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대 관정도서관 정문 앞에서 진영준(수리과학 18) 씨가 총학생회 ‘자정’의 포켓몬빵 행사 진행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진 씨는 ‘포켓몬빵의 모기업이 반노동기업 SPC’, ‘SPC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한 총학생회는 각성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관정도서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진영준 씨
9일 자정 문화기획국은 ‘5월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포켓몬빵 400개, 일반빵 400개, 음료수 400개를 배부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포켓몬빵과 더불어 준비된 일반빵은 ‘정통 보름달’, ‘주종발효카스타드단팥빵’ 등으로 모두 SPC그룹 계열사 SPC삼립의 제품이다. 자정은 “삼립 측에서 먼저 포켓몬빵 제공에 대한 제안을 해주셨다”며 “현재 포켓몬빵에 대한 인기가 높고, 학생회 측에서 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문화 행사를 기획한다면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리라 생각했다”고 행사 기획 의도를 밝혔다.
진영준 씨는 지난 10일 ‘노동자의 피땀으로 만든 포켓몬빵 행사 기획하고도 사과 없는 총학생회 자정은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실명 대자보를 온라인상에 기재했다. SPC그룹이 파리바게뜨 노동자 불법파견 및 노조원에게 승진 불이익을 주는 반노동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포켓몬빵 행사를 진행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진 씨는 대자보에서 ‘학교의 이름으로 악덕기업의 제품을 홍보하는 행사를 진행함이 사회적 책무 위반이라고 생각해 자정 측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행사를 중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영준 씨가 1인 시위 당시 행인들에게 나누어준 대자보 인쇄본
진영준 씨는 “총학생회 내에서 SPC의 반노동행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으며, 사과 없이 행사를 강행하는 태도만 보였다”며 1인 시위를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진 씨는 “실제로 사퇴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5월 16일 예정된 연건캠퍼스 행사를 취소하고 자신들의 실책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문을 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자정 문화기획국은 “해당 문제에 대해서 내부에서 인식하지 못했으며, 행사를 결정 및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인권생활국장도 이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하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화기획국은 “문제를 사전에 인식했다면 (포켓몬빵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건캠퍼스 행사 역시 “이미 상품에 대한 계약이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정 측은 사후 대처에 대한 <서울대저널>의 질문에 진영준 씨와의 면담 이후 예정됐던 SPC 관련 상품을 전량 주문 취소 및 대체했다고 답변했다. 자정은 “서울대 총학생회가 가지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진영준 씨의 주장에 동의하고, 이번 행사에서 그 부분을 세심히 고려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계약 업체 선정 과정에 있어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상황까지 세심하게 고려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지난 3월 28일부터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 미수행 ▲노동자들의 처우·근로환경 미개선 ▲노사 간담회와 협의체 부재를 규탄하며 서울 양재동 SPC그룹 사옥 앞에서 단식을 진행해온 바 있다. 지난 19일 임종린 씨는 53일째 지속된 단식을 종료하고 시민단체와의 투쟁을 시작할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