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노동 동향에서는 1학기 동안 학내 노조들의 동향을 정리했습니다.
※ 서울대학교노동조합(서울대노조)는 법인직원과 조교, 자체직원, 시설관리직 노동자 등으로 구성돼 있고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대학노조)는 자체직원, 학사운영직, 생협 노동자 등이 소속돼 있습니다. 미화·경비, 기계·전기 등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주로 가입한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일반노조)는 이번 호에는 답변을 주지 않아 제외했습니다
“자체직원 문제도 발전계획에 포함해야 해”
대학노조 송호현 지부장
작년 11월 임금협약 조인식에서 생협 사측과 함께 마련한 115단계 임금체계 개선 협의체 운영이 4월 20일까지로 연장됐다. 현재 임금체계 개선이 마무리됐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임금체계 개편으로 생협에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생협 사무처는 운영의 어려움, 지속되는 적자, 기존 직원의 임금 인상을 이유로 신규임용된 직원의 첫 월급을 서울형 생활임금만큼 올리자는 요구에 반대 의견을 냈다. 현재 서울대 생협의 신규직원 초봉(월급)은 200만 원 미만으로 최저임금을 겨우 상회하는 수준이다. 반면 서울시의 생활임금 조례에 따라 보장된 ‘서울형 생활임금’은 2022년 기준 월 225만 원 정도로, 단체 급식 노동자 인력 충원 시 관악구 인근의 급식실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울대 생협은 애초에 수익사업장이 아니고, 적자 보전을 위해 식비를 인상하면 학내 구성원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므로 서울형 생활임금만큼 급여 수준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존재하나 논의가 부재한 노동 문제에 대해 한마디 해주신다면.
현재 본부는 2022~2040년 서울대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비정규 ‘자체직원’에 대해서 전혀 다루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전환 정규직인 무기계약직 자체직원들이 2천여 명 정도나 되는 규모임에도 말이다. 2011년 국립서울대학교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전환이 될 때도 자체직원 운영에 대한 소수 의견은 반대 여론으로 제외됐다. 법인화 이후 11년이 지난 현재까지 자체직원 문제는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고, 이번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여러 주제 중에서도 또다시 제외된다면 2040년까지 자체직원의 노동조건은 다뤄지지 않을 것이다. 발전계획에서 자체직원 사안을 다루고 노동조건 개선 방안을 논할 필요가 있다.
“청소노동자의 정년 통일 필요해”
서울대노조 류영민 위원장
법인직원 단위의 교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예년에 비해 임금협약·단체협약안을 4개월 정도 늦게 제출했다. 교수노조에서 일부 법인직원이 교수보다 급여를 더 많이 받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교수노조의 주장은 사실과는 다르다. 법인직원의 경우 교육지원비라는 이름으로 받던 임금분을 기본급에 포함했고, 교수는 그러지 않았다. 물론 직원보다 교수가 교육지원비 차원으로 지급받는 금액 자체는 훨씬 크다. 법인직원은 교육지원비가 기본급에 포함돼 있다 보니 명절휴가비나 잔업 수당 등 기본급에 연동돼 지급되는 수당이 더 커지기도 했다.
이런 부분이 이슈가 되는 게 조심스럽다. 인건비는 국가에서 나오는 것이고, 돈을 더 받기 위해 내부 갈등을 벌이는 것으로 비춰지면 어쩌나 하는 우려다. 그럼에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근거로 타 대학의 교수 임금이 아니라 법인직원의 임금을 문제 삼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 조합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시설관리직 관련 교섭 상황도 궁금한데.
청소·경비직의 경우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본부 측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용역업체에 고용돼 있을 때는 정년 65세에 촉탁직 재고용이 3년 동안 보장돼서 총 68세까지 일할 수 있었다. 2018년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고 난 뒤에도 정년 관련 사항은 유지됐다. 이후 노동자의 퇴직으로 생긴 자리를 공채로 뽑을 때는 정년 60세에 촉탁 5년이 고용조건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 사업장 안에서 정년이 3년이나 차이가 나는 경우가 생긴다. 조합원 내에서 갈등 소재가 될 수 있어 조합 차원에서도 촉탁 기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여름 관악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도 있었고,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면서 본부는 정년 연장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기계·전기직은 연공서열을 고려한 직무직급제 도입 논의가 많이 진전됐다. 완전한 호봉제는 아니지만 호봉 상승이 가능한 구조에 근접해가고 있다. 몇 년에 몇 퍼센트의 임금 인상률을 보장할 것인지, 여기에 더해 매년 적용되는 임금 인상률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두고 본부와 협의 중이다. 이번 논의는 안정적인 임금 상승이 가능한 임금체계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노동자 차원에선 승진 기회가 보장되고, 학교도 임금 인상분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예산 편성이 수월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일괄적인 정년 통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본부 총무과 강혜리 선임주무관
대학노조 측에서 서울대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자체직원의 노동조건 개선에 대한 부분은 다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공청회에서 나온 직원 관련 발언은 전체 직원에 대한 일반적인 애기로, 특정 직무의 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얘기가 아니었다. 자체직원의 노동조건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고, 서울대학교 전체 직무의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논의해나가는 것이 장기발전계획 공청회의 주된 목적이었다.
청소경비직의 고용 연령 통일에 본부에서 난색을 표했다고 들었다.
청소경비직 내에서 실질적인 정년 연령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 문제는 타 공공기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문제다. 정부 정책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용역업체 소속이던 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고, 당시 협약에 따라 대상자들에게는 65세 이후 3년의 촉탁 기간을 부여했다. 이때 설정된 65세는 실질적인 정년의 개념보다는 이분들에게 주어진 고용 안정성에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교의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이후의 입사자들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청소경비 노동이 힘든 직무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건강도 배제할 수 없는 문제다. 학교에서도 정년 연령에 대한 직무 분석이 필요한 상태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 일괄적으로 정년을 통일할 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