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천지를 희구하는 해바라기처럼
“노후 준비를 위해 오늘 밥을 굶으란 말이냐!” vs “국가 주도 연금 없는 고령화 사회는 안 된다!”
강남이 아름답지 않은 소소한(?) 이유들

“노후 준비를 위해 오늘 밥을 굶으란 말이냐!” vs “국가 주도 연금 없는 고령화 사회는 안 된다!”

미디어다음 아고라 토론방의 화제의 토론방에는 국민연금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올라온다.“회사의 젊은 사람들은 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 해요.기금이 금방 고갈돼 버리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택시기사 강덕복(59) 씨의 말이다.「미디어 다음 아고라」의 토론방에는 매일같이 국민연금에 관한 찬반 의견이 ‘화제의 토론방’에 올라오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줄곧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공단) 알바’로 매도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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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 아고라 토론방의 화제의 토론방에는 국민연금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올라온다.

“회사의 젊은 사람들은 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 해요. 기금이 금방 고갈돼 버리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택시기사 강덕복(59) 씨의 말이다. 「미디어 다음 아고라」의 토론방에는 매일같이 국민연금에 관한 찬반 의견이 ‘화제의 토론방’에 올라오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줄곧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공단) 알바’로 매도당한다. 하지만 많은 수의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국가 개입에 의한 강제적 연금은 필요하다”며 국가 주도 연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국민연금은 무엇 때문에 많은 국민들의 불신을 사고 있으며, 또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나는 국민연금을 반대한다! 국민연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아예 국가가 주도하는 연금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그 상위 범주인 ‘국가 주도의 연금’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가 문제가 있으니, 국가 주도의 연금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는 잘못된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처럼 국가가 주도하는 강제적 연금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는 연금의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며 “젊었을 때 연금 낼 정도의 돈을 모으면, 그를 통해 더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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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에 반대하는 집회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5월 29일 교보생명 앞에서 벌어진 시위. (사진출처: 한겨레)

빈곤층은 연금을 내느라 더 가난해지고,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결국 계층간 이동은 더욱 힘들어 진다는 이야기도 했다. 높은 조세에 대한 우려도 했다. “이 작은 사무실에서도 국민연금 안 내면 대졸 직원 하나 더 써도 된다. 인건비 부담 증가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회사는 외국으로 나가 버릴 것이며,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세금 합해서) 50%에 달하게 될 세금 때문에 국적을 바꿔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과 노인들만 남아 있는 나라에서 무슨 수로 연금을 운용하나.”연금이 뭐예요? 연금은 본래 산업사회와 함께 시작된 제도이다. 전통 사회에서는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소득원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고, 가정이나 공동체에서 노후를 보장 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오면서 ‘근로 소득’이라는, 정년이 있는 소득이 생겼고, 핵가족화 된 가정은 정년 이후의 노인들을 부양할 능력을 잃었다. 그런 노인들의 노후 보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국민연금이라는 제도로 나타난 것이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번도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동의나 합의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처음으로 국민연금 관련 법안이 상정된 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위해 큰 돈이 필요했었고, 쪼들리는 예산 대신 국민연금을 거둬 투자하자는 발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오일쇼크로 시행은 전면 연기됐다. 현재와 유사한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된 것은 전두환 대통령 때인 1987년, 베이비붐 세대가 산업전선으로 진출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당시 노동인구 규모는 피크를 앞두고 있었고, 더 이상 국민연금 시행을 미루면 재원이 급격히 줄어들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불가능 했던 당시, 정부는 큰 혜택을 약속함으로써 조세 저항을 피하려 했다. 월급의 3%만 내면 노후에 월급의 70% 씩을 연금으로 주겠다고 한 것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안이 15.9%를 내고 50%를 돌려받는 안임을 생각해 보면, 당시의 안은 그들의 연금 거의 전부를 미래 세대가 낼 돈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이렇게 미래 세대에게 큰 부담을 안긴 채 시작됐고, 이후 여러 가지 제도의 변경으로 지금에 이른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민연금은 미래 세대의 부담이 더 크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류는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된다는 진화주의 이론에 기반한다)국민연금 반대자의 대다수는 자영업자들 현재 국민연금의 가입자는 사업장 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누어진다. 사업장 가입자란 직장에 다니면서 급여의 일정 부분(현행 4.5%)을 원천납부 하는 가입자이고, 지역가입자는 자영업 등의 이유로 공단에서 정한 금액을 납부하는 가입자들이다. 국민연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역가입자들이다. 이들은 소유한 차량, 주택 등의 규모에 따라 납부하는 금액이 정해진다. 하지만 공단은 이들에게 소득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도 동일한 금액을 징수하고, 미납할 경우에는 차압 등의 극단적 조치까지 취한다. 이에 관한 불만에 대해 공단 측은 “사업장 가입자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해명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 세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공단이 소득 조사권을 가지지 못하며, 지역가입자들과 사업장 가입자들의 연금이 함께 통합되어 관리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들이다. 김상용(사회복지학) 교수는 “지금처럼 지역가입자들의 소득에 대한 파악이 계속 어려울 경우 사업장 가입자들에게 상대적 불이익을 주게 된다”며 지역가입자와 사업장 가입자들의 연금을 따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개선책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 경우 사업장 가입자와의 형평성 부담조차 없어져, 징수가 어려운 지역가입자들의 연금을 제대로 거두지 않을 수도 있고, 그 경우 지역가입자들만의 국민연금은 유명무실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그 외에도 그는 현재 국세청에만 주어져 있는 소득 조사권을 공단에도 주거나, 혹은 국세청이 국민연금까지도 함께 징수하는 방안도 지역가입자들의 연금을 공정하게 거둘 수 있는 방안이라 이야기 한다.아무리 많이 내도, 안 줄 때도 있다? 이 징수 문제 외에도, 사람들에게 가장 큰 불만을 사고 있는 부분이 연금 수급권에 관한 부분이다. 국민연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미리미리 노후에 쓸 돈을 저축해 두자는 기업연금과는 그 기본적인 지향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어떤 부부가 맞벌이를 하며 계속해서 연금을 냈더라도, 두 부부는 물론 그들의 자녀들조차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부부 중 한 명이 죽으면, 그 배우자는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어 죽은 사람의 연금 중 일부(등급에 따라 20~100% 사이)에 해당하는 유족연금과, 본인의 연금 중 하나만을 선택하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부가 모두 사망하더라도, 그 자녀의 나이가 만 18세가 넘은 경우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되어있다. 세상이 평균치대로만 흘러간다면 이 가족은 만족할 만큼의 연금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부모가 40대 중반에 모두 죽는다면, 자녀가 만 18세가 넘는 경우 그들은 유족연금을 수령할 수 없고, 결국 20년 가까이 부모가 적립해 둔 연금은 남은 자녀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국민연금 대신 저축을 해 두었다면, 그래도 자녀들이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런 수급권 제한에 대해 이정우(인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험이란 어떤 정해져 있는 위험의 범주에 들어간 사람들에게 그에 합당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자신이 낸 돈을 다 받지 못하는 것도 단지 그 위험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 범주는 국민연금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면 그 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용 교수는 “지금 자신이 낸 것과 받을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식들이나 개인연금에 기대하는 것과, 국민연금에 기대하는 것을 비교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국민연금, 불신과 불만을 넘어서라! 이런 여러 가지 국민연금의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국가 주도의 연금 자체에 대한 반대로 나아가기에는 그래도 얻는 것이 많은 제도이다. 김선택 회장은 “국가는 개인이 자신의 노후를 대비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사회적 약자의 발생은 국가의 사회적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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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으로 결정되는 등급에 따라 노후의 월별 수령액 비율이 달라진다. (수령비율 = 노후월별 수령액/납부기준 월소득)

하지만, 김상용 교수는 “일반적으로 노후에 자신의 능력으로 잘 살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 중 30% 정도는 노후 계획에 실패하기 때문에, 일부의 사람들은 늘 노후 빈곤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이 국민연금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국민연금 자체가 어느 정도의 소득 재분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 빈곤층의 평균 수명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예상치 못한 긴 노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며 그들에게도 유용한 제도임을 강조했다. 물론 국민연금이 받고 있는 여러 불신들은 앞으로 해소되어 가야 할 부분이다. 김상용 교수는 “94년 국내 금융사들이 기업연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보험 설계사들이 국민연금에 대한 악선전을 많이 했다. 하지만 당시 금융개방을 앞두고 금융사들의 규모를 키워야 했기 때문에 국가에서 그를 제제하지 않았다”고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창용(경제학부) 교수는 “더 이상 국민연금이 정권의 쌈짓돈으로 이용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다만 국민연금 기금 자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금융시장 및 거시경제에서 차지하는 지배력이 커져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투자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기금 활용을 아무리 잘해도 그것으로는 기금 고갈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출산율을 늘려 고령화 추세를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손실이 예상되는 SOC(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손실에 대해 국가가 보증을 서기 때문에 국가의 손해가 있을 수는 있어도 국민연금의 손해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상용 교수는 기금고갈에 대한 우려에 대해 “기업연금은 그 금액을 모두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부도 등 최악의 경우에는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고갈 우려가 있으면 조건을 재조정해 최소한 어느 정도 이상의 지급은 한다”고 기업연금과 국민연금은 지급 보장의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많은 학자들은 국민연금이 노년층의 빈곤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김상용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는 국민들의 이해 부족으로 수많은 불만과 불신을 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통해 연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제도는 분명히 많은 문제가 있다. 한 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는 만큼, 국민들 모두가 국민연금에 대해 이해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의견을 모아 가야 할 것이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우리 세대의 빈곤층과 부유층, 또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부담을 적절히 분담할 수 있는 개혁안을 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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