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저널〉은 독자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독자편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서울대저널〉이 발행될 때마다 평가모임을 가지며, 그 결과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2025년도 2학기 독자편집위원으로 김한결(지리교육 20), 박승열(인류 23), 박정우(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 씨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 널 192호 커버스토리 ‘관악의 민달팽이들’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김한결 주거권이 추상적 담론이 아니라 청년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잘 드러냈다. ‘관악의 민달팽이들’이란 제목이 보여주듯 관악구 이야기에 집중한 점이 좋았다. 두 번째 기사 ‘대학동 청년안심주택, 높은 임대료의 비밀’은 청년안심주택의 터무니없이 비싼 임대료를 입체적으로 지적했다. 구조가 탄탄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규명했다. 세 번째 기사 ‘봉천동 사회주택 보증금 사고, 서울시 책임은 어디에’도 특정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서울대저널〉의 기존 기사들은 많은 쟁점을 던지는 탓에 읽고 나면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 호에선 모든 기사가 초점을 좁혔다. 마지막 기사 ‘청년을 빼놓고 주거정책을 논하지 말라’는 전문가의 목소리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박승열 민달팽이와 관악구 청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호기심을 돋우는 제목이었다. 나 역시 대학동 자취생의 입장에서 기사를 읽었는데, 첫 번째 기사 “어쩔 수 없죠, 감수해야죠.”에 실린 성우 씨의 집 사진을 보고 의아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환경이면 내 주변과 비교할 때 쾌적해 보였다. 기사에서 주거빈곤과 최저주거기준을 언급한 만큼 더 열악한 처지에 놓인 이를 섭외해도 좋았겠다. 식비가 많이 나가서 힘들다는 내용엔 공감했다. 관악구에서 삶을 이어가다 보면 나도 기사에 나온 취재원들과 비슷한 처지가 될 것 같아서, 언젠가의 내 모습을 그려보게 됐다. 두 번째 기사에서 다룬 센터스퀘어 서울대점은 우리 집 근처인데, 이런 이야기가 얽혀있는지 몰랐다. 앞 기사들에서 열거한 문제를 마지막 기사에서 종합한 게 인상적이었다.
박정우 이번 호 ‘편집실에서’는 현실과 맞닿은 이야기에 주목하겠다고 밝혔는데, 특히 커버스토리에서 그 점이 잘 드러났다. 또 지난 모임에서 인터뷰 기사에 인포그래픽을 보강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는데, 마지막 기사에 성실하게 반영됐다.

저 널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김한결 수습 기사들이 인상적이었다. 커버스토리가 청년 문제를 조명했다면 ‘관악구에 노인도 살아요’는 관악구 노인에 주목해 신선했다. 기자가 현장에 오래 머무른 흔적이 보였다. 풍경 묘사와 인터뷰 내용 모두 그곳에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당연하지 않은 복날 보양식’도 흥미로웠다. 현장에서 보고 들은 걸 실감 나게 옮긴 글을 읽으니, 잔혹한 풍경에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윤리를 앞세워 채식을 강요하는 대신,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뒀다. ‘젖은 몸, 시선의 시장에 놓이다’도 당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여성 연예인의 신체 노출이 개인의 의지인지, 구조적 착취인지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고 입체적으로 서술했다.
박승열 기고 ‘‘해결’ 없이 ‘처리’만 남은 학교폭력,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를 꼽고 싶다. 매체에서 자극적인 학교폭력 사건만 다루다 보니 갈등 중재에 관심 갖기 어려운 것 같다. 법으로 전부 해결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적절히 지적했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지라 ‘고기 먹는 사회’를 돌아본 수습 기사도 와닿았다.
박정우 마찬가지로 학교폭력에 관한 기고가 재밌었다. 기고자가 현장에서 사태 전반을 면밀하게 파악한 것 같다. 학원부 기사 ‘서울대, 히트 상품이 되다’에서 ‘샤’ 구조물을 뒤덮은 낙서를 문제로 제시하는데, 이게 서울대 안에서 문제시된다는 사실 자체가 의아하고 흥미로웠다. 사진 속 낙서를 보면 학업 성취를 기원하는 말이 가득하다. 어떻게 보면 서울대를 존속시키는 학벌주의가 드러나는 또 하나의 장 아닌가.

저 널 192호에 대한 총평을 부탁한다.
김한결 커버스토리는 우리 주변 문제에 명쾌한 답을 제시했고, 수습 기사들은 당연시되는 것에 의문을 품게 했다. 관악구 자취생으로 내가 사는 동네를 더 입체적으로 보게 됐다. 사설 캠퍼스 투어를 취재한 기사를 평하자면, 이전부터 학내에서 말이 많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건 필요한 일이다. 다만 여러 이해관계를 지나치게 중립적으로 서술했다. 사설 업체의 수익 창출이 바람직한지,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이 왜 매년 적자를 내는지 더 파고들 수 없었나. 사설 업체의 목소리를 담은 건 좋았지만, 여러 사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지나친 게 아쉬웠다.
박승열 서울시청, SH 등 공공기관의 입장을 듣고자 정보공개청구를 비롯해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 기자들이 직접 속사정을 파헤친 덕에 기사의 문제 제기가 정당해 보였다. 또 수습 기사 ‘나는 유치원의 ‘NPC’입니다’는 취재원의 말을 생생하게 살려 몰입감을 높였다. 기획기고 ‘광장 이후’도 재밌었다. ‘빛의 혁명’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이들은 대선 이전에도, 지금도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조명하는 의의가 있다.
박정우 문화부 기사 세 편 모두 명확한 정답을 내놓기보다 독자에게 판단의 여지를 남겼다. 다만 세 기사 전부 사회면에 실렸어도 무방했을 것 같다. 부서 간 경계가 불명확해 보였다.
저 널 〈서울대저널〉이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박승열 축제가 열려도 학교 분위기는 그대로다. 축제를 만들고 유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또 9월에 학교생활을 시작한 외국인 학생들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한국어 실력도, 각자 처한 환경도 다를 텐데 어떻게들 적응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