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이념적 성향은 보수가 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구체적 사안에 대한 태도는 국민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으며, 이념 분류 기준도 다르게 나타났다. 대체로 남자에 비해 여자가 더 진보적이었다. 『서울대저널』이 실시한 서울대생 이념성향 조사결과이다. ‘일관된 보수’와 ‘일관된 진보’의 미묘한 균형응답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이념적 성향은 ‘매우보수’ 2.8%, ‘다소보수’ 33.6%, ‘중도’ 38.4%, ‘다소진보’ 23.2%, ‘매우진보’ 1.4%였다. 이는 지난 3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이다. 한편 요인분석 기법을 통해 분류한 결과 서울대생의 이념적 분포는 ‘일관된 진보’가 25.4%, ‘일관된 보수’는 28.3%로 나타났다. 2004년 ‘「한겨레21」-KSDC 공동조사’에서 나타난 한국인의 이념성향 분류기준은 ‘약자 배려’와 ‘국가 안보’에 관한 태도였다. 반면 동일한 문항과 기법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대생의 이념성향은 경제·사회 정책과 국가 운영원리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사안을 두고 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학생들은 각 사안별로 일반적 국민에 비해 분명한 태도를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photo1같은 문항에 대해서도 국민 평균과 큰 차이근소한 차이로 보수 우세를 보였지만, 각 사안별로는 국민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더라도 국가지도자는 소신대로 나라를 이끌어 가야한다’는 질문에 대해 39.2%가 찬성, 60.8%가 반대했다. 2년이라는 시차가 있긴 하지만 앞서의 「한겨레21」 조사에서는 찬성이 72.0%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이다. ‘정부는 경제성장의 혜택을 나누어주는 일보다 경제를 성장시키는 일에 더 치중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찬성 38.9%, 반대 60.2%였다. 국민 평균은 찬성이 72.9%였다. 조사 시점의 차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이다. ‘국가가 전력, 통신, 철도 등 국가기간산업을 소유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민간에 넘겨야 한다’는 물음에는 찬성 28.6%, 반대 71.1%였다. 국민 평균은 찬성이 67.3%였다. ‘사회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는 예술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영화나 소설작품 등을 검열해야 한다’에 대해서는 찬성이 14.0%, 반대 86.0%였다. 국민 평균은 찬성 44.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외의 문항에서도 서울대 학생들의 응답은 국민 평균과 10~18% 가량 차이가 났다. photo2여자가 남자보다 더 진보적‘정당한 목적을 가진 시위라도 사회규범을 해치면 규제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찬성이 68.1%, 반대 31.7%로 대체로 규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대하는 비율은 여자가 39.0%로 남자 27.8%보다 더 높았다. ‘한반도 안보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방인 미국의 의견을 따르는 편이 낫다’는 문항에 대한 의견은 찬성 19.0%, 반대 80.1%로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역시 성별 반대 비율은 여자 87.0%로 남자 76.5%보다 높았다. ‘공무원도 일반 근로자이기 때문에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질문의 답은 찬성 63.9%, 반대 36.1%로 나타났다. 남자는 59.4%가 찬성한 반면 여자의 찬성 비율은 72.4%였다. 앞서의 ‘국가지도자의 소신 중시’, ‘분배보다 성장에 치중’ 두 문항에서도 여자의 반대 비율은 남자보다 각각 18.9%, 12.3% 높았다.photo3‘고교 평준화’ 두고 팽팽한 대립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도 있었다.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 대신 학부모의 경제 능력이나 자녀의 학업 능력에 따라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찬성 50.4%, 반대 49.3%로 의견이 분열되었다. ‘기업이 스스로 개혁을 못하더라도 기업 활동에 정부는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물음에는 찬성 42.9%, 반대 56.3%로 나타났다. 그 외에 ‘체제와 상관없이 민족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은 가능한 한 많이 해야 한다’는 찬성 66.4%, 반대 33.6%, ‘사회의 잘못된 점은 무리가 따르더라도 빠르게 고쳐나가야 한다’는 찬성 72.3%, 반대 27.5%, ‘정부는 세금을 더 거둬서라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찬성 65.8%, 반대 33.9%였다. photo4다원화시대, 설득과 타협 능력 필요 서울대 학생들이 스스로 평가한 이념 성향은 과거에 비해 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구체적 사안에 대한 응답 결과를 놓고 보면 보수화가 현저히 진행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일반적 국민의식에 비해서는 아직 진보적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대생의 이념적 동질성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찬반이 대등하게 갈린 문항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기 입장에 대한 선전과 홍보보다도,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논리를 만들어내고, 서로 다른 입장간의 타협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