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경매에 삶 흔들린 청년들 “서울시가 해결 나서라”

6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 청년안심주택 ‘잠실센트럴파크’ 강제 경매 사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 비상대책위원회(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사진 설명 시작. 청록색 유리창과 구조물로 지어진 서울특별시청이 뒤편에 있다. 서울특별시청 청사를 배경으로, 열 명 가량의 사람이 나란히 서 있다. 저마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SH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임대 주택’과, 공공 지원하에 민간사업자가 공급하는 ‘민간임대 주택’으로 나뉜다. 강제 경매 사태가 벌어진 잠실센트럴파크는 민간임대 주택에 해당한다.

건설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시행사가 시공사에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3월 9일, 잠실센트럴파크의 강제 경매가 개시됐다. 경매가 진행되며 잠실센트럴파크에 입주해 있는 청년 134세대가 총 238억 원 규모의 보증금 피해 위기에 처했다. 세 달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보상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설명 시작.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여성이 클로즈업 돼있다. 검은 마스크에 검은 상의를 입고 있다. 손에는

기자회견은 입주자들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입주자 A씨는 “청년안심주택에 입주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경매 사태를 겪고 서울시청 앞에 서게 됐다”며 발언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38억 원의 보증금은 원금 상환이나 사업비 등으로 사용돼 사실상 공중에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입주자 B씨는 “변화와 도전의 기로에 선 청년들이, 서울시의 부실한 정책으로 보증금과 함께 인생 전체가 발목 잡힌 상황”이라 토로했다.

사진 설명 시작.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여성이 클로즈업 돼있다. 연분홍 상의를 입고 손에는

이어 송파구의회 정주리 의원이 연대 발언에 나섰다. 정 의원은 “이 사태는 단순한 민간 분쟁이 아니”라며, “공공성을 담보로 정책을 설계한 서울시가 위험부담을 청년들에게 전가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공적자금을 투입해 SH공사가 잠실센트럴파크를 매입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를 당장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파구의회 박종현 의원도 “이 사태의 진정한 해결은 SH공사의 매입 외엔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서울시가 직접 개입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고 모든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가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이철빈 공동위원장의 발언이 뒤따랐다. 이 위원장은 “세입자들은 서울시를 믿고 계약한 것”이라며, 사적 계약에 일일이 개입할 수 없다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한 서울시를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부실한 사업자에게 공공의 자원을 낭비하고, 힘없는 임차인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이 지자체의 책임 있는 자세가 맞냐”고 물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서울시가 전면에 나서기를 촉구했다.

사진 설명 시작.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여성이 클로즈업 돼있다. 흰색 상의를 입은 발언자의 손에는 피켓이 들려있다. 발언자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두 명 정도의 참가자가 있고 엄숙한 표정으로 피켓을 들고 발언을 듣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 설명 끝.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선 민달팽이유니온 김가원 사무처장은 청년 세입자의 주거 관련 문제 제기가 이전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최근 5년 사이 청년안심주택에선 부당한 관리비 예치금 요구, 세입자를 향한 폭언 등 갖가지 문제가 벌어져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봉구 청년안심주택에서도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일어난 바 있다. 김 사무처장은 반복된 피해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지금도 청년안심주택 신규 공급을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 발언했다. 김 사무처장은 공급 확대라는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치중하는 서울시를 비판하며, “입주 후 세입자가 불합리를 겪는지 관리·감독하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실적”이라 밝혔다.

발언을 마친 후엔 기자회견문 낭독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정책 실패에 대한 서울시장의 공식적 사과 ▲보증금 즉시 반환 ▲거주기간 보장과 공공 매입 등 실질적 대책 마련 ▲서울시청 내 TF 구성 ▲청년안심주택 정책의 원점 재검토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사진 설명 시작. 두 명의 사람이 사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왼편에 있는 사람은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민원서류를 서울시청에 제출했다.

이하는 기자회견문 전문.

청년의 보증금을 돌려달라!

서울시는 청년안심주택 강제 경매 사태에 즉각 책임을 져라

우리는 오늘, 서울시청 앞에 모였습니다. 청년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수억 원의 보증금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민간 시행사와 함께 공급한 ‘청년안심주택’ 사업. 그 이름에 ‘안심’이란 말이 있었기에, 우리는 서울시를 믿고 입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 입주민 134세대는 총 238억 원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세대는 세대당 최대 약 3억 2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시행사의 보증보험 미가입, 자금 유동성 부족, 시공사와의 공사비 분쟁, 그리고 강제경매 개시까지, 이 모든 과정을 서울시와 SH공사는 알고도 방치했습니다. 이는 분명한 공공의 관리·감독 책임 부실이며, 서울시 주거정책에 대한 중대한 신뢰 훼손입니다.

최근 대주단이 우리 입주민을 경매 선순위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로 인해 우리는 ‘전세사기 피해자’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피해는 분명한데, 제도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제도적 사각지대에 고립되어 있습니다. 서울시는 “보증보험 가입을 권고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이 권고만 했다고 면책될 수는 없습니다. 사실상 아무런 관리도, 점검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합니다.

● 서울시장은 “청년안심주택” 정책 실패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 임대사업자는 현재 지연되고 있는 보증금 반환 의무를 즉시 이행하라

● 서울시는 ‘잠실센트럴파크’ 경매 사태에, 기존과 같은 10년의 거주기간을 보장하고, 피해주택 공공매입과 같은 전세사기특별법에 준하는 조치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 서울시는 본 사태를 책임있게 해결하기 위한 TF를 구성하고, 대책위와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라

● 서울시는 “청년안심주택” 정책을 즉각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청년안심주택은 단순한 임대 공간이 아닙니다. 이곳은 청년의 출발선이고, 주거권이며, 서울시가 약속한 ‘안심’의 상징이었습니다. 이제 그 약속을 서울시가 지켜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서울시는 지금 행동하십시오. 우리의 요구가 외면된다면, 우리는 더 강력한 집단행동과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입니다. 청년의 삶을 서울시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2025년 6월 27일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 비상대책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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