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중요하다고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특종의 충격도, 새로움도 없다. 환경문제가 바로 그렇다. 환경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가 뱃속에 가득 찬 채로 죽은 동물의 사진은 이미 유명하다.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도 분명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관성은 지각을 이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환경을 파괴하는 습관은 쉽게 바꾸지 못한다. 우리가 시켜먹는 배달음식이 엄청나게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며 시켜먹는다. ‘나 하나쯤 쓰레기를 더 만들어낸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건 없겠지’하는 안일한 생각과 편리함에 대한 욕구가 환경에 대한 걱정보다 앞서는 것은 평범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일일 것이다.
그래서 앵무새같이 모두가 아는 내용을 반복하게 된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 기사를 써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에서는 연일 넘쳐나는 폐기물과 그로 인해 지구가 겪고 있는 이상현상들을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지만 우리의 생활은 여전히 환경 파괴적이다. 이렇듯 스스로를 반성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기획이었다. 나, 저널 사람들, 우리 학교 학우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왜 우리는 환경 보호를 입에 달고 살지만, 아직도 환경을 파괴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라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사실 매번 기사를 마감하는 순간이 되면 ‘내가 이 기사를 써도 되나’, ‘내가 이 기사를 쓸 자격이 있나’하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기사에서는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아직 텀블러 챙겨 다니는 것도 깜빡하는 사람일 뿐이다. 부끄럽게도 기사를 마감하고 기자 수첩을 적고 있는 지금도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담긴 음료를 마시고 있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저널에 들어와 기사 하나를 마감할 때마다 마음에 짐이 하나씩 늘어간다. 힘들고 부담스러운 짐은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불편해서 자꾸만 신경 쓰이는 짐이다. 죄책감이 모여 불편함을 만들고, 이 불편함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낯설게 만든다. 1+1 할인행사를 하면 값싼 물건에만 눈이 뜨이는 것이 아니라 칭칭 두른 테이프, 작은 비닐들을 또 감싸고 있는 큰 비닐이 새삼 생경하게 보인다.
우리의 기사가 당장 독자들에게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기사를 읽은 후 마주한 일상에서 불편한 낯섦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이 우리 모두의 변화의 시작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