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들의 지난 한 학기는 답답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답답함을 참던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교육부와 각 대학에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응하라며 150km를 걸었다. 지난주 월요일(15일)부터 6일간 교육부가 있는 세종시에서 국회가 있는 여의도까지 행진한 것이다. 지난 2일 경산 지역 대학 학생대표자들이 경산시청에서 교육부까지 230km의 행진을 한 것을 더하면 학생들은 시험 기간에 총 380km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걸은 셈이다.

지난 토요일(20일) 오후 6시, 행진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민주당사 앞에서 행진을 마무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목소리를 높여 대학과 교육부를 규탄했다. 전대넷 임지혜 공동의장은 “대학은 재정의 어려움을 들며 학생들의 피해를 무시하고 있고 교육부는 등록금 문제는 대학과 학생 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며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대학과 교육부를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의사결정과정에서 학생 참여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화여대 김효민 부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를 둘러싼 대학가의 상황이 “(각 대학이) 대학의 주인이 학생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등록금이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쓰이지 않는다며 “애초에 등록금 편성이 잘못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계원예대 전윤정 부총학생회장 또한 차등등록금으로 예술계 대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예술대학을 차별하지 말고 당장 대책을 마련하라”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학 당국의 2학기 대책마련이 미숙한 점도 지적했다.

교수자의 지지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교수연구자협의회 김진섭 교수는 대학 재정 문제를 꼬집으며 “대다수 대학 재정의 70~80%가 등록금으로 구성돼있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문제가 악화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대학생, 교수, 교육계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대학 재정에서 등록금 비중을 낮출 것을 요구해왔다”며 등록금 문제 해결 없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 역설했다.

한편, 전대넷이 행진을 시작한 지 이틀째 되던 16일이 돼서야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교육부가 등록금 반환 논의를 꺼냈고 국무조정실에선 3차 추경 예산안에 등록금 반환 예산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의 입장은 달랐다. 집회 다음 날인 21일, 더불어민주당은 대학이 자구책을 마련할 경우 정부가 대학을 보조하는 식으로 간접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등록금 반환을 위해 현금을 직접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대학들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대학 당국과의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22일부터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해온 대학과 정부의 대응을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