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지는 917동, 정처 없는 학생들
917동과 운동장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 공사가 9월 1일에 시작된다. 따라서 현재 917동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올 여름방학까지만 917동에서 생활할 수 있다. 이 사실은 기숙사 배정 이후 고지서를 통해 사생에게 고시됐다. 안재영(경제 07) 씨는 “2학기에 군대갈 예정인 사람이나 휴학할 사람을 미리 물색해서 배정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라며 관악사의 일방적 통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악사 측은 “917동 사생은 모두 무작위로 선정했다. 또 현재 모든 917동 사생은 2학기에 다른 기숙사로 배정된다”며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917동 사생들은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이지환(언론 07) 씨는 “똑같이 지원하고 똑같이 붙었는데 누구는 살 수 있고 누구는 옮겨야 한다. 어차피 방을 옮길 수밖에 없다면 처음부터 관악사에 입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관악사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모든 사생이 다른 기숙사로 이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917동엔 현재 298명의 사생이 생활하고 있다. 2학기에 다른 기숙사에서 298명 이상이 퇴사를 해야 917동의 모든 인원이 배정받을 수 있다. 기숙사 대표조교 변준석 씨는 “매년 300여 명의 학생이 1학기가 지난 후 퇴사해왔다. 만약 자리가 부족하면 대학원동에라도 배정하겠다”며 현재 917동 사생들이 자리가 없어 퇴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새로 짓는 기숙사, 알고 보니 대학원동? 관악사 재건축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917동과 운동장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짓는 공사로 올해 9월에 시작해 2010년 2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2단계는 918동을 제외한 모든 구관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공사이다. 이는 1단계 공사가 끝나기 전인 2009년 12월에 착공해 2011년 2월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단계 공사까지 진행되고 나면 현재 3690명인 기숙사 인원이 4500명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늘어나는 인원 대부분이 대학원생이라는 것이다. 이정재 학생처장은 “새로 짓는 모든 건물은 대학원 기숙사다. 학부생은 신관과 918, 919동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악사 재건축을 통해 수용가능한 대학원생은 2500명으로 늘어나지만 학부생은 기존 2300명에서 2000명으로 줄어든다. 최구호(지환시 07) 씨는 “관악사 공사로 피해를 입는 것은 학부생인데 정작 관악사에 학부생 인원이 축소되고 새로 짓는 건물이 모두 대학원생용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숙사 운동장 이전에 따른 문제점도 많아 이번 관악사 재개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기숙사 운동장이 900동 뒤편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다른 공사에 앞서 올해 6월에 시작되는 운동장 공사와 관련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다. 관악사 운동장은 2006년 2학기에 인조잔디를 심고 우레탄 트랙을 만드는 등의 공사를 거쳤다. 관악사 운동장 재건축에는 7억 9천만 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이는 반층구조로 설계된 학생회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도 남는 정도의 액수다. 공사가 시작되면 관악사 운동장을 기반으로 하는 동아리들의 활동 공간이 없어진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관악사 운동장을 사용하는 축구동아리 ‘싸커21’ 회장 백승훈(법학 04) 씨는 “운동장이 없어진다는 말을 학교 측으로부터 들은 적이 없다. 관악사 운동장에 관한 내용은 반드시 사생이나 동아리 회장과 협의를 거쳐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정재 학생처장은 이와 관련해 “새 운동장이 올해 6월에 착공해 9월에 완성될 예정이다. 학생들이 운동장을 이용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악사 대표조교 백준석 씨는 “계획상으론 새 운동장이 9월에 완성되지만 그것이 100% 가능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학생들이 운동장 이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