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 탄압하는 부당감사 규탄한다

서울대학교 자치언론기금(이하 자언기) 소속 자치언론은 11월 16일 자치언론기금 감사위원회(위원장 김민성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이하 감사위)가 발표한 감사보고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자언기는 학내 자치언론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구로서, 현재 〈디스에이블〉, 〈서울대저널〉, 〈스누퀼〉, 〈퀴어플라이〉 등 4개 언론이 지원을 받고 있다. 자언기는 총학생회의 산하기구이지만, 자치언론은 총학생회로부터 독립된 주체이다. 각 언론은 독립적인 재정권을 가지며 일부는 광고·후원 등을 통하여 재정을 확보한다. 이는 학생회의 활동을 감시하고, 학생사회 내에서 다양한 의견의 표출을 보장해야 하는 자치언론의 역할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학생회비의 투명한 집행과 민주적 통제라는 감사의 취지에 공감하며, 감사보고서가 제기한 문제의식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번 감사보고서는 원칙과 절차 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자치언론의 독립적 활동이 저해될 뿐 아니라 학내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민주적인 해결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자치언론은 총학생회의 집행기구가 아니다. 감사보고서는 자치언론이 총학생회 집행기구에 적용되는 「재정운용세칙」에 따르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자치언론의 지출 방식이나 세부 내역을 기입하는 방식이 총학생회 집행기구와 다른 점이 중대한 원칙 위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자치언론은 그 특성상 총학생회 집행기구와 다른 운영체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상기하였듯 「재정운용세칙」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자언기는 자치언론이 자언기 구조상  「재정운용세칙」을 그대로 준수할 수 없으나, 「재정운용세칙」의 제정 의도와 마찬가지로 학내 공익을 최우선으로 운영하였음을 소명하였다. 그러나 감사보고서는 이러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세칙을 자의적으로 확대 적용하여 자치언론의 자율적인 재정권을 침해한다.

무분별한 감사 요구는 언론 활동을 위축시킨다. 감사위는 자치언론이 사업 진행일, 담당자, 세부 내역을 보고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뷰에서 다과 및 사례를 제공한 경우 취재원이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는 식이다. 이는 취재원을 보호할 언론의 취재 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특히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경우 취재원의 익명성을 지키는 것이 최소한의 보호 장치다. 학생회의 문제를 취재하고 비판해야 할 자치언론에 취재 활동의 세부 내역을 학생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권력의 입맛에 맞는 글만 내놓으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감사위는 감사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되풀이하였다. 감사위는 감사 과정에서 각 자치언론이 구매한 도서가 무슨 글에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하였다. 이는 언론 활동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다. 각 언론이 글에 필요한 지식을 쌓고 맥락을 이해하기 위하여 구매한 참고서적의 내용은 발간물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감사위는 이를 일일이 들여다보며 언론 활동의 정당성을 검열할 권리가 있다는 양 행동하였다. 감사 일정 또한 일방적으로 설정되었다. 감사위가 자언기에 자료 제출을 최초로 요구한 것은 10월 5일, 추석 연휴 중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겨우 3일이었다. 각 언론으로부터 수십 쪽에 달하는 자료를 취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자언기가 이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을 두고 감사위장은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하였다.

감사보고서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감사위의 무리한 요구에도 자언기와 각 자치언론은 소명에 성실히 응하였으며, 증빙 서류를 수차례 다시 제출하였다. 그러나 감사보고서는 이러한 사실을 누락하고, 자언기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것처럼 서술하였다. 감사보고서는 또한 자언기가 2024년 1학기부터 2025년 1학기까지 장기간 준회원 모집 공고를 하지 않아 배분금을 독식하려 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이다. 자언기는 2025년 1학기에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모집 공고를 정상적으로 게시하였다. 2024년에도 공고를 게시하고자 하였으나, 당시 총학생회장 부재로 홈페이지에 접근할 수 없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감사위가 이를 외면하고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은 처음부터 특정한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였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감사위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자치언론에 돌리며, 단계적 절차 없이 곧바로 기구 해산을 요구하였다. 자언기장은 회계 및 학생회비 운용에 대한 이해가 총학생회 대표자 및 집행위원에 비하여 미비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총학생회는 「재정운용세칙」의 준수 의무에 관하여 자언기에 안내한 바가 없다. 자언기의 예결산은 수년간 전학대회나 총학생회운영위원회에서 문제없이 통과되어 왔다. 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운영위원회가 지명한 자언기 파견위원 역시 그간의 재정 운용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경우 시정 권고, 경고, 활동 제한, 예산 삭감의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해임·해산을 검토하지만, 감사위는 곧바로 최고 수위의 처분인 해임·해산을 요구하였다. 그간 용인되어 온 관행에서 비롯한 문제를, 자언기장과 자치언론에 전가한 셈이다.

소통과 협의를 통하여 대안을 모색하길 희망한다. 자언기는 서울대 자치언론이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추고 활동하는 데 필수적인 재정 기반이다. 현재 자치언론들은 무리한 감사로 기금 배분이 지연되어 발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언기가 해산되면 학내 언론 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자치언론의 상황을 반영한 재정 운용 지침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자언기 지원금 활용에 적용할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고, 자언기와 총학생회 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 자치언론은 이에 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의지가 있다.

자언기의 목적은 본부와 학생회로부터 독립된 자치언론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재정 기반을 보장하는 것에 있다. 학생회가 자신을 비판할 수도 있는 언론을 지원하는 이유는, 이러한 독립성과 자율성이야 말로 학생사회의 공공성을 지탱하는 핵심 조건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면 대화와 협의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학생사회 민주주의의 원칙이다. 감사위는 자언기와 자치언론을 동등한 대화 상대로 간주하는 대신, 권력에 기대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였다. 일말의 소통도 없이 부당한 감사로 문제에 접근한 감사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감사위는 걸어 잠근 대화의 빗장을 열어 언론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2025.11.18.

서울대학교 자치언론기금 회원 자치언론

디스에이블, 서울대저널, 스누퀼, 퀴어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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