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과 시간강사들의 '절망의 3개월'
강의하는 아르바이트생, ‘시간강사’는 누구인가
시간강사 구보 씨의 일일

강의하는 아르바이트생, ‘시간강사’는 누구인가

불안한 고용과 열악한 노동환경, 20년째 그대로…

  대학에서 강의하는 모든 ‘교수님’들은 사실 같은 교수가 아니다. 각자 처한 지위에 따라 임금이나 처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교원은 크게 ‘교수’라고 불리는 전임교원과 ‘강사’라고 불리는 비전임교원으로 나뉜다. 전임교원이 대학에 소속돼 강의와 연구 활동을 담당하는 교원이라면, 비전임 교원은 단기간 계약을 통해 강의나 연구를 진행하는 교원을 말한다. 즉 모두 강의 및 연구를 담당하지만 대학에 전적으로 소속돼있는지 혹은 단기 계약을 통해 이어져 있는지에 따라 지위가 구분된다. 

  전임교원 사이에서도 세부적으로 임용시의 조건에 따라 정년트랙, 비정년트랙의 구분이 있으며, 비전임교원 역시 초빙교수, 겸임교수 등 여러 가지로 나뉜다. 비전임 교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시간강사’다. 시간강사는 다른 비전임교원과 마찬가지로 단기 계약을 통해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이들로, 전국에 약 8만 3천 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국 4년제 대학 기준 전체 교원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치다.(대학알리미, 2014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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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교원과 시간강사의 처우 차이

   4대보험도 없는 파리 목숨’, 알바보다도 못한 시간강사

  전체 교원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간강사들의 처우는 모든 교원 중 가장 열악하다. 계약 기간이 짧아도 2-3년인 전임교원과 달리 시간강사들의 계약 기간은 대부분 4개월에 그친다. 때문에 시간강사들은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재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일순간에 실직자가 된다. 학과 행정실을 통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계약해지 통보 이후에는 다음 학기의 재임용 여부 또한 알 수 없다. 따라서 강사들의 고용 안정성은 0에 가깝다. 

  시간강사의 폐쇄적 채용방식은 이들의 고용안정성을 더욱 악화시킨다. 시간강사들의 임용은 대체로 공개채용보다는 내부 위촉을 통해 이루어진다. 학과 내에서 교수들이 강의에 적절한 강사를 추천하여 임용하는 방식이다. 오디션 등을 통해 공개채용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음악대학 등 특정 경우에 한해서 매우 드물게 이루어진다. 이처럼 짧은 계약기간, 임의로 결정되는 재임용 여부, 공개되지 않은 채용 방식 때문에 시간강사들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시간강사들의 임금 역시 매우 낮아 강사 월급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 시간강사들의 평균 임금은 2015년 기준 시간당 5만 5천 원 정도지만, 강사들의 일주일 평균 강의 시간은 5시간이 채 안 된다. 일주일에 4시간 강의하는 강사의 경우 평균 월수입으로 약 88만원을 버는 셈이다. 적어도 한 달에 400만원에 이르는 전임교원의 수입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임금이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임순광 위원장은 “(강사의 임금은) 전업강사의 경우 서울대가 8만원, 주요 사립대가 5만 5천원 수준인데 평균적으로 4시간 정도 강의하는 시간강사들의 월급은 많아야 90만원, 보통은 6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서 “그렇기 때문에 시간강사들은 빚을 지면서 살 수밖에 없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강의 외에 과외나 학원 강사 단기프로젝트 등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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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임순광 위원장은 생계를 위해 과외·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해야 하는 강사들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이지원 사진기자

  불안정한 고용, 낮은 임금 외에도 강사들은 다른 교원들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는다. 현행 고등교육법에는 강사에 대한 어떤 규정도 없다. 즉 시간강사는 대학에서 아무런 지위도 부여받지 못한다. 교원이 아니기 때문에 강사들은 건강보험을 비롯한 4대보험의 적용도 받을 수 없다. 지난해 발간돼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단행본 《나는지방대시간강사다》의 저자 김민섭 씨는 “동네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도 4대보험은 적용되는데, 시간강사로 일하면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서 지역가입자로 가입해야 했다. (강사 월급으로는) 10만 원 정도 되는 지역가입 보험료를 내기에도 벅찼다”며 강사들이 처한 불합리한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노동환경 역시 형편없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강사들은 수업준비, 연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경희대학교에서 해고된 시간강사 채효정 씨는 “강사들에게

마련된 공간이 따로 없어 자동차 안, 학생식당 등에서 수업 준비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사들은 교내 시설 이용에도 제한을 받는다. 채 씨는 “도서관 이용 역시 4개월 계약이 끝나면 이용에 제한을 받아 방학 때는 따로 이용을 신청해야했다”며 대부분의 강사들이 이처럼 원활한 강의 준비 및 연구 활동에 현실적 제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 임용제도 역시 강사들이 강의 준비에 몰두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전임교원 임용 시 교육 및 연구 활동 성과가 요구되는데, 보통 논문의 수나 학술지 인용 횟수 등 연구 성과가 주로 반영되며 강의와 관련된 지표가 반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사들에게 강의 준비에 전념하는 것은 곧 ‘미래를 파는’ 일일 수밖에 없다. 

 

시간강사가 열악한 처우에 놓이게 되면 시간강사가 열악한 처우에 놓이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

수준 높은 강의와 상세한 평가를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또한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학계에 진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강사 문제는 결코 학생들과 무관하지 않다

.

채효정 씨는

강사의 열악한 삶은 곧 한국 사회의 대학생이 어떤 교육을 받는지

,

그들이 나와 살게 될 미래가 어떤지를 보여준다

학생들이 대학의 주체로서 시간강사 문제를

우리의 문제

라고 생각해야 한다

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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