괴롭힘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김선영 평론가는 “표현의 수위만을 높인 ‘19금’ 작품들은 호러, 느와르 장르에서 오랫동안 문제시되어온 여성 대상화의 관습도 이어받는다”고 비판했다. 청소년 인권문제 연구자로서 서울대에서 학교폭력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김경래 씨는 “학원물 드라마에서 흔히 사용하는 구원서사에서 위기에 놓인 캐릭터는 대부분 여성인데, 여성의 피해 장면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해서 표현하는 일이 빈번한데 이는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성과는 무관하게 여학생들을 성적 자극의 일부로 소비하는 성적대상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극적인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김경래 씨는 ”학원물의 주 시청자인 청소년은 폭력성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학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른 장르에 비해 학원물에서 윤리적 고려가 더욱 필요한 이유다. 김 씨는 “폭력적인 괴롭힘 장면을 반복적으로 그려내거나 이야기가 반전되는 순간의 통쾌함을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피해자가 보복하는 장면을 잔인하게 그려내는 작품이 많다”며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더라도 흥미와 관심을 위해 동원되는 폭력성이 그런 메시지를 압도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비판했다.

  김선영 평론가 역시 “청소년은 모방 위험이 높은 연령대”라며 “자살 등 민감한 소재를 방송에서 보여줄 때는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2017)는 청소년의 자살과 우울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자살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해 논란이 됐다. 해당 작품의 방영 이후 미국 청소년의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 평론가는 “영상물을 심의하고 등급을 분류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인식하고 동일시하기 쉬운 학원물 드라마는 재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시작.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 예고편 캡처. 교내 사물함 앞에 서서 한 여학생이 눈물어린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설명 끝.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 예고편 캡처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 예고편 캡처

학원물 드라마의 미래

  학원물 드라마가 다채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유희적인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유익한 콘텐츠로 남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학원물이 우리 사회의 주변화된 존재인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해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승한 칼럼니스트는 “청소년과 비청소년의 세계가 이원화돼 분리된 상황에서 학원물 드라마는 청소년의 삶이 어떤 현실을 마주하고 있고, 이들의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기성세대에게 인지시킬 수 있다”고 논했다.

  김선영 평론가 역시 “학원물 드라마는 우리 사회에서 발언권을 갖기 힘든 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청소년이 경험하고 있는 삶을 보여줌으로써 청소년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을 확대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 평론가는 “‘학원물’이라는 호칭에 가려져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다문화 2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회수나 화제성만을 겨냥한 자극적인 연출 역시 지양해야 한다. 문선영 교수는 “폭력성과 선정성이 우선시되면 청소년 내면의 다양한 문제는 뒷전이 되어 학원물이 청소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능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승한 칼럼니스트 역시 “학원물 드라마가 청소년과 비청소년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이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문제를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불필요하게 선정적인 방식으로 묘사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대중문화는 청소년을 보호하고 지킬 책무로부터 자유롭지 않기에 청소년의 삶이 누군가의 오락거리로만 착취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극적인 연출이 청소년 당사자들에게도 유해하다는 지적도 있다. 인지적 왜곡과 정서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래 씨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연출은 젠더 감수성과 인권 감수성이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에 부정적인 자극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창 작자가 제작 단계에서부터 소재를 신중히 선택하고, 선정적 연출에 주의해야 한다.

  학원물 드라마를 소비하는 대중과 청소년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필요하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콘텐츠를 분별력 있게 평가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김경래 씨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높은 청소년들은 단지 쾌락지향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단 인권 감수성 등의 관점에서 작품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어두운 현실을 고발하는 학원물 드라마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작품의 소재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건강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선 청소년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학원물 드라마는 청소년의 경험과 고민을 보여주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로 기능해왔다. 나아가 한국 사회의 축소판으로서 우리나라의 위계화된 계층구조, 소수자 차별과 혐오 등의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기능도 수행했다. 학원물 드라마는 뻔한 성장 서사와 잔혹한 파국을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학원물 이 새로운 전성시대를 누릴 것인지, 시청자로부터 외면받으며 침체기를 겪을 것인지는 앞으로의 고민과 행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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