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집으로 옮기는 사람들

영상촬영조 박진희(건설환경공학부 석사과정 졸업) 씨

  코로나19는 캠퍼스 라이프를 완전히 뒤바꿔놨다. 수업이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며 학생과 교수 모두 혼란에 빠졌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불편함과 답답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교내 온라인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교수학습개발센터(CTL)는 갑자기 밀려드는 업무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했고, 아르바이트생들은 영상촬영조와 전화응대조로 나뉘어 개강 이전부터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빡빡한 촬영 일정 탓에 어렵게 인터뷰 시간을 내준 아르바이트생도 있었고, 인터뷰 도중에도 전화를 받느라 정신없는 아르바이트생도 있었다. 코로나19에도 캠퍼스에 남아 고군분투 중인 그들을 만나봤다.

영상촬영조 박진희(건설환경공학부 석사과정 졸업) 씨

영상 작업을 해보신 경험이 있나요?
  영상촬영에 대한 전문지식은 없고요. 출근 첫날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카메라 다루는 방법과 기본적인 편집 방법을 배웠어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서 한 번 배운 것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아요. 모르는 것들은 그때그때 물어보니 금방 배우더라고요.

영상촬영조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요일별로 나눠 촬영하고 있어요. 저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촬영하고, 나머지 요일엔 다른 조원들이 촬영해요. 10시부터 6시까지 일하면서, 2시간 단위로 강의를 찍어요. 평균적으로 하루에 두 강의씩 촬영하고 있고, 1주일 스케줄은 거의 꽉 차있는 편이에요. 짬이 날 때 편집까지 하면 저희가 할 일은 끝나요. 업로드는 직원 분이 맡아서 해주세요.

요즘은 어떤 강의를 찍고 있나요?
  ‘정치 체제와 변동’, ‘상상력과 문화’, ‘전통과 일상의 한국문화론’, ‘결혼과 가족’ 이렇게 네 과목을 찍고 있어요.

촬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촬영하면서 화면과 음질을 확인하기 위해 수강생처럼 강의를 들어요. PPT가 선명하게 보이는지 마이크가 끊기진 않는지 등을 열심히 모니터하고 있어요. 배터리가 나간 줄 모르고 찍다가 다시 찍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서 항상 헤드폰을 끼고 수업을 들어요. 화면이 이상하진 않을까, 소리가 안 들리진 않을까 부담이 많이 돼서 처음 1~2주는 굉장히 긴장했어요. 가끔 수업하시면서 인터넷 강의처럼 ‘촬영조교는 어떻게 생각해요?’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서 대답을 유도하는 교수님도 계세요. 그런 수업에선 딴짓을 하거나 긴장을 늦출 수 없죠. 가끔 교수님이 예고 없이 카메라 구도에서 벗어나 움직이시면 따라가야 하기도 해요. 그래도 처음엔 교수님들이 낯설어하셔서 조금씩 편집을 해야 했다면 이제는 교수님들이 익숙해지셔서 컷 없이 찍고 있어요. 오히려 촬영하면서 다양한 수업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시험을 안 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웃음)

편집은 보통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영상마다 다른데, 찍을 때 많이 끊었다 가면 30분 이상 걸리기도 해요. 한 번에 쭉 가면 빨리 끝나는 편이고요. 교수님이 기침을 한다거나 목이 쉬어 물을 마실 때, 잡음이 섞여 들어갔을 때 빼곤 중단하지 않아요.

강의를 듣고 있을 학생들에게 한마디
  졸업생의 입장에서 실제로 학생들의 고통을 체감하긴 어렵겠지만, 신입생 분들은 캠퍼스 생활을 누려보지 못하고 마치 수험생활하듯 인강을 듣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다른 학생 분들도 강의 보면서 답답하실 텐데 교수님들도 많이 고생하고 계세요. 앞에 학생이 없다 보니 원래 수업하실 때보다 훨씬 준비도 많이 해오시고 긴장도 많이 하세요. 다리 아프니까 앉아서 하실 수도 있는데 ‘학생들도 정신없이 공부하는데 내가 어떻게 편하게 있겠냐’고 서서 수업하시기도 하고요.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 더 힘내서 좋은 학기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전화응대조 이요한(체육교육과 석사과정), 최형지(기악과 졸업) 씨

콜센터 업무는 어떻게 되나요?
  교수님들의 온라인 강의 촬영 예약을 받고 CTL에서 제공하는 워크숍 예약 문의를 받아요. 줌(Zoom)과 eTL 관련 문의도 받고요.

하루 평균 몇 통 정도 전화가 오나요?
  개강 첫 주엔 쉴 새 없이 전화받느라 셀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조금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주로 어떤 것들을 물어보나요?
  개강 전엔 줌의 기능에 대한 교수님들의 질문이 많았어요. 개강 후엔 eTL 출석 인정 관련 질문이 가장 많아요. eTL 접속량이 폭주하면서 교수님과 학생들의 연락 모두 빗발쳤어요. 또 교수님들의 줌 기능 관련 질문도 개강 전엔 학생들을 어떻게 초대하는지와 같이 기초적인 것이었다면, 개강 후엔 설문조사, 주석달기와 같은 고급기능에 대해 물어보세요.

문의는 어떻게 처리하나요?
  저희도 그 자리에서 해보는 거죠. (웃음) 중복되는 질문의 경우 eTL FAQ를 확인하라고 안내해드려요. 중복되는 질문이 엄청 많은데 처음엔 솔직히 그게 더 편했어요. 갑자기 모르는 질문을 받으면 당황해서요. 잘 모르는 질문은 담당 직원 분에게 실시간으로 물어보고 답변을 드리거나 나중에 다시 연락을 드려요.

감정노동이 힘들진 않나요?
  저희도 처음엔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교수님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계신지라 잘 몰라도 이해해주시고 고생 많다고 해주세요. 소위 진상 전화는 없었던 것 같아요.


수화기 너머의 학생들에게 한마디
  똑같은 질문을 많이 받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전화하시기 전에 eTL FAQ를 한 번 읽어봐 주시면 서로 좋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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