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가려진

  “바이러스는 평등하지만,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한 교수는 칼럼에 이렇게 썼습니다. 수십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입니다. 재택 근무가 불가능한 가난한 노동자들은 바이러스에 더 쉽게 노출됐고, 전염병이 만들어낸 최악의 경제 불황은 저소득층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에게 특히 더 치명적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가게문을 닫아야 했지만, 상위 10%의 소득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힘들다는 말은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소거시키는 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지만,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피로감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코로나에 가려진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름에도 <서울대저널> 기자들은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했습니다. 학내 생협 노동자 기자회견, 동물권리장전 선언 집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 발표 기자회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 등 주목받지 못하는 현장을 온라인으로 보도했습니다.

 

  ‘시의성은 기사 아이템을 선정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다만 절대적이고 유일한 기준은 아닙니다. 특히 코로나가 모든 이슈를 덮어버린 이번 여름, 시의성은 기자들의 관심 밖이었습니다. 오래된 문제를 다루는 대신 무엇이 문제인지, 왜 해야만 하는 이야기인지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데 집중했습니다.

 

  커버스토리를 준비한 학원부는 여성 연구자들의 어려움을 취재했습니다. 남성 중심적인 학계에서 여성 연구자들은 연구 내적, 외적으로 많은 차별과 편견에 맞서야 했습니다. 실증하기 힘든 문제라는 생각에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좌담회에서 나온 우리 모두 살아내자는 참가자의 말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듯 합니다.

 

  특집 기사로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기자들이 발달장애인과 함께 일하고 취재하며, 현장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하려고 애썼습니다. 이들도 일할 수 있다고, 노동할 권리가 있다고 당위적인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풀어내려 고민했습니다.

 

  이번호 더 친절한 <서울대저널>을 만들자고 말했습니다. 좀 더 읽기 쉬운 기사, 읽다 지치지 않는 저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평가는 독자분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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