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를 준비하는 기자들이 제게 말했습니다. ‘인터뷰 해주신 분들께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사는 잘 쓰고 싶다.’ 덕분에 기사의 본질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결국 기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글이라는 것.
매 회의마다 ‘대상화하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인식에서 비롯됐을 겁니다. 소수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대상화해 또 다른 문제를 낳아서는 안 되니까요. 그래서인지, 이번 호의 기사들은 유독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커버스토리에는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저희의 능력이 허락하는 만큼 가능한 많은 당사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가져간 질문 가운데 당사자 분들께 지적받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몇몇 질문에 당사자 분들은 질문 자체가 불쾌하다는 반응이셨습니다. 많은 의문을 해소하려 했지만 부끄럽게도 가장 확신하게 된 점은 저희가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취재했고 더 예민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김라경 선수의 경우도 비슷했습니다. 인터뷰 질문 중에 여자 야구선수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의식을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에 김 선수는 더 이상 답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것마저 편견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5.18의 주역임에도 기억에서 지워진 송백회. 직장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故김상용 씨. 지난해 곡기를 끊으며 투쟁에 나섰던 일반노조. 그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충실히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이번 호에 담긴 기사들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냈는지는 기사가 저희 손을 떠나 독자분들께 닿을 때 확인할 수 있겠죠. 애정어린 손길로 배포대에 놓인 저널을 집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희가 써내려간 문장 뒤에 사람이 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