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곧 주인인 캠퍼스, 만들 준비 됐나요?

시흥캠퍼스 추진단 사무실 벽에 걸린 시흥캠퍼스와 군자배곧신도시 조감도 시흥시에 서울대학교가 들어설 것이란 소식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계획에 대해 서울대학교에서 확실하게 공개한 것은 없었다.현재 서울대학교 기획과에서 ‘시흥캠퍼스 추진단’을 만들어 사업에 대한 논의와 구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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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캠퍼스 추진단 사무실 벽에 걸린 시흥캠퍼스와 군자배곧신도시 조감도 

시흥시에 서울대학교가 들어설 것이란 소식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계획에 대해 서울대학교에서 확실하게 공개한 것은 없었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획과에서 ‘시흥캠퍼스 추진단’을 만들어 사업에 대한 논의와 구상을 진행 중이다. <서울대저널>은 추진단을 만나 시흥의 서울대 설립 추진내용 중 ▲왜 시흥시에 짓기로 했는지 ▲기존 연건·관악캠퍼스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향후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단과대학 이전은 사실인지 ▲조성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 조달은 어디서 오는지 등을 살펴봤다.

시흥시가 제일 조건이 적합했다

 서울대에서 새 시설조성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할 지역을 선정하는 공고를 낸 적은 없다. 2006년에 서울대에서 새 캠퍼스에 대한 첫 논의가 나온 후, 2008년 1월에 시흥시를 포함한 9개 지역이 서울대학교에 사업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무렵에 각 지자체에서 서울대를 자신의 지역에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유행처럼 일어났다. 그렇다면 왜 시흥시가 선정된 것일까. 성제경 시흥캠퍼스 사업본부장은 “시흥시가 의향서를 낸 9개 지역 중 여러 가지 면에서 조건이 괜찮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본부에서 부지 선정 시 중요하게 고려한 점은 ▲교통 ▲지리적 위치 ▲유치 지역의 의욕 등이었다. 성 본부장은 “현재는 관악캠퍼스에서 시흥시까지 차로 40분 정도 걸리지만 내후년 쯤 강남 순환도로가 개통돼 소요시간이 20~25분정도로 단축 될 예정이므로 교통 상황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서울대는 국제화를 지향하는데 그런 면에서 시흥시 부지가 인천국제공항과도 가까운데다 시흥시가 의욕이 넘쳐 조건이 제일 좋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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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시 정왕동 부지에 들어설 서울대 예상 조감도의 일부  ⓒ 서울대학교 기획과

새로운 시설의 명칭은 교육 의료 산학 클러스터’”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는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다. 학교의 새 시설계획은 이전부터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다. 명칭은시흥캠퍼스, 서울대 분교,서울대 국제캠퍼스, 서울대 RC 등 다양했다. 정순섭 기획부처장은 “현재 정식 명칭은 ‘교육 의료 산학 클러스터’다”며 “‘○○캠퍼스’라는 말은 정식 명칭도 아닐뿐더러 우리 학교가 생각하는 새 시설에 교육단위가 없기 때문에 캠퍼스란 말을 붙이는 건 아직 어불성설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새 캠퍼스 계획을 1,2, 3단계로 나눠 구상하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시설 계획은 1단계에 해당하며 기숙사, 교직원 시설, 서울대병원을 설립하는 내용으로 확정했다. 본부는 2018년까지 1단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밝혔다. 추진단은 4단계까지 계획 중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가 없어 공개하지 않았다.

 

 기숙사는 4천 명 수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관악캠퍼스 기숙사에 입주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우선 입주한 뒤 숙소가 남으면 외부인들을 위한 숙소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숙사 수용범위와 운영에 관해 성 본부장은 “과거에 비해 학문 분야도 다양해지고 국제교류도 많아졌다”며 “남는 숙소 자리에는 연구교수, 타 대학생, 교환학생까지 수용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예상 범위를 밝혔다. 교직원 아파트도 학생들의 기본적 교육(어학 등의 기초적) 지원을 위해 교직원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캠퍼스 간 통학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시흥시는 교통이 불편해서 통학하기 안 좋을거란 우려에 대해 성 본부장은 “셔틀버스는 단시간에 학생들이 많이 몰릴 때 주로 배치하게 될 것 같다”며 “아마 노선버스가 생길 것 같은데 만약 개설되지 않는다면 우리 대학에서 만들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의료시설은 서울대 병원이 들어갈 예정으로 연건캠퍼스의 서울대 병원 관계자들과 의논 중이다. 병원에 대해 정 부처장은 “시흥시가 ‘의료 그린클러스터’를 계획하고 있어 우리가 병원도 검토해보겠다고 했는데, 확정된 것이 아니고 기본적인 합의만 한 상태다”고 이야기했다. 간호대학은 시흥 캠퍼스에 40병동 규모의 노인요양원 시설을 갖춰 지역사회 및 서울대 구성원들에 대한 봉사와 대학원생들의 연구 및 실습 장소로 활용해보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박현애 간호대 학장은 “본부에 그런 제안을 했었지만 서울대 시흥 캠퍼스 사업 우선순위에서 밑으로 밀려나 있어 시흥시와 추진하려고 알아보고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RC’(Residence College)는 계획에 없다

 시흥에 만들어질 캠퍼스의 형태는 ‘RC’가 될 것이란 소문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RC’는 Residence college, 즉 기숙사형 학교의 개념이다. RC는 학생들이 도심에서 떨어진 캠퍼스의 기숙사에 거주하며 수업을 듣는 등 학교 안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지도록 운영하는 방식으로, 미국 대학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2013년 제2차 기획부학원장 회의록’에서 기획부처장이 ‘새 캠퍼스 운영으로 RC를 생각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RC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해 추진단 담당자들은 입을 모아 “아직 RC는 검토 안하고 있다”며 “연세대가 이미 송도에서 RC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 대학에서 RC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성 본부장은 “우리는 특정 대학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다른 명문대학의 장점을 참고하려는 것”이라 덧붙였다.

 

 또 한 가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단과대 이전’ 여부다. 서울대학교가 시흥캠퍼스를 만든다는 소식에 ‘시흥시 주민들은 서울대학교 일부가 이전하길 원한다’는 내용이 몇몇 언론을 통해 나갔다. 그로 인해 서울대가 의대, 간호대를 비롯한 일부 단과대학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추진단은 시흥에는 교육단위를 넣을 계획이 전혀 없기 때문에 단과대 이전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성 본부장은 “우리가 추진하는 캠퍼스 개념은 관악캠퍼스를 둘로 나누는 게 아니라 관악에서 부족한 부분을 시흥에서 보충하자는 목적이다”며 “지금까지 나온 공식적인 의사결정 단계에서 단과대 이전이 거론된 일은 전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박현애 간호대 학장은 “간호대학이 서울대학교 본부가 추진하는 멀티 캠퍼스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은 있다”며 “하지만 현 상태에서 간호대학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시흥 캠퍼스로의 이전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캠퍼스 이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교육단위를 넣을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본부는 시흥에 입주할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 환경은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추진단은 “시기는 미정이지만 앞으로 교육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시흥캠퍼스 교육 TF’팀을 만들 계획이다”고 귀띔했다. 김영식 기획처 행정사무관은 “시흥캠퍼스에 단과대학이나 교양 같은 강의가 생기는 게 아니라 그곳에 있는 학생들을 위한 어학·스포츠·리더십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관은 “관악캠퍼스에서 부족했던 강의에 대한 이야기는 나왔지만 실제로 시흥에서 강의를 실행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고 알렸다. 또한 추진단은 종종 언급되는 ‘국제캠퍼스’란 말도 논의한 적이 없는데 주변에서 소문처럼 퍼진 이야기로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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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캠퍼스 추진단 담당자들이 캠퍼스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우선협상사업자와 협상 중

 서울대학교는 시흥시의 부지에 기숙사를 비롯한 시설을 조성하기로 결정한 뒤 지난 8월6일 한라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업체 중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우선 선발된 업체로, 우선협상권을 부여받아 여러 업체 중 가장 먼저 협상에 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로 선정했다. 정순섭 부처장은 “우리가 한라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해서 한라건설이 사업 파트너로 확정된 게 아니”라며 “같이 일을 할 수 있는지 협상으로 결정해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협상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협상사업자를 선정하며 본부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했다. SPC는 민간 사업자가 사업을 시작할 때 이 사업을 위한 ‘기구’역할을 한다.즉 서울대가 들어설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민간협력기구를 만든 것이다. 성제경 본부장은 “한라건설만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많은 회사들이 참여하게 된다”며 “여러 회사들이 한라건설과 함께 특별 목적을 위해 일하도록 SPC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시흥시는 시의 개발 부지 150만 평 중 27.5만 평을 서울대학교에 제공했다. 그 중 20만 평은 서울대 교육부지로 개발될 예정이며, 나머지 7.5만평은 서울대에서 구성한 SPC가 아파트, 상가 등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SPC가 7.5만평에서 사업을 해 얻은 이익의 일부는 서울대학교에 제공한다. SPC에서 서울대학교로 들어온 이익은 서울대 시흥시 부지 개발에 사용된다. 현재 SPC는 설립됐지만 사업자 구성은 미완성이다. 지난 8월 6일 한라건설이 우선협상사업자로 선정된 후 추진단은 한라건설이 함께 개발에 참여 할 타 민간기업들을 유치해서 기구를 구성할 수 있도록 약 한 달의 기간을 줬다. 8월 30일까지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비율을 지켜본 뒤, 부족한 경우 사업 계약을 연장할 것인지 빠질 것인지는 그 후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대에서 시흥시에 기본적인 부지와 기반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시했다’는 부분에 대해 정 부처장은 “우리가 이야기한 것이 맞으며, 그건 최소한의 요구사항이다”며 “그렇지만 아직 협상중이라 그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아직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캠퍼스 조성에 들어갈 비용에 대해 박희수 기획과 주무관은 “학교 예산에서 나오는 건 없다”며 “민간사업자가 그 개발이익을 전액 서울대학교에 지원해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본부와 학생 간 소통 부족? “앞으로 차차 공개하도록 하겠다

 시흥캠퍼스 추진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캠퍼스 계획 의논 과정에서 학교의 주체인 학생들의 존재가 배제됐다는 점이다. 시흥캠퍼스의 존재나 진행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드물다. 성제경 본부장은 “우리학교가 어떤 사업대상자와 일을 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 학생들에게 공개를 못했다”며 “우리가 <서울대저널>과 인터뷰하기로 한 것도 사업을 실질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알려주려고 응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진단은 “언론보도를 다 믿지 말아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학교가 공식적으로 개최한 언론 대상 설명회는 두 번 뿐이며 나머지 보도는 기자들이 각자 취재원을 통해 확보한 정보로 기사를 썼으며 상당부분이 추측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임을 강조했다.

 본부와 만나기 전부터 <서울대저널>은시흥시와 몇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시흥시의 개발사업에는 서울대학교가 입주하게 될 부지 옆에 ‘군자배곧신도시’라는 이름의 대단지 건설계획이 포함돼있다. 그래서 신도시 건설과 서울대 입주와의 관계, 사업자 선정 기준 등에 대해 시흥시에게 의견을 듣고자 했으나, 시흥시에선 “서울대학교 측과 이야기해보라”는 답변만 남기고 인터뷰를 거절했다. 시흥시에 인터뷰를 요청한 후, 서울대 기획과에서 “아직 시흥시와 인터뷰를 하지 말아 달라”는 연락이 왔다. 김영식 사무관은 “협상이 체결되지 않아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시흥시와 인터뷰를 하는 건 곤란하다”며 “<서울대저널>이 시흥시와 인터뷰를 하게 되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해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서울대가 협상테이블에서 불리한 위치에있게 될 수도있다”고본지가 시흥시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본부는 곧 있을 협상은 학생들이 우려할 만한 부분인 시설 조성 내용에 대한 내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며, 이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 결정하게 될 자리임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추진단이 시흥시, SPC와 삼자대면으로 예정된 협상을 통해 투자가능 여부와 구체적 액수가 결정 될 예정이다. 김 사무관은 “학생들이 보기엔 어떤 이야기든 확실히 공개되지 않아 답답하겠지만 지금은 투자를 받아내려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우리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우리끼리 밀실에서 합의보고 진행을 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진단은 법적 고시기준인 90일간의 협상조정을 거친 후 오는 11월 쯤부터 앞으로 어떻게 학교를 세울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와 지금까지 나온 정보들을 총학과 학생들에게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만약 기간 내 협상이 성공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하게 될 경우, 서울대는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본부가 지금까지 나온 모든 정보를 학생들에게 상세하게 공개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반영하겠단 약속을 제대로 지킬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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