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정감사, 일터와 학교의 책임을 묻다

시흥캠 소송, 생협·자체직원 논의돼… 시흥캠 소송인단·대학노조는 시위 진행

  지난 14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서울대를 포함한 국립대 및 국립대병원의 국정감사가 실시됐다. 서울대에서는 오세정 총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사진 설명 시작. 시흥캠퍼스 학생소송인단 대표 A씨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중이다. 피켓에는

ⓒ홍원준 사진기자

  한편 이날 국회 앞에서는 ‘시흥캠퍼스 반대 학생시위 폭력진압 사건 손해배상청구 소송인단’ 대표 A씨가 학교측의 맞소송에 반발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재학생·졸업생 9명으로 구성된 소송인단은 지난 2017년 시흥캠퍼스 반대 학생 농성 진압 사건에 대해 약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학교 역시 이에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는 해당 소송을 위해 5,500만 원 대의 보수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학생들이 요구한 손해배상액인 3,006만 원보다 큰 금액으로 밝혀졌다. 또한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조합원들 역시 자체직원 고용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개별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서울대 국정감사의 주요 질의들은 노동자의 일터이자 교육기관으로서 서울대의 책임을 물었다. 교육위원회는 특히 교내 노동자 처우와 연구윤리 문제를 질타했다. 이번 서울대 국정감사의 쟁점들을 정리해봤다.

생협 및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지난 6월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근무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질의들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에서 드러난 불필요한 근무성적평정과 직장 내 갑질을 지적했다. 그는 담당 팀장의 징계와 산재 신청의 빠른 진행을 촉구했다. 덧붙여 “2019년 국감에서도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며 “이행현황을 보니 (당시 지적한) 휴게공간은 개선됐지만 노동환경과 근무여건 등 일하는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대학노조 송호현 서울대지부장이

 자체직원 고용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개별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송호현 지부장 ⓒ홍원준 사진기자

   이탄희 의원은 생활협동조합(생협) 및 청소노동자의 근로 환경 문제를 거론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 일이 줄었다는 건 탁상공론”이라며 “실제론 방역 업무가 훨씬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급식 노동자들이 방역을 위해 “수백 명이 들어가는 식당 테이블에 설치한 투명 플라스틱 판넬을 일일이 닦아야 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대면 강의 전환의 속도와 인력 충원의 속도가 발맞춰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인원 충원을 당부했다.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재발방지책은 업무강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월 평균 쓰레기봉투 구매량으로만 판단해도 업무량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세정 총장은 “학교 측 판단으로는 쓰레기 봉투량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봤는데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윤영덕.png

서울대 오세정 총장(좌)에게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우) ⓒ국회의사중계시스템

직원 고용 구조 문제

   노동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을 구분하는 고용 구조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원화된 고용구조는 재작년 국정감사부터 계속해서 지적돼왔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의 경조사비와 차별을 지적했다. 오 총장은 “경조사비는 직원들에게 학교가 주는 게 아니고 기금에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동일하게 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발전기금의 일부라고 하면 차별을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은 자체직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직접적인 행정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오세정 총장에게 “자체직원의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동법상의 교섭 외에 총장이 직접 기관장을 통해 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느냐”고 질의하며 자체직원 처우 개선을 위한 장기적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오 총장은 “시설관리직을 용역에서 본부 직고용으로 바꾼 것에도 반대가 심했지만, 총장이 의지를 가지고 한 것”이라며 “예산 문제도 있어 자체직원 고용구조 변경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즉각적인 해결은 어렵더라도 중장기적 기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흥캠퍼스 시위 손해배상 소송

   학내 집회 시위에 대한 인권침해 대응방안도 거론됐다. 서울대는 2017년 시흥캠퍼스 반대 학생 시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탄희 의원은 “학생 대상 손해배상 이유를 보면 학교 명예훼손이 들어가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친화적인 방식으로 학생의 의사표현에 대응하라고 했는데 손해배상 소송은 말이 안 된다”고 질타했다. 더불어 “변호사 수임료가 5,500만 원이고 법원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라며 “학내 인권 친화에 대해 서울대가 고민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세정 총장은 “학생들이 제소한 것에 대해 반소를 했기 때문에 두 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일반적인 것보다 변호사비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오세정 총장에게 “2017년 시위에 대해 물대포를 쏜 것이 반인권적이라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오 총장은 “반인권적이라고 하는 점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인권위가 그렇다고 했으면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이런 태도가 학생 대상의 소송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서울대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더불어 권 의원은 “(서울대의) 인권친화적 집회 시위 대응방안을 보면 계속 인권헌장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인권헌장은 선언적 내용이 들어 있기에 인권친화적 집회시위 대응방안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오 총장은 “사실관계를 보면 학생들도 상당히 폭력적이었지만, 이와 무관하게 인권친화적 대응방안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논문 공저자 논란

   미성년공저자 연구부정 판정도 지적됐다. 서동용 의원은 “전국 40개 국립대의 미성년 공저자 논문 검증 현황을 살펴보면 국립대 연구부정은 45건이었고, 서울대가 절반에 가까운 22건이었다”고 말했다.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미성년 공저자는 교수 본인의 자녀(4건), 동료 교수의 자녀(5건) 또는 지인의 자녀였다. 그중 5명은 부정 판정을 받은 논문을 입시 서류로 제출해 서울대에 진학했다. 서 의원은 “서울대 교수의 자녀들만 이런 기회를 갖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오 총장은 “죄송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서울대 교수와 미성년 공저자 연구부정 판정 논문 현황 ⓒ서동용 의원실.png

서울대 교수와 미성년 공저자 연구부정 판정 논문 현황 ⓒ서동용 의원실

   연구부정을 저지른 교수에 대한 경미한 처분도 문제시됐다. 서동용 의원은 “연구부정 판정 교수에 대한 서울대의 처분은 경고 10명, 주의 3명이 전부”라고 질타했다. 이에 오세정 총장은 “주의와 경고가 많은 것은 징계 시효가 3년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징계 시효가 10년으로 바뀌면 충분히 소거될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서울대 교수들이 많이 적발된 것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매우 철저하게 조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서 의원은 “연구윤리를 외면한 것은 교수들이지만, 개인의 책임을 떠나 대학이 소속 교원과 연구윤리 관리에 책무성을 더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전 기사

생협 노동자들, 이사장과의 면담 요청하며 파업 돌입

다음 기사

“소중한 투표권을 자신의 소신에 따라 사용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