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살아갈 미래에 함께 정치하자

나의 삶을 담은 의제를 통해 청년 정치의 미래를 바라보다
▲청년 의견 국정 반영 정도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송나윤

  길가에 현수막이 걸리고 피켓을 들고 인사하는 이들이 보이면 사람들은 비로소 선거철이 왔음을 실감한다. 알록달록한 현수막에는 행인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여러 문구가 쓰여있다. 과학 강국으로 나아가자는 한 표, 경제를 살릴 한 표, 저출생·고령화 문제의 해법이 될 한 표를 바란다는 문구 사이로 청년을 위한 표를 던지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청년 정치는 청년을 대변하는 정치와 청년의 처지를 이해하는 정치 중 무엇을 의미할까. 혹은 청년 공약을 내세우는 정치나 청년 후보를 대거 공천하는 정치일까. 청년 정치인의 국회 입성이 쉽지 않은 현실은 청년의 삶이 정책에 잘 반영되지 않는 결과를 낳고, 이는 정치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지운다. 그러나 청년이 목소리 내기 힘든 환경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란 쉽지 않다. 미래란 그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청년이 사라진 정치 현실에서 청년 정치가 나아갈 길을 바라봤다.

지속가능한 정치

▲청년 의견 국정 반영 정도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송나윤

  2023년 4월 한국리서치가 시행한 청년세대 여론조사에서 청년의 의견이 국정에 반영되냐고 느끼냐는 질문에 전체 청년의 41%가 ‘반영되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했고 31.6%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70%가 넘는 부정 답변은 청년의 낮은 정치 효능감을 보여주며, 이는 청년층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정책에서 기인한다. 청년기본법에 따라 시행된 ‘2022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서도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실현하는데 정부의 정책이 충분히 갖춰졌냐는 질문에 과반수가 ‘갖추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1.9%에 불과했다. 청년층이 마주한 각종 문제에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건 주로 50대 남성으로 표상되는 기성 정치인이다. 문제를 경험하는 집단과 대안을 제시하는 집단이 분리된 상황에서, 당사자의 삶에 대한 이해 없이 나온 공약은 현실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청년 정치는 국회에 입성한 청년 정치인의 수가 너무 적고 청년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 모두 한계를 가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 출마한 만 39세 이하 청년 정치인 후보는 총 37명으로 전체 후보자 대비 5.4%에 불과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당선이 어려운 험지에 배치됐다.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당선 안정권에 배치된 청년은 5명 안팎이었다. 최종적으로 당선된 40세 미만 정치인은 모두 14명으로 전체 국회의원의 4.6%를 차지했다. 이는 제21대 총선보다는 높지만, 국제 평균 40세 미만 의원 비율인 18.8%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청년 유권자 비율이 2023년 기준 28.8%임을 고려했을 때 인구 구성비를 반영한다고 보기도 힘들다. 

  국민의 선거를 통해 구성되는 의회는 다양성이 높을수록 대표성을 가진다고 평가받는다. 의원 개개인이 자신의 사회적 배경에 따라 해당 집단을 대표하는 의정활동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세대의 비율이 적다면 의사결정 과정에 이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또한 생물학적 나이가 청년임에도 청년의 입장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하고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거나 공천을 위한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일부 청년 정치인의 모습은 청년 세대의 외면을 부른다.

  또한 우리 시대의 청년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 다양한 배경을 가지므로, 이들을 청년이라는 틀에 한정해 바라보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일반적인 청년 담론에 포섭되지 않는 학교 밖 청년, 자립준비청년, 장애를 가진 청년, 제도 밖 청년 예술가, 청년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청년 등은 청년 의제에서 소외돼왔다. 주로 수도권에 거주하는 중산층 남성 대학생으로 표현되는 오늘날 청년층에 대한 일반적 이미지는 젠더와 계급 같은 실제 청년의 다양성을 왜곡한다. 청년이 가진 세대적 특징에 주목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이질성은 지워진다.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김선기 연구원은 『청년팔이 사회』(2019)에서 사회 문제를 세대주의 관점에서 논하는 과정에서 청년이 자신들의 뜻과 무관하게 특정 범주에 대한 지식 생산의 정당화를 위해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을 각기 다른 개인이 아니라 공통점을 가진 하나의 세대로 보며, 청년에 대한 일반적 이미지를 모든 청년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해 정치를 넘어 많은 분야에서 오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청년이라는 기표는 청년 내부의 다양성을 지우는 것을 넘어 청년이라는 틀 자체를 공고히 만들고, 그 과정에서 일반적 이미지에 해당하지 않는 청년의 이야기는 버려진다. 그러나 정치권이 만들어낸 청년의 정형성에 들어맞지 않는 이들이 훨씬 많다. 따라서 정치인은 정책과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청년의 이야기가 배제되고 어떤 청년의 이야기가 포섭되는지, 혹은 과잉 대표되는지 계속 살펴야 한다.

  그럼에도 청년을 호명하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 청년이 있기 때문이다. 정지우 변호사는 『세상의 모든 청년』(2022)에서 미래란 청년들의 것이기에 이들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상상할 때 사회가 계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우리는 우리 이후의 시대, 사회, 삶이라는 것을 책임져야 한다’며 그 수단으로 다양한 삶의 형태를 지닌 청년이 정치의 표면에 드러나길 촉구했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청년 정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청년 정치는 청년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계속 살아갈 이유를 제공하며 청년의 삶을 담은 정책이 국회의 문턱을 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의 삶을 담아내는 정치

  현재의 정치 환경에서는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힘들다. 단순히 청년 정치인의 수가 적다는 문제를 넘어, 그 구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제21대 국회를 구성한 300인의 국회의원 중 21.3%가 정당인 출신이었고, 법조계와 공무원 출신이 뒤를 이었다. 높은 학력에 많은 재산을 가진 기성 정치인이 청년의 삶을 제대로 헤아리긴 어렵다. 경쟁에 대한 높은 압력을 견디며 저성장 시대를 사는 청년과 살아온 환경이 다른 기성 정치인은 삶의 우선순위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표성의 한계를 가지는 국회는 다양한 삶의 궤적을 가진 오늘날 청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국회의 현실을 지켜본 20·30 세대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높은 무당층 비율을 기록했다. 무당층이란 지지하는 정당을 정하지 못한 이들이다. 전문가들은 무당층 비율이 높은 이유를 청년의 정치적 무관심에서 찾았다. 그러나 무당층을 무관심으로 치환하기는 이르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청년이라도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비현실적 공약과 자신의 삶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현실에 피로감을 느껴 의식적으로 아무런 정당도 지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의 무관심을 문제 삼기 전에 청년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공약이 있는지, 청년의 의사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존재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실제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의제가 무엇이라 생각할까.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위해 투표한다는 청년 두 명을 만났다.

  지금(가명) 씨는 10대 후반부터 자신의 정치적 주관을 세우고자 선거철마다 공약을 살폈다. 올해 20세가 된 지금 씨는 첫 투표를 준비하며 공약집을 읽고 정치 용어를 알기 쉽게 알려 주는 뉴스레터를 구독했다. 지금 씨는 이번 총선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건 정치인 A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관련 단체에서 활동 중인 지금 씨는 작년에 발의된 생활동반자법이 있기에 자신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동성 연인을 배우자로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지금 씨는 결혼해 아이를 낳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아서 두려웠다. 하지만 함께 살며 서로를 돌보면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있다는 생활동반자법을 보고, 지금 씨는 “이 변화가 진짜 이뤄지길 희망하고 이를 언급해주는 것이 고마워 계속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 A씨에게 표를 던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공약은 전면에 내세울수록 공격받기 쉽기에 투표로 이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둥둥(가명) 씨는 이번 총선에서 기후 공약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둥둥 씨는 기후위기가 시급한 사안이기에 관련 의제가 국회의 문턱을 넘도록 탈핵과 기후정치를 주장하는 B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가 투표하는 이유는 “조금 더 나은 지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서”였다.

  지금 씨와 둥둥 씨의 표는 최악을 막기 위해 던지는 표가 아니라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표였다. 청년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공약 안에서 그가 바라는 미래를 엿볼 수 있다. 결국 청년을 투표소로 이끄는 동력은 자신의 삶을 담은 공약이 현실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지속가능한 정치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연대하고 있을까. 

나를 움직이는 정치 

  정당별 공약을 정리해 공유하는 단체부터 총선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는 단체까지 청년 정치를 향한 연대는 다양한 집단을 구심점 삼아 이뤄지고 있다. SNS를 매개로 더욱 활성화된 청년들 간의 연대는 청년 정치인의 양성에 힘을 싣고 청년의 삶을 담은 공약이 국회의 문턱을 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처럼 청년 당사자가 자신의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대안을 의논하는 과정에서 청년의 정치 효능감은 높아진다.

▲역공약 캠페인을 진행 중인 모습 ©뉴웨이즈

  청년 정치인 양성을 돕는 단체 중 하나인 뉴웨이즈는 만 39세 이하 ‘젊치인’의 도전과 성장을 지원한다.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는 국회가 연령 다양성을 확보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목소리 낼 수 있어야 정치가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청년이 정치인에게 무언가 요구하고 답변을 들을 기회 자체가 충분치 않다. 뉴웨이즈는 청년의 정치 효능감을 높이고자 총선 기간 동안 유권자가 후보들에게 원하는 공약을 먼저 제시하고 후보들의 응답을 받는 ‘역공약 캠페인’을 전개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청년 정치인을 응원하는 문구와 함께 온라인 공간 속의 국회의사당 앞에 드러눕는 ‘누울자리 캠페인’을 진행해 청년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다. 박 대표는 한국 정치 시스템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청년 정치인 양성을 위한 투명하고 체계적인 정치 환경이 마련됐을 때 소신 있는 청년 정치가 가능함을 강조했다.

▲누울자리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뉴웨이즈

  청년 정치인의 성장을 돕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뿐 아니라 청년의 욕구에 귀 기울이는 시도도 필요하다. 지난 2월 14일 ‘새진보연합 청년·대학생위원회(청년·대학생위원회)’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라운드테이블 ‘청년이 제시하는 2024 총선의제’를 개최했다. 〈라이프인〉에 따르면 이들은 청년의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는 정치, 청년들이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는 데 있어 느끼는 거부감과 무관심과 같은 청년을 중심에 둔 문제뿐만 아니라 노동에서의 성별 불평등과 기업과 사용자의 노동 착취적 행보, 탈원전·탈석탄과 같은 다양한 문제에 대해 두루 이야기했다. 해결 방안 역시 차별금지법 제정부터 탄소세 도입까지 사회의 전 영역을 아울렀다.

  이처럼 청년의 관심은 청년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가닿으며, 사회 환경 전반의 개선을 촉구한다. 지금까지 청년 정책이라고 뭉뚱그려 왔던 일자리, 노동, 주거, 환경 문제 등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청년·대학생위원회 조성윤 위원은 얼마 전 인력 충원을 요구하던 서울대 학내 노동자의 시위를 언급하며 일상을 구성하는 타인의 노동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때까지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청년·대학생위원회 노서영 위원은 인류가 마주한 복합위기를 돌파하고자 여성·성소수자·장애인·이주민 인권을 말하는 것이 보편이 되는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청년·대학생위원회 이가은 위원은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아무도 다가올 내일과 미래의 삶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계속 기억하고 서로의 상실을 보듬을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목소리 낼 것을 다짐했다. 청년을 움직이는 정치는 청년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현재를 붙드는 모든 문제를 말한다.

▲청년이 제시하는 2024 총선 의제 라운드테이블 포스터 ©새진보연합 청년‧대학생위원회

나-청년-미래 정치 

  청년 문제가 청년의 독자적 문제라고 말하거나 사회 문제를 세대 프레임으로 환원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긴 허구라고 평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중 어느 것도 청년 문제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청년을 하나의 개념으로 규정하려는 시도가 도리어 청년을 틀에 가둘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을 세대주의에 한정하는 이전의 시각을 버리고, 더 확장된 미래를 상상할 때다. 김창인 외 2명은 『청년현재사』(2019)에서 ‘청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곧 우리 사회가 나아갈 미래의 가치 영역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청년은 한국 사회가 겪는 여러 문제에 동시다발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멀리 보면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결국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과 연결된다. 

  청년 문제를 따로 규정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이 가지는 다양한 위치성 때문이다. 청년은 청년이라는 특성 외에도 다양한 정체성을 동시에 횡단하는 존재다. 이가은 위원은 청년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모든 이가 청년이고, 여성이며, 대학 진학자인 자신과 동일한 위치에 있지는 않다며 “모두가 가지는 삶의 내러티브 속에서 교차하는 서로의 정체성이 맞물려 우리 사회를 구성한다고 생각할 때 당사자와 비당사자, 그들의 문제와 나의 문제라는 이분법을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의 삶에 개입한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다양한 삶에 내재한 불편함을 볼 때 개인의 문제를 넘어 세계로 확장할 수 있다. 

  즉, 청년을 집단적 실체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다. 연령은 세대 구분의 표식이 될 수 있을지언정 청년 전체를 표상하기는 힘들다. 또한 연령에 기반한 담론의 형성은 특정 정체성을 가지지 않음에도 문제를 겪는 이들을 소외시키거나 해당 집단만의 문제로 고착화할 수 있다. 청년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넘어 새로운 담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년이라는 틀 안에서 역동하는 다양한 개인에게 주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성윤 위원은 “청년은 단일한 집단이 아닐뿐더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청년에게만 힘든 세상인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청년이 목소리 높여야 하는 이유는 기성정치가 청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현재 상황에 있다. 청년 정치는 결국 기성정치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청년 정책은 세대 내 공통점에만 주목해 청년 내부의 이질성을 지웠다. 모든 다름에 초점을 맞추지는 못하더라도 각각의 개별성을 조명하려는 시도는 중요하다. 특히 젠더와 계급, 장애와 인종이 청년이라는 정체성과 교차할 때 생겨나는 고유의 경험은 특정 범주로 분리될 수 없다. 개인이 속한 여러 구조가 계속해서 새로운 위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을 취약하게 하는 현재의 구조를 돌아봐야 한다. 청년을 동질적 틀 안에서 정의하려는 이러한 구조를 직시하고 청년이라는 경계 너머를 상상할 때 우리는 각자의 약함을 보듬고 우리가 마주한 문제를 넘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선거철이면 한국 청년은 정치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말이 들린다. 각종 수치가 보여주는 청년의 낮은 정치 참여는 청년을 무책임한 세대로 비춘다. 청년은 정말 정치가 자신과 무관하다고 여길까. 

  청년은 정말 아무도 뽑지 않을까. 사실 청년은 뽑을 후보가 없어서 망설인다. 청년은 정말 정치에 아무런 기대를 품지 않을까. 사실 청년은 자신의 삶과 동떨어진 공약 앞에서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깊이 숨겨둔 기대 한 조각을 쉽게 버린다. 청년은 정말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만 목소리를 높일까. 사실 청년은 노동과 주거, 환경을 비롯한 사회 전 영역의 문제 해결을 간곡히 바란다. 청년 문제가 모두의 문제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리베카 솔닛은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2018)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믿는가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청년 정치의 정신은 조금 더 나은 미래에서 살고 싶다는 믿음에서 시작됐다. 그러니 우리 함께 정치하자, 경계를 넘나들며 함께 미래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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