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유독 길었습니다. 분명 매년 겪어온 일임에도 새로운 계절이 온다는 것이 생경할 때가 있지요. 봄 햇살의 따스함이 주는 감각이 마치 전생에 겪었던 것처럼 아득할 때가요. 겨울이 지겨운 만큼 익숙해져서 새봄이 오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졸업이라는 개인적인 전환점을 앞두고 있어서일까요. 변화와 활기의 계절인 봄에도 내 삶은 그대로일 것이 두려워집니다. 모두가 멈춰있는 겨울에 머무를 수 있다면 고요한 삶에도 만족할 수 있을까요.
故 종현의 <우린 봄이 오기 전에>는 다가오는 봄에 대한 두려움을 담은 노래입니다. 날은 따스해지고 있지만 화자의 마음은 여전히 얼어있습니다. 그래서 화자는 마음을 전하고픈 이에게 봄이 오기 전에 만나자고 합니다. 봄이 온 후 자신의 냉기가 상대에게 옮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자신의 마음도 녹을 테니, 그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랫동안 멈춰있던 대학에도 마침내 봄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 사회는 여전히 차갑습니다. 총학생회 선거는 5번째 무산됐고, 학생들의 인간관계는 협소해졌습니다. 3년을 비대면으로 보낸 20학번들에겐 대면 수업보다 비대면 수업이 익숙합니다. 코로나의 냉기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스며들어 녹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자치와 연대는 단어로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은 겨울 안에서도 움직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저널이 만난 학생들은 여전히 대학 교육의 의미와 연대의 가치를 믿고 있었습니다. 학생 대표자들은 학생 사회를 다시 세우고자 치열한 고민을 이어왔습니다. 과거의 봄을 돌이켜보면 늘 이들이 있었습니다. 봄은 봄이 온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 있기에 돌아오는 것이 아닐까요.
봄이 오기 전 만난 학생들은 관계의 소중함을 말했습니다. 아직 얼어있는 이들을 품어준 것은 공동체였습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개화기는 다르더라도 언젠가 꽃은 핍니다. 저널이 봄을 서두르기보다 홀로 얼어있는 이에게 다가가는 언론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