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로써 3학기 동안의 학원부 기자 활동을 맺음한다. 결코 크다곤 하기 힘든 이 조직 안에서 다시 더 자그마한 학원부라는 공간에 유달리 정을 붙였던 것 같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척박해진 학생사회에서 학교의 일을 다루는 부서의 지면을 할애받은 사람으로 지냈던 것에 감사하다. 학원부에 발붙이고 있었기에 1, 2학년 때 나와 관계했던 사람들이 가르쳐준 공동체에 대한 비판적 시선과 애정을 소극적인 방식으로나마 이어갈 수 있었다. 나의 대단치 않은 기사들이 누군가에게는 학교라는 공동체를 가깝게 느끼고, 이 공동체에 크고 작은 방식으로 참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큰 기쁨일 듯하다.
이런 자랑을 대놓고 한다면 수근거림을 피할 수 없을 테지만, 적당히 사적인 이 지면을 빌려 짐짓 아닌 체하면서 학원부 기자로서 느낀 자부심에 관해서도 말해보고 싶다. 기사에 담고자 하는 학교의 문제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에 대해 근사한 선례를 눈동냥 하기도 마땅치 않다. 나와 함께 학교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입을 통해서, 하나씩 기사의 내용을 채워가야 한다. 어렵고 막막하지만 무척 재밌기도 한 일이다.
이번 호에 실은 생협 관련 기사도 마찬가지였다. 유례없는 수준의 식대 인상에 대한 기성 기사는 많았지만 그 원인에 대해 소상히 들여다본 기사는 없었다. 취재 전에는 기사의 개요와 각을 예측해보기가 쉽지 않았다. 생협 사정에 밝은 이들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적실한 해법을 제시하려 애쓰는 것보다 생협이 어떻게 운영돼왔기에 지금의 문제 상황에 봉착했는지를 잘 설명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담지 못한 목소리들이 있겠지만, 독자들이 이 기사를 읽고서 새로운 쟁점에 대해 고민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힘껏 썼다.
지난 학기를 함께 했던 동료 기자는, 저널 일을 끝내고서는 현장을 기록하는 사람에서 현장을 만드는 사람이 됐다. 자신이 속한 단체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해 플랑 뒤에 서 있으면서, 과거에 같이 활동했던 또 다른 기자의 카메라 뒤에도 서면서, 여기가 나의 위치가 맞는지에 대한 약간의 혼란을 느꼈다고 했다. 어떤 식으로든 글 쓰는 이의 정체성을 이어가겠지만, 나 역시도 한동안은 저널 사람이 아닌 것에 꽤나 얼떨떨해할 것 같다. 저널이란 조직에 부여하게 됐던 의미가 사소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 여기며, 그 여운도 오롯이 느끼고자 한다.
끝으로 나의 저널 생활을 함께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 가는 것은 기자의 몫이겠으나, 그것을 가능케 하는 건 단연컨대 인터뷰이들과 동료 기자들이다. 이들과 함께 했기에 완성할 수 있었던 기사들을 오래도록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