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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타임즈>부록으로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세계 대학순위를 기록한 책자 |
지난 28일 영국 더 타임즈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대학 순위’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는 작년 153등에서 93위로 순위가 대폭 상승했다. 그 동안 서울대를 비판하는 목소리 중 하나가 바로 세계 100위 권 안에도 못 드는 경쟁력 없는 대학이라는 것이었다. 작년 타임즈의 순위 발표 당시 오마이 뉴스에는 ‘세계 153위 대학은 그 입 다물라’ 라는 기사가 게재되었다. 고교등급제·본고사까지 검토하면서 우수인재를 확보하려고 애쓰는 서울대가 우수인재를 데려가서 내놓은 결과가 고작 세계 153위냐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이처럼 그 동안 서울대가 세계 100위권 대학에 못 드는 것은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한민국 사회의 학벌주의를 비판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서울대는 이제 비판의 목소리를 하나 덜 면죄부를 받게 된 것일까? 세계 100위 대학 안에 들 수 있었던 배경과 더불어 과연 그 순위가 서울대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짚어낸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서울대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어떠해야 할 지 점검해보았다.무엇으로 순위를 매기는가?타임즈가 세계 대학의 순위를 매기는 기준은 크게 6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동일분야 학자 심사로 40%를 차지한다. 또 올해 새로 반영된 취업전문가 심사 10%, 외국인 교수 확보 5%, 외국인 학생 유치 5%, 교수 대비 학생 수 및 기숙사비율 20%, 그리고 교수들의 논문 인용과 수상 실적 20% 가 반영된다. 학자 심사는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의 학자들을 1/3씩 비율로 총 2375명을 영국의 아웃소싱 리서치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에서 조사한 결과이다. 취업전문가 심사 역시 각 대륙별로 1/3씩, 약 2000여명의 대기업 인사 위주로 각 대학의 졸업생 선호 정도를 측정한 것이다. 외국인 교수와 학생 유치는 국제성, 다양성, 개방성 정도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논문 인용과 수상 실적은 교수들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서는 노벨상 실적이 큰 부분을 차지하며, 교수 대비 학생 수와 기숙사비율은 시설, 수업의 질 등의 측정을 위한 것이다. 한편, 하버드대의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서울대의 점수는 학자 심사 39점, 취업전문가 심사 0점, 외국인 교수 확보 점수 3점, 외국인 학생 유치 5점, 교수 대비 학생 수 14점, 교수들의 논문 인용과 수상 실적 4점으로 총 28.9점을 기록한다. 이를 보면 서울대의 학자 심사는 독일 뮌헨 대와 같으며(39점), 11위를 차지한 미국의 듀크 대학(36점)보다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위권 대학 중에서도 취업전문가 점수(0점)와 국제 교류 점수(8점)는 낮은 편이다. 현재 서울대 외국인 교원은 미국인 20명을 포함해 총 56명이며(대학원 포함), 외국인 학생 수는 학사과정 491명, 석사과정 338명 정도이다.순위 왜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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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는 93위를 기록, 처음으로 세계 100위권 내에 진입했다. |
서울대는 이번 평가에서 인문대 51위, 자연대 45위, 공대 65위, 생명공학 66위로 고른 분야에서 100위권에 진입했으며 이에 대해 타임즈 측은 ‘생명공학분야와 나노공학의 성과’를 그 원인으로 언급했다. 그 외에도 정운찬 총장 이후의 대외적 홍보가 강화된 점을 한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정운찬 총장은 취임 후 일련의 개혁을 단행해 구성원의 다양화, 연구실 확충 등의 개선을 추진함과 함께 홍보부를 활성화시켰다. 타임즈 측의 대학 평가 자료는 학교 측이 보낸 자료와 홈페이지, 기존의 축적 자료 등을 참고하여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학교 홍보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실제 타임즈 평가가 이루어지기 얼마 전 대외협력본부장 노경수 교수와 남해경 홍보부장이 타임즈 교육 섹션 편집장과 우호적인 분위기 하에서 만남을 가졌고, 서울대가 그간 실제보다 저평가되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한다. 단대별 희비 엇갈려 이번 타임즈 선정에서 자연대와 공대가 각각 45위, 65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사회대는 고려대학교(66위)보다도 순위가 낮게 평가되었다. 그 이유로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남해경 홍보부장은 “고려대학교는 Korea 라는 말이 들어가서 타임즈 측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그 외 전체평가에서는 고려대학교보다 앞선 것을 보면 단순히 이름 탓으로 돌릴 문제는 아니다. 고려대는 실제 세계 석학들에 대한 홍보, 국제 교류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선정 순위를 홈페이지에 메인에 크게 게재하는 등 열심이다. 단과대 순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서울대의 사회대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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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타임즈 대학 순위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는 하버드 |
사회대가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은 두 번째 원인은 문과 계열의 학문 수준을 서열화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인문사회계열 학문들은 그 특성상 자연과학계열 학문들처럼 돈과 직결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연구 성과를 수치로 계량화하기 어렵다. 또 학문의 긴 역사가 기본바탕이 되므로 세계 타 대학에 비해 역사가 짧은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 해외학술지 논문의 경우 이공계열의 SCI 논문 등록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인문사회계열 논문을 등록하는 SSCI의 경우 아직 갈 길이 멀다. 또한 자연과학의 경우보다 언어적 장벽이 훨씬 높아 세계적 이목을 끌 수 있는 학문정보에 대해 접근이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전 교육부 총리였던 명현 교수(서양철학과)는 “이러한 장애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학계가 주도하는 세계수준의 학술지의 창간이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재정빈약, 실제보다 저평가 받은 요인타임즈 기준을 살펴보면 서울대는 국제화 교류 분야와 기숙사 비율, 교수 대 학생 비율에서 낮은 점수를 차지하였다. 서울대는 선정 결과에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김도연 서울대 공대학장은 서울대의 SCI 등록편수는 세계 34위에 이른다며 재정과 시설의 빈약으로 인해 저평가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명현 교수는 “대학은 돈 먹는 하마이다. 세계 100위 안에 들어가는 대학의 1년 예산이 얼마나 하는 것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대학의 연구, 특히 자연과학 분야의 경우 막대한 재정 지원 없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실한 지원에는 부실한 연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대의 순위 상승의 배경에는 최근 재정 지원의 급격한 개선이 있었다” 라며 산출만 따질 것이 아니라 투입 대비 산출을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운찬 총장 역시 지난 달 28일 고미야마 히로시 도쿄대 총장과의 조선일보 대담에서 서울대는 대학 평가에 있어 미국, 일본, 영국의 국가 프리미엄과는 반대로 국가 디스카운트를 받는 느낌이라며 서울대가 저평가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돈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다고? 위의 논리대로라면 ‘서울대 일년 예산은 하버드 일년 전기세’ 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서울대의 문제는 결국 자본주의 시대의 논리에 걸맞게 ‘돈’의 문제로 귀결된다. 대학은 돈 먹는 하마인데 먹는 게 없으니 나오는 게 없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서울대 1년 예산은 약 4300억으로 하버드대의 1/10 수준이며, 하버드대의 현재 기부금 누적액은 25조에 달하며 이것은 한국의 한 해 국방예산 19조원을 능가한다.그렇다면 과연 서울대학생들은 경쟁력이 있는가? 물론 입학 사정 방식의 차이와 절대적 응시 인원의 차이를 감안해야겠지만, 항상 세계 탑 10에 드는 하버드나 MIT도 학생 수준은 미국 SAT 시험 점수 상위 5% 선임을 볼 때 상위 1%의 서울대 학생들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서울대는 받은 만큼 잘 키워서 내보내고 있는가? 김도연 학장은 “교육은 일종의 문화이자 전통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는 세계 유수 대학에 비해 떨어진다. 이것은 강의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 하나하나를 강의 속에서 잘 소통하게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라며 내부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지난 스탠포드 대학 여름학기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홍지희(경제02)씨도 “서울대 학생의 수준이라던가, 과제량, 공부량이 스탠포드 대학 학생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외국대학의 경우 TA지도라던가, 교수와의 상호소통 분위기가 활성화되어 있다.”고 말한다.교수진 측의 문제도 있다. 정운찬 총장은 “주당 수업 시수를 줄여달라는 교수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국 대학의 경우 노벨상을 받은 석학들도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다” 며 일부 교수들이 수업을 소홀히 하고 주중 골프를 치는 등의 해이해진 기강을 지적했다. 타임즈 기준, 미심쩍은 부분 있어타임즈의 기준을 대학 수준을 반영하는 절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어떤 면에서는 국가별 편향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먼저, 올해 유럽의 대학들이 50위권 내에 대거 진입했다. 그 중 특히 영국 대학들의 약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유럽 대학들이 높은 점수를 받은 ‘외국인 학생·교수 비율’은 미국이나 아시아보다는 각 국가가 밀집해 있는 유럽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 최상위권 대학은 미국의 대학들이지만 상위권 대학의 대부분은 유럽 대학들이다. 또한 타임즈 측의 자체 분석 결과는 은연중에 ‘엘리트식 유럽의 교육의 질이 미국보다 낫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또한 매우 주관적이고 이러한 생각이 순위 선정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타임즈 측도 “일부 기준이 아시아 국가에 불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남해경 홍보부장 또한 “타임즈 평가 중 ‘학자 평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는 SCI 논문 수와 같이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학자 평가에 있어 또 하나의 문제점은 총 평가인의 비율을 각 주요 대륙별로 동등하게 규정짓고 있지만 용어의 해석에 따라 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인을 1/3 비율로 규정하지만 여기서 아시아인은 아시아계유럽인도 포함하는가, 아니면 아시아계미국인도 포함하는가 등의 여부에 따라 그 선정이 달라질 수 있다. 열심히만 하면, 메달은 저절로 따라온다타임즈 순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순위에 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좋은 대학을 만들려 노력하다보면 순위는 저절로 올라간다. 서울대 교수 대 학생 비율은 18:1로 해외 유수대의 2배(10:1)에 해당하고, 전공 대형 강의로 가면 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교수 대 학생 비율을 개선하고 기숙사과 도서관 확장 등이 이루어진다면 면학 분위기 조성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예산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서울대는 현재 경기·수도권 일대와 남부지역중심으로 1억8000만평에 해당하는 토지를 가지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에 묶여 이 땅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을 확충하는데에 있어 등록금 인상보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도 고려해 볼 만한다. 미국의 경우 아이비리그의 대학들은 인문·사회계열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공계열은 주립대학 위주로 특성화되어 있다. 서울대도 규모를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옴니버스식의 학과 체계를 개선해 양보다 질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