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저녁, 용산구 국방부 일대에서 故 변희수 전 하사 ‘변희수의 내일, 우리들의 오늘’ 추모 행동이 진행됐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시민들이 포스트잇에 메시지를 써서 붙이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방역지침을 고려해 추모 행동은 별다른 구호 제창 없이 조용하게 치러졌지만, 혐오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포스트잇은 계속해서 쌓여갔다. 이들은 성소수자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혐오가 없는 사회를 염원하는가 하면, ‘우리는 살아있다’며 성소수자의 존재를 외쳤다.

  지난해 초,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故 변 전 하사는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아 강제 전역 처분됐다. 그는 성별 정체성과 무관하게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군 당국은 전역 처분에 위법성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3월 3일, 故 변 전 하사의 죽음이 알려진 뒤에도 국방부는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며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일관했다.

  공대위는 “국방부가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할 수 없다는 낡고 반인권적인 사고에 갇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며 “군이 변 하사에게 전해야 할 것은 진심 어린 사과와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과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상담사 모임’ 역시 故 변 전 하사를 비롯해 故 이은용 작가와 故 김기홍 활동가의 죽음이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책임져야 할 사회적 타살이라고 지적했다. 이날의 추모 행동에 이어 3월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아 광화문에서는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선언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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