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타임은 대학 생활의 ‘필수템’이 됐다. 지난 2월 한국핀테크연구회와 여의도아카데미가 공동으로 진행한 ‘올해 대학생 필수 애플리케이션’ 설문조사에서는 에브리타임(94.4%)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에브리타임의 주된 특징은 익명 커뮤니티의 존재다. 학생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강의평이나 취업 정보, 각종 대회 및 학교 소식 등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구한다.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면서 에브리타임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반면 익명에 숨은 혐오표현이나 추측성 발언으로 인한 피해도 크다. 2020년 청년참여연대가 에브리타임 이용자 32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79.1%가 소수자 혐오, 익명·막말·비방으로 불쾌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대생은 에브리타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대저널>은 11월 19일부터 11월 25일까지 학번·단과대·휴학여부에 상관없이 서울대학교의 모든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1,195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했고, 응답자의 인적 정보 분포는 <그림 1>과 같다. 설문조사 진행에 있어 한규섭 교수(언론정보학과)의 자문을 받았다.

<그림 1> 응답자의 인적 정보 분포
에브리타임을 얼마나 사용하는가
대다수의 학생이 에브리타임을 사용하고 있었다. ‘평소 에브리타임을 사용합니까?’라는 문항에 67.7%가 ‘예’라고 응답했다. 이용 목적의 경우 ‘자유게시판 등 커뮤니티(66.9%)’, ‘시간표(59.2%)’, ‘동아리 및 학회 정보(44.2%)’, ‘상품거래(22.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주로 다양한 게시판에서 교내외의 정보를 얻는 용도로 에브리타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코로나19로 대면 학교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 학번’(20, 21학번)의 에브리타임 사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본인이 20, 21학번 학부생이라고 밝힌 응답자 총 372명 중 에브리타임을 사용하는 이들은 86.3%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 중 에브리타임 이용자 비율인 67.7%보다 20%p 가량 높은 수치다. 12학번부터 17학번까지의 학부생 응답자 총 221명 중 에브리타임을 사용하는 비율은 68%로, 전체 이용자 비율과 유사했다. 한편 대학원생 응답자 339명 중 에브리타임 이용자는 42.5%로, 전체 응답자 이용률을 25%p 가량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학원생 응답자는 에브리타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에브리타임 글의 내용이 대학원생의 삶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었다.
이용 빈도를 통해 구체적인 사용 양상을 살폈다. 에브리타임 탭의 주 평균 접속 횟수가 ‘1-5회’라고 응답한 사람은 64.5%, ‘6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0.5%이었다. 커뮤니티(자유게시판 등) 탭에 대한 동일한 질문에도 ‘1-5회’(60.8%), ‘6회 이상’(24.4%)의 순으로 나타났다.
에브리타임 이용자의 80% 이상이 커뮤니티 탭에 주 1회 이상 접속한다고 응답한 반면, 실제로 댓글을 남기는 사람의 수는 훨씬 적었다.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탭에 주 평균 몇 개의 댓글을 작성하느냐는 문항에 79.2%가 댓글을 하나도 쓰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같은 문항에 댓글을 주 ‘6회 이상’ 작성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2.2%로, 댓글을 활발하게 작성하는 에브리타임 이용자는 전체 응답자 대비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에브리타임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평소 에브리타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386명의 응답자는 에브리타임을 사용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거나(88명), 사용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사용을 그만둔 응답자(298명)로 나뉘었다. 에브리타임을 한 번도 이용해 보지 않은 응답자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혐오표현이 많다고 들어서’, ‘인터페이스가 불편해서’, ‘스랖(스누라이프)을 이용해서’, ‘에브리타임의 존재를 아예 몰라서’ 등의 이유를 들었다.
에브리타임을 사용하다 그만둔 사람들은 주로 혐오표현이나 갈등 조장 글에 피로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격적이다’, ‘혐오표현이 만연하다’, ‘남성, 보수 위주의 분위기로 편향돼 있다’ 등의 이유로 에브리타임 이용을 그만뒀다고 응답했다. 한 응답자는 ‘비하(단과대, 지역, 고교), 여성 작성자에 대한 음란성 쪽지’ 때문에 에브리타임 이용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 이용 경험에 대한 인식
장점 : 활발한 정보교환 가능
다음으로는 에브리타임 이용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에브리타임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에브리타임의 장점을 1,2순위로 나눠 질문한 문항에, 총 응답자 1,107명 중 41.6%가 에브리타임의 장점으로 ‘정보교환 모임을 만들 수 있음’을 꼽았다(1순위 기준). 주관식 응답도 대부분 정보 습득이 용이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응답자들은 ‘강의평 및 수강편람 등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음’, ‘키워드 검색 시스템이 잘 되어 있음’, ‘학교 공지 정보 외 비공식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음’ 등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반면 ‘친목을 위한 모임을 만들 수 있음’을 1순위 장점으로 꼽은 응답자는 6.3%에 불과했다.
주관식 응답자들의 경우 용도별로 특화된 게시판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개인 관심사에 특화된 게시판을 활용할 수 있다’, ‘수업 뿐 아니라 헬스, 주식 등 게시판별로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밖에도 ‘상품거래 시 사기당할 확률 적음’, ‘대학소속이 증명되니 동질적임’ 등의 장점을 제시했다. 한편 어떤 응답자는 ‘코로나 시대에 소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나, 일회적인 소통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림 2> 에브리타임 장·단점 인식 (1, 2순위 종합)
단점 : 혐오표현 규제되지 않아
에브리타임의 단점으로는 37.4%의 응답자가 ‘혐오발언 필터링 시스템 부재’를 1순위로 꼽았다. 단점을 기술한 주관식 응답도 커뮤니티에 욕설, 근거 없는 비방, 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이 만연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어 형태소 분석기 Okt를 이용해 전체 주관식 답변 266개를 분석한 결과, 에브리타임 단점과 관련해 익명성(38번), 혐오(24번), 편향(19번), 발언(16번), 여론·신고·규제(11번), 갈등·조장(8번), 정지·정치(6번), 제재·차단(5번), 과대(표)·부적절한·욕설·비방(4번), 여론조작(3번), 감정·극단·공격(2번) 등의 단어가 언급됐다.
응답자들은 에브리타임의 관리체계가 혐오문제를 심화시킨다고 봤다. 한 응답자는 ‘누적 신고수로 게시물을 차단하는 규제 방식은 혐오 발언이 커뮤니티의 주류가 된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일부 집단이(개신교인, 여성, 유학생) 더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다른 응답자는 ‘에타 게시글 작성자의 정보는 3개월 후 완벽히 파기되는데, 이는 피해자가 신고를 결심하고 수사기관에서 에브리타임에 정보를 요청하는 데까지 현실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에타식 익명제’는 사실상 익명에 기대 사이버불링을 저질러도 책임을 면피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자극적인 혐오나 비난의 여론이 눈에 띄다 보니 구성원 전체의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익명성 때문에 자극적인 글을 쓰는 소수의 의견이 전체 의견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함’, ‘편향된 담론이 오가면서 사용자 역시 점점 일부의 구성원으로 국한되어가고 있음’ 등의 의견이 있었다.
에브리타임 이용자 구성에 성별, 학년 등의 편향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2/3에 달했다. ‘에브리타임 이용자 구성에 편향(성별, 학년, 전공 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문항에 긍정(‘그렇다’, ‘매우 그렇다’) 응답을 한 사람은 66.4%였다. 13.7%의 응답자만이 부정 응답을 선택했다.

<그림 3> 이용자 구성 편향성에 대한 인식
불쾌하지만, 편리한 에브리타임
에브리타임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83.5%가 에브리타임 이용 시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최대 3개까지 불쾌감의 이유를 선택하게 한 문항에 75.6%의 응답자가 혐오표현을 꼽았다. 그 밖에는 남녀 갈등 조장(62.1%), 막말, 비방(58.5%), 정치적 편향성(34%), 음란(16.4%), 허위정보(14.5%)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주관식 응답에서는 에브리타임에 남녀, 학과별, 전형별, 종교, 외국인, 학내 노동자 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소수자를 비하하는 글이 많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다수의 응답자는 문항 선택지 중 ‘남녀갈등조장’이란 표현을 지적하며, ‘남녀갈등조장이 아닌 일방적 여성혐오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에브리타임에서 불쾌한 경험을 한 후 대부분은 정보공유 용도(68.2%)로만 에브리타임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혔다. ‘반박하는 글이나 댓글을 남겼다’고 응답한 사람은 4.6%에 불과했다.
혐오표현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면서도 상당수의 학생이 커뮤니티의 유용성을 인정했다. 1,107명 중 52.3%의 응답자가 에브리타임의 커뮤니티 기능이 유용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정보 공유와 타 집단 간 소통에 있어서 에브리타임만한 플랫폼이 없다고 말했다. ‘선후배 간 정보공유’, ‘특정 연령대 및 성별문화에서 유통되는 생각을 알 수 있음’, ‘소수 취향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됨’, ‘수강신청 사이트 오류 같은 문제를 빨리 알 수 있음’ 등의 응답도 있었다. 한 응답자는 ‘서울대 구성원의 커뮤니티는 교내 정보공유나 소소한 소통이 가능한 순기능이 있지만, 정치적 이슈에 대한 글의 비중이 높아져 피로감이 커진 것 같다’고 응답했다.
규제에 대한 논란 분분해
불쾌감을 경험한 적이 있는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반면, 에브리타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비율은 49%로 나타났다. 규제를 반대하는 응답자들은 에브리타임에 대한 규제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익명 커뮤니티에 규제를 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고 주장했다.
규제에 찬성하는 응답자들은 주관식 문항을 통해 다양한 규제 방식을 제시했다. 필터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표적이었다. ‘단어 필터링’, ‘혐오 및 비하 발언 필터링’, ‘음란 단어 필터링’ 등이 제안됐다. 혐오 발언에 대한 필터링은 필요하지만, 규제의 현실성에 대해선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신고가 누적될 경우 글의 내용과 관계없이 계정이 정지되고, 추천수가 10 이상일 경우 핫게시판글에 올라오는 현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글도 신고수가 누적될 경우 계정이 정지되지만, 정작 막말이나 혐오 발언을 담고 있는 글은 추천을 받아 계속 공개되는 게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다수결 신고 방식의 규제 방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욕설 사용만을 금지하는 현재의 소극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적 주장을 펴는 유저를 제재해야 한다’, ‘혐오 게시글이나 비밀게시판 글의 경우 핫게시글에 못 올라오도록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응답자는 에브리타임의 실명화를 주장하되 익명 커뮤니티의 장점을 유지할 수 있는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응답자는 ‘특정 게시판에서만 익명성을 보장하고, 익명 게시판에서도 단과대 및 성별의 기초적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응답자는 ‘익명 커뮤니티의 단점만 개선하기 위해 일주일에 랜덤으로 한 명씩 익명 댓글이 실명으로 바뀌게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론장으로서 에브리타임
많은 이들이 온라인 공론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대학 사회에 비대면 공론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총 응답자의 77.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구성원 간 소통과 정보공유는 꼭 필요하며, 대면보다 비대면 상황에서 시공간적 제약 없이 솔직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다수의 응답자들은 온라인 공간이 제공하는 익명성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웠다. 이들은 ‘익명일 때 더 솔직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실제 현실에서 공격받기 쉬운 성소수자, 이민자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많은 응답자가 현재의 에브리타임이 비대면 공론장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기능이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의 문항에 63.6%의 응답자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부족한 혐오표현 규제(34.8%)’, ‘이용자의 편향성(33.2%)’, ‘익명성(28.6%)’이 꼽혔다(1순위 기준). ‘기타’ 응답에서는 ‘신고제도의 악용’, ‘에타를 공론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음’, ‘미성숙하고 공격적인 반응’, ‘무책임한 태도’, ‘건전한 논쟁보다는 가십 소비 경향’ 등이 제시됐다.

<그림 4> 공론장에 대한 인식
반면 에브리타임이 공론장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26.4%는 그 이유로 ‘익명성(36.5%)’, ‘표현의 자유(32.6%)’, ‘넓은 이용층(28.7%)’를 꼽았다(1순위 기준). ‘기타’ 응답에는 ‘뛰어난 접근성’, ‘학교 소속 인증’, ‘정보 교환에 편리한 시스템’, ‘에타 말고는 공론장이 없어보임’, ‘스랖과는 다른 유저층’ 등이 제시됐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 때문에 에브리타임을 사용하지만, 에브리타임에서 구성원 간 건강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 응답자는 ‘에브리타임에 올리는 글은 공적으로 발화하는 의견이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며 공론장으로 에브리타임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강력한 정보 공유의 수단이면서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플랫폼’이 에브리타임의 현주소다. 에브리타임은 자정을 통해 건강한 공론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림 5> 주관식 문항 상위 10개 단어 언급 횟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