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용 정당이 난립하면서 ‘꼼수냐 아니냐’를 두고 정당 간 공방이 치열하다. 각 정당의 정체성과 목표가 어디에 있는지, 여러 비판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저널>은 7당의 후보를 직접 만나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후보, 미래통합당 김대호 후보, 민생당 이인희 후보, 정의당 박예휘 후보, 국민의당 이태규 후보, 민중당 손솔 후보, 녹색당 김혜미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인터뷰는 3월 말에 진행됐습니다.

Q. 20대 국회에서 여당의 역할을 잘 수행했나?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100점을 주긴 어렵다고 본다. 다만, 적폐청산으로 사회 각계를 개혁하고자 했고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국정농단 재판 자체가 정경유착 고리를 끊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검찰개혁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이뤄냈다. 검찰은 우리 사회에서 정말 뿌리 깊은 기득권인데 역대 어느 정권도 이뤄내지 못한 일이다. 또한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민주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민주당 내부 운영 역시 당원의 뜻을 반영해 어느 정당보다 민주적이다. 투명성이라는 이번 정권의 강점도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잘 드러났다고 본다.
Q. 이번 총선의 핵심 쟁점은?
야당의 정권 심판론과 여당의 야당 심판론의 격돌이다. 야당은 경제와 부동산을 두고 정권이 실패했다고 비판하지만 민주당은 개혁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데 가장 발목을 잡은 세력인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법안이 10,000건 이상이다. 국회선진화법을 직접 만들어놓고 이를 어기며 물리적 힘을 동원한 야당의 행태에 대해 심판해달라고 부탁드린다. 코로나19 사태와 ‘n번방’ 사건에 대한 해결도 주요 쟁점이라 본다. 국내 정치권 전반이 이런 디지털 성범죄에 미흡하게 대응했던 것이 사실이다. 19대 국회처럼 특위를 만들어 신속하게 대응하고, 특히 성착취 영상 소지까지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할 일은 성폭력 제재 법제를 촘촘히 정비하는 것이다.
Q. 이번 총선 목표는 무엇인가.
정당의 목표는 집권일 수밖에 없다. 일단은 원내 1당이 목표다. 그래야 국회의장과 운영위원장을 맡고 입법부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때로는 식물 국회, 때로는 동물 국회였던 20대 국회를 넘어서겠다. 21대 국회를 이끌어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지금은 상임위 범위가 크고 그 안에서의 법안 논의가 정략적으로 이뤄지기에 생산적인 의정활동이 어렵다. 이번 민주당 공약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하는 국회를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Q. 민주당 경제 기조로서 소득주도성장론은 유효한가? 노동 개혁이 미완에 그쳤다는 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소득주도성장은 귀류법적으로 채택된 기조다. 이전의 관제경제는 저임금과 저곡가 정책을 기반으로 했다. 국제경제가 호황일 당시 규제를 푸는 방식도 이제 유효하지 않다. 낙수효과론은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야당에서 제시하는 ‘민부론’은 사실상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이미 실패한 정책이다. 글로벌 기업이라도 내수가 바탕이 돼야 전 세계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저임금 노동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구매력 상승이 내수 활성화에 직결되므로 남은 유일한 대안은 소득주도성장이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의 체질 개선과정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필요하지만 단번에 성공적일 수 없을 뿐이다. 한국의 일반 민주주의가 상당 부분 실현됐다면 이제는 경제적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주52시간제,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개혁이 제대로 됐느냐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이전 정권에서는 하지 않았던 일을 지금 정권이 해나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고 고용노동법을 개정해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는 등 새로운 공약을 내놨다.
Q. 더불어시민당에 대해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이 있다. 또, 민주당과의 일치성을 내세우며 비례대표 정당으로 창당된 열린민주당에 대해는 어떤 입장인가.
국민의 선택이 의석수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자는 선거법 개정 취지에 공감한다. 다만, 비례의석 수를 충분히 늘리지 못했다는 점과 (비례당으로 문제가 된) 알바니아 사례 등을 막는 장치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흡했다. 미래통합당(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들고 다수당이 되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 외치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굉장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민주당이 제1당이 돼야 나머지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고 봤다. 더불어시민당의 창당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수는 없지만 더불어시민당이 미래한국당과 같은 위성정당은 아니라고 본다. (더불어시민당의 비례후보인) 권인숙 씨나 정신대 문제를 논하신 윤미향 씨는 민주당 비례 공천을 신청한 바 없다.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더불어시민당에서 추천이 된 것이다. 민주당은 어차피 획득했을 7~8석만 차지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열린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당내 공천에서 배제된 인물들로 열린민주당이 구성됐다는 점에서 민주당과는 경쟁하는 당이라 봐야한다. 더불어시민당 내에서 민주당 추천인들이 주로 10번 이후에 배치됐기 때문에 민주당은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고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하는 바다.

미래통합당 부분에 실릴 예정이던 김대호 후보의 인터뷰 내용이 삭제됐습니다. <서울대저널>은 3월 25일 김대호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한 후 미래통합당 부분의 내용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부적절한 발언들로 당내 중앙윤리위원회에서 김 후보가 제명 결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이 미래통합당의 입장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당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이유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미래통합당의 입장을 담지 못하게 돼 죄송합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기사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Q. 민생당이 하나의 당으로서 내세우는 정체성은 무엇인가.
3당 통합을 달성한 민생당 창당의 목표는 구태 이념 정치와 지역주의의 혁파다. 지역주의나 계파 갈등과 같은 낡은 정치의 모습을 극복하고 실용주의 중도정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지난 총선 국민의당이 중도 실용을 표방하면서 창당했다. 현재 민생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새로운 공화국을 여는 정치개혁을 완수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래 세대에게 저녁 있는 삶을 만들어주자는 것이 민생당이 제시하는 비전이다.
Q.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비례대표용 정당 난립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손학규 전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얻어내고자 단식 등 많은 노력을 했다. 유럽에서 다당제 연합정체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고 그가 개정을 적극 주장한 것이다. 미래 세대로의 세대 교체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어우러지면 정치의 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기존 주장보다 후퇴한 반쪽짜리의 형태이긴 하지만, 정치 구조 개혁이라는 취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됐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취지에 맞지 않게 변질됐다. 미래한국당이 나타났고 이를 비판했던 민주당도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뿐만 아니라 열린민주당, 미래 민주당 등이 난립하고 있다. 민생당은 개정 취지를 지키기 위해 최종적으로 비례연합정당 불참 의사를 발표한 바 있다. 정당 스스로의 갈 길을 저버리고 의석을 잃을까봐 꼼수를 부리는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꼼수는 꼼수로 망하게 된다. 우리는 총선에서 승리하는 원칙이 혁신 경쟁이라고 본다.
Q. 민생당의 이번 총선 목표는?
기본적으로 호남을 넘어 수권정당,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지금의 민생당은 아예 그 존재 자체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전신 격인 바른미래당은 긍정적으로 인식하지만 민생당이라는 이름을 잘 모르는 것과 같다. 따라서 민생당이 제3지대의 자리를 잘 지키면 이번 총선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지형을 보면 중도층이 많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어떻게든 양극단 정치를 펼치려는 상황이다. 중간지대와 중도층이 늘어난 지금, 제3지대 정당인 민생당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에 실망하더라도 다시 반대 극단으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중간지대로 올 것이다. 또 대중이 정당투표에서는 교차투표를 한다는 점에서 기대해볼만 하다.

Q.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이 다른 군소 진보 정당들과 차별화된 점이 있나.
정의당은 수많은 비판을 감내하면서도 위성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지켰다. 아무리 의석이 적다고 하더라도 비례대표만을 위한 정당을 만드는 행위는 개혁과제를 후퇴시키는 행보다. 20대 국회 후반에 긴 시간 논의해 얻은 개정이기에 다른 정당도 정치 도의상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리라 봤다. 하지만 통합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민주당도 선관위를 상대로 이것을 왜 허했냐고 싸우는 게 아니라 똑같은 행태를 저질렀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진보세력’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통합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민주당으로 헤쳐모여야 한다는 주장에 어떤 설득력도 없다고 판단한다. 정의당은 처음부터 분명한 원칙에 따라 행동했다.
Q.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정의당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위성정당이 난립하면서 품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정치가 됐다. 연동형이 부분 적용된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데 이는 다음 국회에서 바꿔야 할 지점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정의당이 의석을 얻었다고 보진 않는다. 사실 정당득표를 받은 만큼 의석을 가져가는 일은 당연하다. 지금처럼 준연동형이 됐다고 해서 ‘민의가 대변됐다’거나 ‘정의당이 수혜를 입었다’고 프레이밍되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럼에도 일단은 정의당이 주장해오던 선거제도 개혁에 한 걸음 다가섰다. 정의당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단순히 의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두 거대 양당 체제의 국회를 바꾸는 일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정의당이 잃은 것은 ‘욕심론’을 얻은 데 있다. 사실 상상도 못했다. 밖에서는 ‘민주당이 소수정당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정의당이 욕심을 부린다’고 본다는 사실이 놀랍다. 정의당은 국회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민주당에 의해 개정안이 후퇴할 때마다 울면서 회의를 했다. 이걸 아무도 몰라준다는 게 정의당이 ‘잃은 것’이라 본다.
Q. 이번 총선 핵심 쟁점은?
이번 총선에서 공약 쟁점이랄 만한 것은 없고 만약 있다 해도 선거에서 작용하지 않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결국 유권자에게는 어느 당이냐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결국 기득권 양당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공약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다고 예상한다. 정의당에는 아주 불리한 상황이라 진단하고 있다. 공약 외의 쟁점은 두 가지를 뽑을 수 있다. 정당별 위성정당에 대한 판단과 코로나19 대응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퍼주기 추경’이라 가로막는 통합당의 행태는 이해하기 힘들다. 피해자분들에게 돈을 ‘헬리콥터로 뿌려도’ 모자란 상황이다. 특별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쟁점이 정의당에 적용된다고 보긴 어렵고 결국 거대 양당 간의 싸움이 될 것이다.
Q. 20대 국회에서의 정의당 행보를 자평해달라.
‘여섯 석 치고 고생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특수활동비(특활비) 폐지가 대표적이다. 특활비는 100석이 넘는 정당들에게는 국회 개혁의 의지만 있었다면 공론화하고 추진할 수 있었던 문제다. 처음 정의당에서 의견을 꺼내 설득할 당시에는 민주당도 자유한국당과 함께 영수증을 투명하게 하자는 양성화 방침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정의당이 바른미래당을 특활비 폐지에 찬성하게 만들고 끝까지 세를 넓혀 민주당도 동의하게 됐다. 민주당은 공약에 있어서 원칙을 세우고 고수하기보다는 국민의 찬반에 따라서 움직이니 정의당은 특활비 폐지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든 것이다.
Q. 이번 총선 정의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교섭단체 구성 의석 수가 가능한가?
교섭단체 구성 의석수가 가능하고 또 가능해야 한다고 본다. 정의당은 지금의 평가를 넘어 5년 뒤, 10년 뒤에도 옳은 선택일지를 보며 나아가고자 한다. 내세운 원칙이 민주적이고 정도를 지켰는지를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처럼 뚜벅뚜벅 걸으면 설령 당장 가능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에서 100년 정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안철수 대표의 인지도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있다.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가?
당 대표와 중심인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아니었다면 오히려 리더십이 부재하다고 비판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대표가 모든 일을 좌지우지하는 사당은 아니다. 당원의 의견과 민주적 절차로 운영되고 있다. 개인의 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안철수가 한국 정치 제3의 길을 가고자 하는 모든 국민에게 대표적이고 소중한 인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이념과 진영 정치를 극복하고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을 통해 한국 정치를 바꾸고자 모인 정치결사체다. 자유로움 속에서 정치와 공공개혁을 통해 한국사회의 기득권을 청산하고 일하는 국회,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행복한 국민을 만들 것이다. 국민의당이 이번 선거로 원내에 진입하면 거대 양당의 싸움 속에서 일하지 않는 국회의 모습을 탈피하도록 강력한 균형자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또, 문재인 정권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을 야권 전체 힘을 모아서 강력하게 해낼 것이다.
Q.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이번 선거 국민의당의 목표는?
코로나19로 무쟁점, 무관심 선거가 될 위기다. 따라서 네거티브보다는 위기극복, 대안 중심의 선거로 끌고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국민의당은 ‘늘 국민 곁에 있겠습니다’는 말을 실천하는 언행일치의 정치를 강조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안철수 대표가 스스로 대구에 의료봉사를 간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크게 평가했다. 누가 현장에서 국민의 삶 속에 함께하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인가 진정성의 대결을 벌인다면, 국민의당이 현재의 기득권 거대 양당과 충분히 겨룰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문제는 위성정당이다. 선거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두 정당의 꼼수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 위성정당에 대한 국민적 심판 여론은 결국 20대 국회 심판론과도 연관된다. 여당 혹은 야당 심판이 아닌 20대 국회 전체를 심판해야 한다. 그 주축이던 두 세력이 다시 21대 국회의 중심이 되면 분열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원내에서 견제와 균형자의 역할을 다하려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일단 국민의당은 정당득표율 20%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민심의 최소치가 그 정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제3세력에 대해 20% 정도의 국민 지지가 있다면 거대 양당이 과반을 점하기 어려울 것이고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의 협치가 가능할 것이다.
Q.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공천만 진행한 이유는?
안철수 대표는 귀국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독선을 견제하고 실용적 중도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의 표를 분산하면 안 된다는 주문이 강했다. 외부에서는 보수 통합이나 선거 연대에 대한 제의가 많이 들어왔다. 안 대표는 오로지 본인의 중도정치의 길을 고수하려 했다. 절충해 내린 결론이 지역구 공천을 포기하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야권의 표를 분산시킨다는 오해와 비난도 털어버리는 동시에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가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지역구 후보는 내지 않게 됐다.
Q.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와해된 바 있다. 지난 행보에 대한 성찰이 있는가.
유권자들의 비판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 안철수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준비할 당시, 안 대표와 같은 확고한 의지와 신념을 가진 분들이 많이 모였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미 제도정치에 익숙한 분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 당이 진정한 개혁정당으로 구성되기 어려웠다. 안철수 대표가 물러난 후에는 기존 정당과 차별화된 새로운 비전과 자기혁신이 사라져 자연스레 기성정당화됐다. 당세를 확장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바른정당과 통합했던 것 역시 유의미한 정치 실험이었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실패했다. 다만 개혁의 방향에 대한 공통점을 바탕으로 타협과 절충을 이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지금의 다양한 사람들은 기득권을 깨고 실용적 중도정치를 하겠다는 데에 좀 더 간절하다. 4년 전 총선보다 국민의당 상황은 훨씬 어렵지만, 우리의 목적의식과 실천의지는 더 강해졌다고 본다.

Q. 민중당의 정체성과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민중당은 2016년 촛불의 의미를 계승하는 정당으로 창당됐다. 부패하고 부정의했던 권력을 국민들이 탄핵의 힘으로 바꾼 만큼 세상에 촛불의 힘이 퍼져나가기를 목표로 한다. 이번 총선은 촛불 이후 첫 총선이다.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얘기했던 국민의 바람대로 촛불의 마음을 가진 많은 정치인이 생겨야 하고 그게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의미여야 한다. 다만, 현재 코로나19와 비례대표 정당 이슈가 자리하고 있어서 이런 얘기를 많이 하기 어렵다. 특히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거나 연합 과정에서 일부 정당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선거가 의석 나누기 선거가 되는 듯해 마음이 아프다.
Q. 민중당의 이번 선거 목표는 무엇인가?
지역구 재선과 비례대표 후보를 당선시켜 원내에 진보적 얘기를 할 수 있는 의원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현재 공천된 60여명의 지역구 의원 중에 청년 후보가 10명이 넘는다. 지역에서 당장 당선이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민중당과 진보의 이야기를 뿌리내려보고자 한다. 특히 민중당은 이번 총선에서 촛불사회를 만드는 방법으로 헌법 개정을 주장하는 바다. 21대 국회에서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30년 동안 바뀌지 않은 헌법을 뛰어넘는 얘기를 해야 한다. 특히 토지나 재산을 극소수의 구성원이 소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유하고 재분배하는 방식이 되도록 개헌 논의를 이끌 것이다.
Q. 청년민중당에서는 재벌의 부동산 불로소득 61조 환수를 통한 청년무상임대주택 100만호 공급 및 대학등록금 전면 무상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취지와 실현가능성은?
결국 문제 제기를 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어떤 이는 가만히 있어도 있는 땅과 재산으로 돈이 돈을 버는데 다른 이는 단지 공부를 한다는 이유에서 몇천만 원의 빚을 지고 월세방에 산다. 이런 부조리한 구조에 대해 불로소득, 교육 그리고 주거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문제제기하는 공약이다. 단번에는 어렵지만 의지가 있다면 실현할 수 있다. 전국 대학생 1년 총 등록금 액수를 대학 평균 등록금으로 계산을 했을 때, 10조 정도가 나오는데 재벌은 불로소득으로만 계산해도 61조씩 번다. 새로운 방법을 상상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의 기준이 문제지, 이런 얘기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다. 기성 정치가 아니기에 새로운 얘기를 던지고 시작할 수 있다.

Q. 녹색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한국 녹색당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창당했다. 사회 변화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만들어진 정당이며 지역 연합체로서의 정당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선 중심의 정치가 아니라 문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정당이다. 특히 기후 위기와 불평등을 강화한 이전의 시스템을 전복시키고 전방위적으로 전환할 방법을 꾸준히 논의해왔다. 때문에 기존의 남성 중심적, 소비자 중심적, 정상가족 중심적, 임금노동자 중심적, 비인간동물을 배제한 인간 중심적 사회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녹색당은 이런 내용을 정책의 의제로 만들어가고자 한다.
Q. 이번 총선의 목표는 무엇인가?
녹색당은 21대 국회 자체를 기후 국회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녹색당은 선거마다 벌어지는 ‘심판론’에 휘둘리지 않았던 정당이고 이번 선거도 그렇게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례대표에 있어서도 당 내에서 세운 원칙에 따라 비남성, 소수자, 청년이 먼저 국회에 들어갈 번호를 부여했다. 이런 논의를 총선에서 하나의 쟁점으로 만드는 것이 녹색당의 역할이기도 하다. 녹색당은 지지율만큼이나 투표율 자체가 저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어떻게 정치 혐오와 냉소를 없애며 투표를 독려할지도 녹색당의 몫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시민들의 목소리, 예를 들어 18세 선거권 도입으로 새로운 유권자들의 참여를 어떻게 독려할지 고민하는 것이 녹색당의 태도다.
Q. 2025년까지 전 국민 부분 기본소득을 도입하고, 2030년까지 전 국민 완전 기본소득을 전면화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취지와 실현가능성은?
무엇보다 증세가 선결돼야 한다. 이를 의제화할 수 있는 정치적 세력과 의지가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좌우한다고 본다. 현재 운영되는 공공부조와 사회정책을 유지 및 보강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완전한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기본소득을 제안한다. 녹색당은 가장 먼저 기본소득에 대해 이야기한 정당으로서 다양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준비했다. 탄소세 부과, 부가가치세 인상, 탄소 과다 배출 기업에 징벌적 과세 실시 등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이렇게 기본소득을 현실화하는 과정은 기후위기에 대한 논의와도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번 국회에서는 단순히 얼마를 지원할 것인지가 아니라 기본소득 기본법을 어떻게 제정할 것이냐의 논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