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의 ‘은전 한 닢’을 떠올려 봅니다. 거지는 동냥을 해서 얻은 돈을 한 푼 두 푼 모아 마침내 은전 한 닢을 갖게 됩니다.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냐는 질문에 거지는 그저 은전이 갖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은전 한 닢’은 거지가 오늘을 살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었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은전 한 닢’은 어리석은 욕망이나 집착이라기보다는 희망 없는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거지가 겨우 찾아낸 목표일지 모릅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을 때 살 맛 안 나는 오늘을 버텨낼 수 있습니다. 여기 내일에 대한 희망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판자촌 구룡마을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현재는 암울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언제 이사 가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내일을 꿈꿀 수도 없습니다. 판자촌을 벗어나는 건 복권 당첨만큼 힘들다고 합니다. 개발을 둘러싼 더러운 이권다툼은 그들에게서 한 가닥의 희망마저 앗아갑니다. 하루 살기 급급한 이들이 모여 있는 이 곳에서 인간의 권력과 돈에 대한 욕망은 더욱 치졸하게 드러납니다. 구룡마을 사람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바로 옆에 자신과 똑같이 힘겨운 이웃들이 힘이요, 희망일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생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말합니다. 매번 학생회 선거 때마다 투표율이 50% 넘는지 안 넘는지가 최대의 관심거리입니다. 과거 독재정권 시기에 학생들을 결집시키는 구심점이 됐던 학생회는 이제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서울대저널은 총학생회 선거기간 동안 인터넷뉴스 스누나우와 함께 선거신문을 두 차례에 걸쳐 발행했습니다. 편집실이 있는 학생회관에 오래 있다보니 자연스레 선본원들을 마주칠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학생회관 3층에 임시로 마련된 선본방에서 기거하며 밤늦게까지 자보를 만들고 마임을 연습하던 선본원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결국엔 사람만이 희망인 듯 보입니다. 정책이나 노선을 떠나 아직은 꿈꾸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학생회에 대해 희망을 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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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긴급구호활동을 하고 돌아온 한비야 씨도 희망을 전합니다. 300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 가운데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비야 씨는 말합니다. 칠흑 같은 절망 속에서도 그녀는 빛을 찾아냅니다.희망은 모름지기 발견하기 나름, 만들기 나름입니다. 당신은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