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앞다투어 여성징병제를 말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여성징병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여성징병제 논의에서 ‘군 복무와 가장 가까이 있는’ 20대의 목소리는 얼마나 반영되고 있나. <서울대저널>은 서울대학교 학생 10인의 이야기를 각각 듣고 모았다. 이들은 ‘군대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로 각각 ‘노예’(A) ‘몰인간성’(B) ‘남초집단’(C) ‘지켜주다’(D) ‘시간’(E) ‘수양’(F) ‘억울함’(H) ‘가기 싫다’(I), ‘위험’(J)를 꼽았다.
※ 인터뷰 참여자는 <서울대저널> 홈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 모집했으며, 참여자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참여자의 발언은 <서울대저널>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Q1. 최근 군대 제도와 대안으로서 여성징병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느끼는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럴까?
그렇다. 20대 남성의 정치적 지지율 때문이다.
D 그렇게 느낀다. 많은 정치인이 여성징병제를 언급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논의가 오가는 것 같다. 더불어 5년 전부터 여성주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고, 취업난이 심각해지며 군대로 손해 본다는 생각도 커졌다. 풍요롭게 살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 보니 군대 문제에도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B 20대 남성의 지지율을 의식해 나온 논의 같다. 20대 남성이 현재 상황을 공정하지 않다고 여긴다고 보는 것 같다. 군 복무로 인한 불공정을 고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논의가 여성징병제로 넘어가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성별과 정당성 논의 때문이다.
H 활발해졌다고 느낀다. 옛날에는 단편적 불평불만이었다면, 지금은 같은 시민인데 ‘성별이 군대를 가지 않을 이유가 되는가?’, ‘여성도 충분한 신체적 능력을 갖출 수 있는데, 여성의 군 복무가 정말 불가능할까?’라는 근본적이고 질문이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건강한 여성이 나약한 남성이 입대하는 것보다 국가에 더 이롭지 않겠냐는 글을 봤다. 신체 등급으로만 입대 여부를 따진다면, 여성도 충분히 포함될 수 있다.
A 그렇다. 군필자들이 표출하는 억울함의 연장선이다. 비자발적 휴직 강요에 억울함을 표출하며 여성주의 운동이 성장했다. 남성과 군대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군대의 불합리함은 남성이라는 집단만이 겪는 어려움이지 않나. ‘여성의 특수성은 임신, 남성의 특수성은 군대’가 정설이었다면 최근엔 바뀌었다. 비혼주의가 확산했고, 집값이 높아 가정을 꾸리기도 어려워졌다. 임신과 가정이 필수적인 것에서 밀려나다 보니, 임신의 특수성이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도 군대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나온 것 같다.
G 언론과 정치권에서 자주 나온다. 여성징병제는 시쳇말로, 우리 사회의 오랜 떡밥 중 하나이지 않나.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이슈다. 더불어 젠더 갈등이 5-6년 전부터 떠올랐다. 갈등은 지속하기 위해 새로운 논쟁거리를 찾아다닌다. 최근에 젠더 갈등이 도달한 화두가 여성징병제인 셈이다.
I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온다. 부모님 세대는 남성 입대를 당연시하는데, 지금은 왜 이런 논의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출산처럼 여자가 해야 하는 의무가 남자보다 많다.
그렇다. 청년 세대가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F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일단 현 정권이 공정한 사회, 이전과 다른 사회를 추구하면서 집권한 세력이라는 점, 그리고 청년이 일만 해서는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함께 작용했다. 현 상황에서 청년에게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남이 나보다 잘되면 끌어내리려는 풍조가 생겼다. 비정규직에게도 시험을 통한 입사를 요구하듯, 고통을 함께하자는 풍조가 여성징병제로 표출된 것 같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J 주변 사람에게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언론 매체와 미디어에 자주 나온다. 20대 남성을 대변하는 정치인도 많아졌다.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정성이 확대된 게 근본적 이유다. 20대 중산층이 이전과 같은 안정성과 경제력을 추구하기 어려워졌다. 그 불안을 여성에게 투사했고, 결과적으로 논의가 군대 문제로 수렴됐다.
잘 모르겠다.
E 과거보다 많아진 것 같지는 않다. 대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을 더 들어주는 것 같다.
C 잘 모르겠다. 유치하다고 생각해서 안 봤다. ‘내가 갔으니여자도 가야 해’는 맞지 않다. 다만, 입대에서 오는 무기력함에는 공감한다. 신체검사에서부터 느껴진다. 끌려가는 기분이다. 개인이 시스템을 넘어서기는 어려우니, 타겟을 동년배 여성으로 돌린 것 같다. 하지만 여성징병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이상하다.
Q2. 앞으로 여성징병제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여성징병제 논의는 필요하다.
H 성평등과 페미니즘을 통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이 논의는 당연히 필요하다.
A 당장 급한 문제는 아니지만, 한번은 짚고 넘어갔어야 할 문제다. 언젠가 이 문제가 터질 것이었는데, 그게 지금이다. 젠더 고정관념이 사라지면서 남성만 징병되는 상황이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휴전국이니 징병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럴 바에야 여성도 포함돼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질문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아니다. 여성징병제 논의는 소모적이다.
D 군대 제도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현재 여성징병제의 논의 저변에는 ‘여성도 보내버려야 한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 남성 표심 때문이다. 수단적 논의다. 소모적 이야기가 반복된다.
B 여성징병제는 논의를 벗어난다.
C 어느 순간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군대 제도를 차별로 보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F 지금 논의될 필요는 없다. 여성징병제 논의는 함께 고생하는 20대 남성을 분열시키고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한다.
J 여성징병제 논의는 소모적이다. 군대 조직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군대의 비인격적 문화와 여성징병제 논의가 분리돼 있다. 여성도 군대에 보
내야 한다는 주장은 문제를 겉돌기만 한다.

육군수방위사령부가 개최한 ‘최강방패전사’ 선발 경연 대회에서 여군이 다른 장병과 함께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국방일보 국방사진연구소
Q3. 남성만 징병하는 현재 군대 제도가 차별이라고 생각하는가?
차별이다.
H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가부장적 군대 제도에서는 남성이 남성다울 것을 요구하는 ‘맨박스’가 발생한다. 주위에서 여성인 나보다 약한 친구들이 군대에 가는 모습을 보며 성
별로 인한 차별이라고 생각했다.
차별적 측면도 있지만,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B 차별로 보이긴 한다. 그러나 제대 후 시민권을 더 인정받기도 하고, 공익은 ‘2등 남성’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일차원적으로 남성만 군대 가니 차별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손해는 보완되면 좋겠다.
J 차별적인 면이 당연히 있다. 그러나 남성에게만 차별은 아니다. 여성도 군대 선택권과 시민권에서 배제됐다.
F 사회적 맥락에서 차별은 아니지만, 희생은 맞다. 차별받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신체적, 정신적 희생을 겪기 때문이다. 경력도 끊어진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와서 대접받는 부분도 있으므로 차별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C 인생에서 어떤 것이 손해이고 이득인지는 잘 모르겠다. 군대 다녀와서 손해 봤다는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일종의 ‘벼슬’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봤다. 군대로 잃은 기회비용만 고려하면 차별이 맞지만, 그 시간의 가치가 그렇게 대단한지도 잘 모르겠다.
차별 여부에 초점을 둬서는 안 된다.
E 그 생각을 안 하는 게 맞지 않나. 군대 가는 상황에서 차별을 없애기보다, 군대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남자만 가는 것을 차별로 초점화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A 차별은 아니고, 차이다. 군대는 신체적 능력을 많이 요구한다. 여성이 입대해도 군대 내에서 평등이 실현되기는 어렵다.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남성을 모은다고 생각한다. 물론 군필 여부가 남성에 취직 시장에서 약간의 자격을 주기는 했다. 알바에 지원할 때 전역자 우대 조건도 많이 봤다, 나도 취사병으로 근무했다고 하니 식당에서 바로 뽑아줬다. 하지만 그게 여성에 대한 우위를 보장하는 정도는 아니다. 여성은 그 시간에 스펙을 쌓을 수 있지 않나. 한쪽에게만 차별이라 보기는 어렵다.
차별이 아니다.
I 아니다. 역사적으로 남성이 여성을 지켜왔다. 내가 외국에서 살 때 여성은 보호 대상이었다. 그런데 한국은 반대인 것 같다.
Q4. 군 복무에 대해 어떠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최대한 보상해야 한다.
E 무엇을 보상해도 군대는 갈 이유가 없다. 이미 큰 손해다. 보상보다는 위로라는 말이 어울린다. 군대가 사라지는 게 이상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한 가능한 최대한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
A 가장 확실한 건 돈이다. 최저시급은 돼야 최소한의 보상이 된다. 노동에 대한 보상을 당연히 주어야 한다. 군 가산점보다 돈을 올려 줬으면 좋겠다.
F 분명히 입대에 대한 보상을 주는 게 맞는데, 남성만 징병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보상이 주어지는 순간 성차별이 되긴 한다. 입대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장단점을 다르게 느끼기 때문이다. 복무하는 동안 개인 정비 시간이나 최저임금 보장 요구는 당연하다. 군 복무 이후의 가산점도 바라지만, 말하는 순간 성차별로 읽히기 쉬워 당당히 주장하기 어렵다.
보상에 앞서 현 군대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C 보상을 준다는 것 자체가, 군대가 문제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군대 다녀온 사람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국민이 어떻게 국가를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보상에 대한 논의는 부차적인 것을 핵심적인 것으로 키우는 순서가 바뀐 것이다.
B 정치권에서 임금을 늘리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직 부족하다. 군복무에 대한 보상이 더 필요하다. 보상에 앞서, 한국 군대 제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기형적인 군대 체제에 근본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적절한 보상도 이야기할 수 있다.
J 군대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건 특정 집단만 입대하기 때문이다. 의무가 특정 집단에 편중된 지금의 구조 자체에 변환이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군 가산점제 같은 제도가 더 필요하지는 않다. 취업 시장에서 군필자를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I 남성 군입대는 당연하므로, 보상이 필요 없다.
Q5. 여성징병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여성징병제는 필요하다.
F 여성징병제에 찬성한다. 분단 상황에서 국방력은 필요하다. 여성도 군대 경험이 있을 때 자신을 더 잘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여성징병제를 시행하는 국가도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엄청난 위기 상황이 아니므로 여성징병제에 대해 동의를 얻기 어렵다.
H 죽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성별 상관없이 전원이 신체검사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여성의 몸이 평가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체검사는 전통적인 여성의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징병 될 만한 튼튼한 신체를 갖췄다는 기준을 여성들이 내면화할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여성도 머리를 짧게 깎아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전쟁을 대비해서도 여성 입대는 필요하다. 여성은 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모른다. 바로 죽을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여성은 지금까지 배제됐다.
기적적으로 정치판이 탈남성적으로 이행한다면, 반드시 여성징병제 논의가 나오리라 생각한다. 여성도 입대하면, 군대 내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지금은 군대 내 여성 인권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망설여지지만, 그렇다고 변화를 늦추는 것은 진보적이지 않다.
여성징병제는 적절한 대안이 아니다.
D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다. 군대가 현대화되며 병력이 줄어드는데, 병력을 두 배로 늘릴 필요가 없다. 여성징병제를 꺼내는 이유에 정치권의 수단적 성격도 있다. 근본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행해야 할 여러 의무가 있는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 납세의 의무가 차등적인 것처럼 상황에 따라 다른 의무를 지울 수 있다.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장하지 않듯, 군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장 현실적이며 좋은 대안은 군인의 처우 개선이다. 군필
자에게는 민간기업 취직할 때도 복무 경력 인정제가 강제되면 좋겠다.
B 징병 과정 자체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남성만 가는 것이 문제이므로 여성도 가야 한다’는 말은 건전한 논의를 막는다. ‘남성만 징병하는 체제는 개인의 삶에 손실을 주는데, 이들의 손실을 어떻게 보상할까?’ ‘남성을 일괄적으로 징병해 군대를 구축하는 현 체제가 옳은가?’ ‘군대는 어떻게 굴러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I 여성징병제가 생기면, 남자들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런 미래가 우려된다.
C 모병제가 합리적인 답이다. 군대는 자유를 침해당하는 곳이라는 대전제에서 출발하지만,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장교로 근무하며 본 여군의 생활은 더욱 열악했다. 현재 군대 내 성폭력 지표를 봐야 한다. 20대 남성이 끌려갔으므로 여성도 그래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국방부는 여성을 징병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군대 내에서 여성 입대를 단칼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병 출신 남성과 장교 출신 등 여러 주체의 입장도 다르다. 결정권은 국가와 국방부에 있는데, 여성징병제나 여성희망 복무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미 있는지는 모르겠다.
A 개인적으로는 여성징병제에 반대한다, 여성 인권 측면이 아니라 육군 만기 전역자 입장에서다. 군대가 요구하는 남성도 해내기 버거운 신체적 능력을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 충족할 수 있을까? 여성징병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격과 능력을 입증받은 여성이 희망해 복무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여성징병제 논의의 이면을 봐야 한다
J 여성징병제는 실효성이 없다. 실현 가능성이 아니라, 담론의 배경을 봐야 한다. 더불어 군대 조직이 젠더 평등적으로 개편돼야 한다. 여성징병제는 상징적 논의에 불과하다.
G 정책의 실효성과 이념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여성징병제는 실현 가능성이 낮으므로, 이 측면에서는 소모적 논쟁이다. 결국 여성징병제는 이념 문제다. 이념을 구성하는 두 축은 정당성 문제와 감정 문제다. 지금은 현재 세대가 느끼는 감정을 더욱더 살펴야 한다. 억울함이라는 원초적 감정. 동시에 억울해 미칠 것 같은 마음을 들켜 주장의 정당성을 훼손시키고 싶지 않은 이중성.
불만의 목소리가 표출되기까지 사회적 맥락이 있었을 것이다. 제도의 실효성을 따질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이 각각 사회적으로 경험하고 느낀 바를 발견하고 위로의 방식으로든, 보답의 방식으로든 해소해야 한다.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여성징병제처럼 매듭을 애써 풀지 않고 칼로 단번에 잘라버리려는 해결책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여군 특수 부대인 육군수도방위사량부 제35특공대대 독거미부대 장병들의 대테러 임무 훈련 모습 ⓒ국방홍보원 국방일보 홈페이지
Q6. 여성징병제를 도입하면 성평등이 실현될 수 있을까?
여성징병제는 성평등에 도움 되지 않는다.
D 여성징병과 성평등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실할까? 여성징병제가 성평등을 실현할 것 같지 않다. 군대를 성별 갈등의 희생양으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 군대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집단이다. 여성징병이 기본 목적인 국방력에 맞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남자만 가면 억울하니까’라는 이유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A 여성징병이 ‘공존을 위한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인지 모르겠다. 둘 다 타의에 의해 착취당하는 것이며, 군대 내에서도 성별 간 업무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둘 다 손해를 보는 게 평등은 아니다. 군대와 평등 자체가 양립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도 남성의 입대가 맞다. 대신, 여성이 남성의 군 복무를 존중해주는 상호 존중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큰 문제는 안 될 것이다.
G 현 상황에 대해 ‘해결’한다는 말에는 정책적 측면에서의 해결과 이념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해결이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여성징병제보다 나은 대안이 있을 것이다. 이념적, 사회적 측면에서는 정당성과 형평성 논거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여성이 징병됐을 때 남성에게 발생하는 이득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단편적인 감정일 것 같다. 이게 정당성을 만들까?
군대 얘기만 나오면 임신으로 이어지는 진부한 구조가 계속돼야 하는가? 현 구조가 지속되는 한 어렵겠지만, 군대와 성이 사람들의 인식 상 관련 없는 것으로 여겨졌으면 좋겠다. 논의가 남성의 ‘억울함’과 ‘분노’ 여성의 ‘고마움’과 ‘불쌍함’ 같은 평면적 감정 이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J 여성징병제는 평등 문제의 일부일 뿐이며, 성평등 실현에도 기여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평등 담론이 폭넓게 다뤄져야 한다. 평등의 논의는 다양한 문제를 포함할 수 있음에도, 징병 문제만 크게 다뤄진다. 같은 군대 문제라도 여군 성폭력 문제는 덜 논의된다. 이런 상황 자체가 사회에서 지속되는 불평등과 남성 중심의 평등 담론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여성징병제 논의에 매몰돼 있는데, 여기서 나와서 담론 전체 지향을 넓게 보며 논의가 여성징병제로 모인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I 남자는 지켜주고, 여자는 여자만의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군대를 선택하는 여자는 물론 훌륭하다. 하지만 의무화해선 안 된다. 남성은 군대를 다녀오면 사회적으로 완성된 사람으로 인정받고 대우받는다. 취업 시장에서는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불이익을 받는다. 이런 차이를 능력으로 극복해야지, 성차별이라 말하는 것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현재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있다. 성별 상관없이 모두가 군대에 가는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다.
군 내 성평등 실현이 먼저다.
C 군대와 성별을 이야기할 것이라면, 먼저 여군이 군대 내에서 평등한지 봐야 한다. 복무 당시, 동료 여군이 성폭력을 당했었다. 지금 군대는 불평등하다. 여군을 위한 준비가 안 돼 있다. 여성 징병제 논의에 앞서, 대한민국 여군의 역사와 현황을 살펴야 한다. 여군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B 군대 자체의 부조리한 방식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병제도 열어 놓고 논의해야 한다.
성차별 해소 및 성평등이 선행되면 여성 입대는 확대될 것이다.
H 가부장제 사회에서 군대는 남자의 전유물이었다. 여자도 군대에 가면 성차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성차별에서 자유로운 사회일수록 사회가 탈남성주의적으로 이행할수록 여성도 군대 갈 분위기가 형성되리라 생각한다. 모두가 신체검사를 받거나 훈련소를 가는 것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예비군 훈련에도 여성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F 우리 사회에서 군대는 일종의 성인식이다. 우리나라에는 성인 남성이 입대하면 전사 집단의 일원이 되었다고 취급하곤 한다. 때때로 군대는 여성 차별의 근거가 된다. 남성에게 여성은 이익만 누리는 존재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주입되고 체화되는 모습을 봤다. 그러니 여자가 목소리를 내면 아니꼽게 보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 아닌가.
성평등이 실현된 사회에서는 남성, 여성 모두 징병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여성이 징병 된 남성의 빈자리를 채워 공장 노동을 담당한 후 참정권을 얻었다. 물론 지금의 여성징병제 담론은 ‘고통의 전가’에 불가하지만, 여성도 입대한다면 임금 차별 철폐 등 여러 권리를 주장하는 데 힘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