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학자금대출의 벽에 갇히다

매년 오르는 대학 등록금이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협하고 있다.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고통이 커져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2~3배에 이르는 등록금 인상률의 체감지수는 어느 때보다 높다.그럼에도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이다.이에 따라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휴학하거나 학자금대출을 받는 학생이 늘고 있다.

매년 오르는 대학 등록금이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협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고통이 커져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2~3배에 이르는 등록금 인상률의 체감지수는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럼에도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학교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휴학하거나 학자금대출을 받는 학생이 늘고 있다. 고액의 등록금으로 인한 부담감은 더 이상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어렵게 등록금을 마련해 졸업을 하더라도 취업이 쉽지 않아 상환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정부의 학자금대출이 시작된 지난 2005년 2학기부터 올해 1학기까지 학자금대출금 규모는 총 6조 4,111억 원이었으며 이 중 1,308억 원이 연체됐다. 또한 6개월 이상 대출이자를 연체해 신용유의자(연체정보가 전국은행연합회에 등록된 사람)가 된 학생은 7,454명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2배가 증가했다. 대출이자를 연체하면 연체정보가 신용정보에 등록되고 금융 거래가 제한되며 장기 연체 시 원금 일시 상환이 요구되는 불이익이 따르게 돼 학생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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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연도별 정부보증 장학금 대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대출 대상과 대출 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학자금대출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서울대 학생을 비롯해 대학생들의 일반적인 대출 신청 방법은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이다.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은 정부가 학자금대출신용보증기금을 설립해 학생이 상환하지 않은 원리금에 대한 최종 변제책임을 부담하는 제도다. 이는 2005년 2학기 처음 실시돼 현재 15개의 금융기관에서 취급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등록금·생활비·보증료를 합한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으며 학부생이 대학 재학기간 중 대출 가능한 금액은 최대 4,000만원이다. 대출금은 매월 원금과 이자의 합계가 동일한 ‘원리금 균등분할상환방식’과 매월 원금이 동일하게 유지되고 이자는 대출 잔액에 따라 계산되는 ‘원금 균등분할상환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상환할 수 있다. 학자금대출을 위해서 우선 학자금대출포털 사이트(www.studentloan.go.kr)에서 대출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학자금대출신청서와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이를 기초로 대학이 대출 대상자 심사 및 추천을 하게 된다. 대학에서 추천한 학생은 학자금대출신용보증기금에서 신용평가를 거친 후 대출한도범위 내에서 최종 대상자로 선정된다. 즉, 대출신청자가 모두 대출을 받는 것은 아니며 대학의 추천 및 학자금대출보증기금의 평가 결과에 따라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학자금대출을 신청하려면 기본적으로 직전학기에 12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하며, 직전학기 성적이 1.4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학점, 성적 조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자상환 능력과 신용등급 조건이다. 학자금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관리정보가 없고, 현재 대출신청 금융기관에 연체하고 있지 않으며, 기금이 정하는 보증금지·제한대상이 아닌 자이어야 한다. 현재 주택금융공사는 ‘학자금 신용평가시스템(SCSS)’의 9등급, 10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의 학자금대출을 거부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2005년 2학기 이후 학자금을 연체했거나 신용등급이 낮다는 경제적인 이유로 학자금대출을 거부한 학생은 총 2만 6,994명이다. 국가의 세금으로 학자금을 빌려주는 만큼 신용기준이 높은 대학생에게 대출해 줄 수밖에 없다지만, 정부의 엄격한 대출 기준으로 학자금대출을 거부당한 학생들은 고이율의 제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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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학자금대출 신청은 학자금대출포털 사이트(www.studentloan.go.kr)에서 할 수 있다

높은 이자율로 대출받기도 갚기도 어려운 저소득층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은 정부가 보증 책임을 지기 때문에 부모의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대출이 가능해 대출 대상이 넓은 반면, 기존의 대출방식보다 이자율은 높다. 대출 이자의 절반을 정부가 부담했던 기존 이자차액보전방식과 달리 정부보증방식은 학생들이 이자를 전액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학자금대출 이자는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08년 1학기 대출금리는 지난해 2학기 6.66%보다 약 1% 오른 연 7.65%였으며 2학기에는 0.15%가 더 올라 7.80%였다. 매달 지불해야 할 금액은 적은 돈일 수 있지만 대출을 받는 학생들은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편이다. 또 연속적으로 학자금대출을 받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출 금리는 매학기 대출 시점의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기준으로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결정해 대출만기까지 일정하게 적용한다. 이에 대해 교과부 측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가산금리가 올라 이자율의 높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학자금대출금리에 시중금리의 인상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은 문제다. 이에 따라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의 학자금대출 비중은 점점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의 대출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현경병 의원이 주택금융공사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연간 가구소득 2300만 원 이하)의 지난해 학자금대출 보증 비중은 전년 대비 17% 떨어졌다. 면 고소득층(연간 가구소득 4500만 원 이상)의 비중은 1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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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휴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등록금 마련에 대한 부담감때문이며 등록금은 주로 학자금 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군입대, 졸업 후 취업 전인 경우엔 막막해

학부생의 경우 대출기간은 최대 20년으로 거치기간(대출금의 이자만 상환하는 기간)과 상환기간(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기간)을 각각 최대 10년까지 지정할 수 있다. 거치 및 상환기간은 최초 대출 약정이후 변경할 수 없으므로 신중하게 정해야한다. 그런데 현재 학자금대출의 상환 제도는 대출 받은 학생들이 상환 가능한 상황인가를 고려하지 않는다. 학자금을 대출받은 학생이 군대에 가거나 졸업 후 취업을 하지 못한 경우처럼 경제적인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도 계속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연체가 증가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신용등급을 대출 기준으로 정하면서 학자금대출 이자납입에 대한 유예 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신용이 떨어진 학생들이 학자금을 못 구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5월 정부보증학자금대출을 받은 학생 중 군 복무중인 학생의 경우 복무기간 동안 대출 상태를 정지시키고 제대 한 후 상환하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본부 복지과 김용원 실무관은 “현재 우리 학교에는 따로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 없다. 본인이 군복무기간에 따라 거치기간과 상환기간을 정하는 것 뿐”이라고 대답했다.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 학내에서는 이미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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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 에서 학자금대출과 관련해 기초수급대상자·저소득층·근로 장학생의을 대상으로 한 대책을 내놓았고 이는 학내에서 조금 다른 형태를 띠고 시행되고 있다

교과부는 이달 초 수정예산안을 통해 2009년 학자금 지원 예산과 지원 대상을 크게 확대했다. 더불어 근로 장학금 확대,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대학생 전원 무상 장학금 지급, 정부보증학자금대출 이자 지원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로써 근로 장학생,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층은 내년에 확대된 장학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교과부는 내년에 정부 각 기관에 분산돼 있는 대학생 학자금대출, 장학금 관련 업무를 통합 관리할 한국장학재단기관을 설립 할 예정이다. 재단은 국가장학기금을 설치해 채권을 발행하거나 민간 기부금을 유치해 대출이자를 낮추고, 저소득층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대출금을 장학금의 방식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에 정부에서 마련한 대책의 상당수는 이미 학내에서 진행 중이다. 내년부터 지원대상이 전문대생에서 4년제 대학생으로 확대될 ‘근로 장학생 제도’는 학내에서 이미 실시되고 있다. 이 제도에 따라 근로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은 학내에서 전산 업무나 행정보조의 업무를 수행하고 장학금을 받아왔다. 이와 더불어 학교 측은 올해부터 전학생을 대상으로 경제적 수준에 따라 맞춤형 장학금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의 소득정보를 통해 장학금 지원과 무이자·저금리 학자금대출, 근로 장학생 우선 배정이 이뤄진다. 이는 학생들이 작성한 장학복지지원카드로 파악된다. 또한 기존에 1학년만 받을 수 있었던 ‘기초생활수급자 장학금’을 내년부터는 학년에 관계없이 지급한다는 정부의 대책 역시 시행되고 있다. 복지과 김용원 실무관은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 장학금은 전 학년에 지원하지 않는 학교가 많았다. 현재 우리학교는 1인당 1학기 200만원에서 2학기는 220만원으로 확대해서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출 혜택으로는 학자금대출신용보증기금 관리기관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선정한 학생에게 이자의 전부나 일부(대출금리의 2%)를 보전해 주는 ‘무이자·저리 대출’이 있다. 그러나 원금상환기간의 이자는 본인 부담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이자·저리 대출과 별도로 대학이 2006년 2학기부터 학자금대출을 받은 학생 중 무이자·저리 대출을 받지 못한 가구소득분위가 6분위 이내인 학생의 대출 이자 일부를 지원해주는 ‘이자지원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자지원 장학금은 정부의 저리대출의 학생 부담금에 해당하는 2%를 제외한 이자부담액(올 2학기는 5.8%)을 지급한다. 그러나 정부가 대학에 도입을 권고하는 이자지원 장학금 제도는 오히려 정부가 받아가는 대출이자를 대학이 부담하도록 해 등록금 인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게다가 정부학자금대출 금리가 시중 금리보다 낮고, 교내 장학금 지급 기준(학부생 직전학기 평점평점 2.7 이상)에 부합하고 가구소득분위가 6분위 이내에 해당되면 이자지원 신청이 가능해 학자금대출이 시급하지 않은 학생들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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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는 대학 등록금 문제에 전국의 학생, 학부모, 시민들이 공동 대응하기 위해 520개 단체로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실질적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목소리

정부가 쏟아낸 대책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 가정이 아닌 서민층 대학생에게는 실효성이 적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은 매년 이어지지만 대학자율화로 정부가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학자금 지원을 늘리는 대안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등록금넷)’는 “정부에서 혜택을 받는 저소득층 대학생은 전체의 1~2%에 지나지 않고 학자금대출 이자의 지원확대도 거치기간에만 이자를 2% 깎아주는 것에 불과하다. 국고채 금리와 연동되는 현재의 학자금대출금리는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제시한 등록금 문제 해결책이 부분적이라고 지적했다. 등록금넷은 등록금 인하·동결, 학자금 무이자·저리 대출 전면 확대, 등록금 증액 상한제(물가인상율 이상으로는 등록금 인상 금지)·후불제(등록금을 재학중이 아닌 취업 후 정부에 세금의 형식을 상환)·차등책정제(등록금을 연간소득과 연동해 형평성 있게 책정)의 실시, 교육재정 GDP 7%로 확대 등 5대 요구안을 호소하는 범국민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의 김정명신 운영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대학의 자율을 강조하며 등록금이 치솟게 방조할 것이 아니라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는 방향, 국가가 고등교육재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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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등록금 연대는 학자금 대출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연대를 통해 함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목소리 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등록금 인상을 초래하는 서울대 법인화 추진에 반대해 ‘스쿨어택(school attack)’외 7개 단체가 법인화 추진위원회의 활동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들의 모임인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연대’에 서울대 학생들도 참여해 발기인을 모집하고 정부보증학자금대출 피해자 탄원서 쓰기 운동을 하고 있다. 서울대 등록금 연대 준비위원장인 임대환(사회 03) 씨는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have-no-money)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반값 등록금’ 공약 불이행을 비판하고 대학생의 힘을 모아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며 연대를 제안했다. 학자금 문제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가운데 외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 대학들의 등록금 의존도와 정부보증학자금대출 금리로 학생들은 고통 받고 있다. 학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정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시급한 것은 정부와 학교의 배려심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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