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은 최대, 안내는 최소?

서울대학교 전도는 무용지물.photo2학교의 안내 수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캠퍼스 전체가 나타나 있는 학교 전체 지도이다.특히 서울대학교와 같이 캠퍼스가 넓은 학교에서는 전도가 필수적이다.일단, 학교 정문 앞에 바로 설치되어 있는 전도.외부인이나 학교에 처음 오는 신입생들이 가장 많이 참고할만한 이 전도는 불행히도 부실하다.

서울대학교 전도는 무용지물?

photo2학교의 안내 수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캠퍼스 전체가 나타나 있는 학교 전체 지도이다. 특히 서울대학교와 같이 캠퍼스가 넓은 학교에서는 전도가 필수적이다. 일단, 학교 정문 앞에 바로 설치되어 있는 전도. 외부인이나 학교에 처음 오는 신입생들이 가장 많이 참고할만한 이 전도는 불행히도 부실하다. 2005년도 논술 시험을 보기 위해 학교를 혼자 찾아왔었다는 05학번 정수연(인문1 05) 양은 “정문 앞 전도를 보고 시험장을 찾아가려 했으나 도저히 불가능했다” 며 시험장에 늦을 뻔 했던 아슬아슬한 그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정문 앞 전도를 3차원의 입체로 구성해 놓고, 건물들 역시 단대별로 자세히 표시해놓아 처음 보는 사람이 와도 캠퍼스 내부 구성을 자세히 알 수 있게 해 놓았다. 현재 관악 캠퍼스의 전도는 정문 앞 외에 일부 동아리에서 자체 제작한 대표 건물만을 표시한 간소한 전도, 학생 수첩 맨 앞면의 전도 등이 전부이다. 현재 학생수첩 내의 전도 역시 너무 작고 평면적이고, 12동 등 몇 개의 건물은 빠져있기까지 해서 알아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전도, 즉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캠퍼스 전도는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잘 짜여져 있다. 하지만 학교를 처음 찾는 모든 이들이 이 온라인상의 전도를 보고 오기는 쉽지 않은 이상, 온라인상의 전도만큼 상세하고 눈에 쉽게 들어오는 오프라인상의 전도가 필요하다. 표지판, 빛 좋은 개살구?photo3 서울대학교 표지판의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넓은 캠퍼스에 걸맞게 다른 학교보다 더 많은 수의 표지판이 있지만, 문제는 그 간격이다. 표지판은 본래 갈림길이 나오는 곳에 위치해야 하는데 서울대학교의 경우 필요 없는 곳에 표지판이 몰려 있고 정작 필요한 곳에는 표지판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갈림길의 중간이 아닌 꽃밭 중앙과 같은 부적절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표지판이 보행자 및 자동차의 진행 방향과 평행으로 배열되어 있어 자세를 바꿔서 봐야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위치나 배열 뿐 아니라 높이나 크기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표지판의 높이가 일정하지 않아 어떤 표지판은 175cm가량의 사람이 고개를 꼿꼿이 들고 봐도 잘 보이지 않았으며, 또 다른 표지판은 너무 낮아서 버스나 트럭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글자의 경우 보행자나 운전자의 눈에 피로감을 안겨주지 않고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바탕-파랑, 글자-흰색을 차용한 것은 매우 높이살만하나, 글자의 크기가 작아 운전자의 경우 서행을 해야만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관악 캠퍼스에 자주 출입하신다는 택시 기사 이덕현(45) 씨는 “빠른 속도로 가는 것도 아닌데 표지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음으로 표지판 내의 화살표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3차원의 갈림길을 2차원 평면의 8가지 방향의 화살표로만 표시하려니 자연히 행인들에게 혼란을 주게 되었다.동별 번호, 그 기준을 밝혀라photo4 서울대학교 건물 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동별 번호이다. 다른 대학교들은 그 건물의 용도나 소속 단과대명만을 표기하고 있는 반면 서울대학교의 건물은 모두 동 번호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편리함을 위해 지정된 동 번호가 오히려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별 번호는 일관성 있게 순차적으로 매기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현재 서울대학교의 동별 번호는 일관성 없이 무질서하게 매겨져 있다. 약학 대학의 경우 약학 대학 건물 두 개가 붙어있는데 21동, 29동이다. 21동과 더 가까운 번호인 20동과 22동은 이 건물들과 상당히 떨어져 있고, 자연과학대 소속의 건물이다. 또한 농업생명과학대나 공학관의 경우 뜬금없이 200동 혹은 301동 같은 세 자릿수 번호가 주어져있다. 한 자릿수 혹은 두 자릿수의 동 번호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세 자릿수의 동 번호에 외부인이나 신입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1학기 때 공대에 재학 중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관악캠퍼스를 찾았다는 이우현(연세대 05) 씨는 “301동으로 오라 길래 숫자가 큰 쪽으로 가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가는데 두 자리 수 건물들밖에 없어서 당황했다” 라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동 번호를 매긴 것인지 모르겠다” 며 동 번호 체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건물 안에서 길을 잃다 건물 내 안내 체계는 교내 건물 간 안내 체계보다 더 심하게 부실하다. 건물 간에는 위치가 다소 부적절하긴 하지만 표지판이 많이 있는데 건물 내에는 안내의 역할을 하는 표지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단 건물 1층에 들어가면 각 층별로 어떤 강의실과 행정 부서가 있는지 전체 안내도가 하나 있어야 하지만 멀티미디어 강의동과 같은 최근에 지은 건물 외에는 이런 안내도가 없다. 건물마다 층별 안내도가 있지만 교수명만을 늘어놓아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 단과대의 행정실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으며 과별 사무실, 과별 도서실, 자료실 등이 일부 과만 표시되어 있어 표시되어 있지 않은 과의 경우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이런 상태로는 행정 업무를 보러 오는 외부인이나 타 단대 학생들의 경우 해당 행정실이나 자료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건물 배치 특성상 나타나는 문제들도 많았는데 건물들이 연결되어 있는 경우 연결 통로가 몇 층에 있으며 연결된 건물의 몇 층으로 가게 되는 것인지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아 불편을 주었다. 또 건물에 입구가 여러 곳인데 그 건물을 소개하는 표지판이 하나라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바꾸려는 의지가 중요산업공학과의 경우 이면우 교수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안내 시스템의 문제점을 실감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현재의 안내 체계는 서울대학교에 찾아오는 외국이나 국내의 외부인들에게 서울대학교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주고, 이는 곧 서울대학교의 위상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매년 산업공학과 학생들에게 관악캠퍼스 내의 표지판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제를 내주고 있으며, 이 과제들 중 하나가 바로 2004년 교지 관악에 실린 논문이다. 이 교수는 이미 80년대에 현재 위치에서 자신이 찾아가고자 하는 곳까지의 경로를 보여 주는 안내 시스템을 개발하여 학교 곳곳에 설치할 것을 건의하였다. 하지만 이 제안에 대해 본부 측에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들어 반대하였고, 이 상태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2004년 「교지 관악」에 실린 논문을 지도한 산업공학과 지도 조교 김기동 씨는 “아무리 대책을 제시하고 연구를 하면 뭘 하나. 학교 측의 바꾸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며 조금만 손보면 되는 쉬운 일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작은 시도가 서울대학교를 바꾼다학교가 넓기 때문에 길을 찾기 어려운 것은 어느 정도 불가항력적인 일이 아닐까 하는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오히려 “놀이공원에 가 본 적이 있냐”고 반문하며 그들이 바란 이상적인 대학은 ‘이 대학은 이렇게 넓은데 이렇게 길 찾기가 쉽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학이라고 말했다. 산업공학과에서 제시한 방안 중 비교적 쉬운 일만 소개해보자면, 일단 표지판의 경우 글자 크기를 크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글자 크기란 단순한 크기가 아니라 굵기를 의미한다. 김 씨는 이 ㄹ보다 큰 글자라는 것을 설명해주며, 현재 서울대학교 표지판의 글자는 크기는 적당하지만 굵기가 얇아서 사람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현재 동별 번호의 무질서함을 임시변통으로나마 극복하기 위해서, 단대별로 각 단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정해서 그것을 동 번호 옆에 붙여놓는 방법을 제안했다. 나무에 가려져 있는 표지판의 위치를 옮기는 일, 글자 굵기를 굵게 하고 각 동별 표지판에 각 과의 행정실을 추가로 표시하는 일이 과연 많은 예산이 필요한 어려운 일일까. 이러한 작은 시도만으로도 서울대학교는 산업공학과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대학’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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