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제 트러블 메이커, 미국?

아마도 이 글이 인쇄되어서 여러분의 손에 들어가게 될 때면 벌써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이 시작되어 있을지도 모른다.어쩌면 벌써 전쟁의 끝났을 수도 있다.하지만 전쟁의 경과가 어떻게 되었던 간에 꼭 한 번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과연 이번 전쟁은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해방군 or 훼방꾼 2000년 가을 美 대통령선거가 한참 진행 중 일 때 부시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필자의 친구가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난다.

아마도 이 글이 인쇄되어서 여러분의 손에 들어가게 될 때면 벌써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이 시작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벌써 전쟁의 끝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쟁의 경과가 어떻게 되었던 간에 꼭 한 번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과연 이번 전쟁은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해방군 or 훼방꾼 2000년 가을 美 대통령선거가 한참 진행 중 일 때 부시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필자의 친구가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난다. “부시가 대통령이 되면 이라크와 전쟁을 할 어떠한 빌미를 만들 것이다.” 당시 필자는 그저 씩 웃기만 하면서 그 엄청난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던 친구를 무시하였다. 그 때 마음속으로 이러한 생각을 한 것 같다. ‘아무리 미국이라 하더라도 무슨 빌미 없이 전쟁을 할 수 없겠지.’ 사실 2000년 대통령 선거 유세기간 동안 부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nation-building을 하지 않겠다고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럼 이 nation-building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간단히 예를 들면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미국 군대가 주둔하는 나라는 미국의 ‘국가건설’을 받은 것이다. 이 ‘국가건설’의 개념은 트루먼, 케네디, 존슨 등의 민주당 대통령들이 꾸준히 추구한 확고한 민주당의 당론이었다. 부시가 nation-building을 반대한 것은 클린턴 정권 말기를 기준으로 미군이 너무나도 많은 곳에 파병되어 있어서 국가재산을 불필요한 곳에 낭비하여 세금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에서였다. 그리고 9.11 이전까지는 부시도 자신의 공약과 기존의 신념에 충실하여 미국이 국제 사회의 활동에서 조금씩 벗어나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9.11을 계기로 바뀌게 되었다. 부시 정권은 9.11과 이어진 아프간 전쟁을 통해서 엄청난 공포에 눈을 뜨게 되었다. 냉전시대 이후 구 자유진영에서 서서히 일어나게 된 반미감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계기를 통해 미국은 자신들이 이제 liberator(해방군)의 역할로 돌아 가야지만 반미감정을 가라앉히고 전세계의 중심에 미국이 더욱 더 확고하게 설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얼마 전 미국의 유명한 보수 주간지 『Weekly Standard』는 표지에 부시의 사진 아래 이러한 문구를 써넣었다. ‘Liberator. Baghdad and beyond.” 이 것보다 부시 정권의 수뇌부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부시는 단순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미국의 민주주의 이념을 전 세계에 펼치는 것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의 어렵게 사는 군중을 후세인의 독재와 탄압에서 해방시키는데 미국이 앞장서야 된다고 믿고 있다. 오버하는 미국 그러면 왜 이라크인가? 독재국가가 전 세계에서 한두 개도 아닌데 굳이 이라크를 고집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일부에서는 전쟁의 진정한 이유는 공화당의 큰 후원자인 정유회사들의 이익을 위한 정경유착이라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 의견에 완고히 반대한다. 부시 정권이 어차피 공화당을 지지할 정유회사들에게 조금 더 이익을 주기 위하여 자칫하면 큰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전쟁을 일으킬 만큼 무모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음모를 꾸밀 만큼간이 큰 인물들이 아니다. 사실 자주 여론조사를 하여 어떠한 의견이 대중의 지지를 받을 것인지를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행동하는 인물들이다. 진정한 이유는 석유도 후세인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도 아닌, 두려움이다. 지금 미국은 엄청난 공포에 휘말려 있다. 지금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은 테러 경고 레벨을 ‘elevated‘(다소 많음)에서 ’high’(높음)으로 올렸다. 9.11 이후에 새로 생긴 본국방위부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 톰 리지(Tom Ridge) 장관은 미국인들에게 만약 있을지도 모를 테러에 대비하여 집집마다 창문 틈새로 새 들어올 수 있는 생화학 무기를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강력 테이프와 플라스틱 판 그리고 3-4일 정도의 식량과 생수를 장만하라고 조언하였다. 그 뿐만 아니다. 워싱턴시 상공 반경 50km내에는 비행기 진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의사당과 백악관 근처에는 대형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고층건물이 많은 뉴욕에서는 비상구로 가지 못할 시 창문으로 뛰어 내릴 수 있게 제작된 낙하산이 불티나게 팔린다. 심지어 이 곳 버클리에서도 며칠 전 학교에서 긴급 상황 시 방송할 민방위 사이렌을 시험하기도 하였다. 또 다른 대립 미국이 이라크나 북한을 우려하는 것은 이 두 나라가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공격한다는 생각에서라기보다는 이들이 대형살상무기(WMD)를 알 카에다와 같은 테러 조직에 팔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즉 미국은 이 악의 축에 있는 나라들이 한 행동보다는 할 수도 있는 행동 가능성에 초점을 두어 ‘싹이 되기 전에 없애버린다‘는 이념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전쟁을 통해서라도 이라크를 공격하여 후세인을 비롯한 이라크의 수뇌부를 제거하여야겠다고 부시 행정부는 굳게 믿고 있다. 이번 전쟁의 정당성에 대하여 미국 내에서는 흥미로운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전세력들은 대부분 이렇게 주장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어느 전쟁에서나 선제 공격은 하지 않았다. (이 것이 사실이라고 믿기 위해서는 통킹만 사건을 잠시 잊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이라크 전쟁은 확실히 어떠한 입장에서 보더라도 명백한 선제 공격이고 침략 전쟁이다. 미국이 세계에서 도덕적으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또 북한 핵 문제는 이라크보다 훨씬 심각한 사건인데 왜 북한과는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 강조하면서 이라크는 국내외에 반발에도 불구하고 굳이 무력 해결을 추구해야 하는가? 이와 반대로 전쟁은 이제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반론한다. 이라크를 그냥 방관하였을 때 이라크가 테러조직과 연관하여 미국을 공격할 수도 있으니 그러한 불상사가 있기 전에 화근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다시 한번 9.11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 미국은 패망의 길에 접어들 수도 있다. 막을 수 있을 때 막아야지 더 커진 다음에는 해결하지 못한다. 북한을 보아라. 그들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해서 있어서 무력으로 해결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지금 이라크를 통제하지 못하면 북한처럼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다. 미국 내에서 전쟁에 대한 토론은 불행히도 인명피해와 군사비용, 그리고 전후에 있을 외교적인 문제에 대한 냉정한 토론보다는 공화당을 비롯한 친 부시세력과 민주당을 비롯한 반 부시세력의 지겨운 정쟁(政爭)으로 서서히 변모되고 있다. 다음은 한반도? 사실 한국인으로서 더 걱정되는 것은 부시 정부가 이라크전이 끝난 다음 북한과 전쟁을 하려 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중국의 의견을 무시하고 미국이 전쟁을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중국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의 찬성할 가능성은 더욱 더 희박하다.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보면서 세 가지 걱정을 하고 있다. 첫째는 앞서 말한 테러조직한테 WMD를 판매할 수도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북한이 혹시라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여 미국 서부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진정한 우려는 얘기하지 않는 아래의 세번째이다. 이 세 번째 우려라 하는 것은 이것을 계기로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관점에서는 동북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두 나라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예로부터 이들 서방국가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서양을 공격하는 시나리오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은 견제밖에 못하지만 일본은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군사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기존에 갖고 있었던 일본의 통제 개념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견제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은 북한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여 동북아의 균형을 건드리지 않는 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한다. 부시정권은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계산을 하면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현 미국 정부에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똑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쏟는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서와 같은 쇼(?)를 할 생각은 적어도 당분간은 확실히 없는 것 같다. 미국은 최근에 UN안보리 회의를 통해 유럽에 ‘독립’을 실감하였다. 프랑스와 독일의 강한 이라크 사건 무력 해결 반대는 미국과 EU의 첫 진정한 대립이다. 전세계 모든 국가가 미국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려 하고 있는 지금 미국은 방해하는 세력을 떨치고 다시 우뚝 일어서려 하고 있다. 미국이 완전히 재기할 수 있는지 아니면 서서히 자멸의 길로 갈지는 앞으로 몇 년간의 행동에서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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